[JOB포커스] 기후변화센터 환경운동가 김소희 사무총장, 한국 환경운동을 말하다
[JOB포커스] 기후변화센터 환경운동가 김소희 사무총장, 한국 환경운동을 말하다
  • 전진홍 기자
  • 승인 2020.12.23 1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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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지구적 위기엔 글로벌 연대가 필요합니다”

[잡포스트] 전진홍 기자 = 글로벌 환경단체를 표방하는 기후변화센터는 2008년에 출범하여 지난 12년간 꾸준한 활동을 펼쳐왔다. 현재 기후변화센터의 활동을 이끌고 있는 김소희 사무총장을 만나 우리의 환경정책과 환경운동의 현재, 앞으로의 비전을 들어보았다.

기후변화센터 김소희 사무총장 / 사진=전재호, 클리마투스 컬리지

Q. 아직 기후변화센터를 잘 모르는 분들도 계시고, 성과도 덜 알려진 것 같습니다. 기후변화센터가 다른 환경 관련 NGO 단체들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기후변화는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지구적 문제입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글로벌 이슈로 접근하고 각국의 NGO 단체들과 교류 협력할 파트너가 필요하죠. 기후변화센터는 이 지점에 강점이 있습니다. 2014년부터는 개도국을 대상으로 한 코이카 지원 사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미얀마, 가나, 캄보디아 등에 기후변화센터의 지부도 운영 중입니다. 또한 매년 개최되는 국제회의인 기후변화 당사국총회에도 초기부터 꾸준히 공식 참석하여 사이드 이벤트에서 한국의 이슈와 활동을 알리는 것도 기후변화센터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였습니다. 명실공히 글로벌 NGO로 성장하는 중입니다.

Q. 클리마투스 컬리지나 CC 발행 같은 기변의 대외적 활동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20~30대 청년세대를 위한 것들이다. 특별히 이 세대에 집중하는 이유가 있는가?

사실 기후변화, 환경과 관련된 정책을 세우고 실행하는 건 주로 기성세대의 몫입니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의식이 낮고, 현 상태를 급격하게 변화시키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기후변화센터에서는 청년 세대를 위한 기후 환경 관련 교육이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클리마투스 컬리지’라는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변화하는 기후에 적응하는 인류라는 뜻의 ‘호모 클리마투스(Homo Climatus)’와 컬리지를 결합한 말이에요. 클리마투스 컬리지(CC)를 통해 기후 환경 관련 강좌, 이벤트, 공모전 등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0년에는 같은 이름의 타블로이드판 매거진을 제작해서 젊은 세대들이 즐겨 찾는 카페와 서점, 문화공간에 무료 배포하고 있습니다. 청년 세대는 환경에 대한 지식은 부족하지만, 일단 알고 나면 기성세대에 비해 훨씬 자유롭고 적극적인 실천 방안을 모색하고 이를 자기 문제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합니다. 사실 환경문제는 기성세대보다 청년세대의 삶에 더 큰 영향을 끼치는 이슈이기도 하니까요. ‘클리마투스 컬리지’라는 열린 강의를 만들고, <CC>를 발행하는 것도 청년세대의 욕구를 좀 더 반영하기 위한 노력입니다. 우리가 맞이한 기후 위기와 환경 문제는 점진적인 변화로는 부족합니다. 청년세대를 중심으로 한 급격한 변화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사진 = 클리마투스 컬리지

Q. 그동안 기후변화를 비롯한 환경단체, 국제기구,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후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 기후변화가 진단하는 기후 위기의 심각성, 그리고 대책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면?

우리는 이미 이상기후를 일상적으로 경험하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라는 말에도 매우 공감하고 있고요. 하지만 세대마다, 사람마다 체감하는 위기의 정도는 서로 다릅니다. 저처럼 환경단체에서 일하고 있거나 관련 학문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이 위기가 10점 만점에 8~9점 이상의 심각한 상황이라고 느낍니다. 하지만 시민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3~4점 정도라고 할 수 있죠. 심각한 것 같지만 당장 뭔가를 바꿔야겠다는 정도는 아닌 거예요. 이 위기감을 전체적으로 끌어올리는 것도 필요합니다. 공포를 조장하자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가 어떤 위기에 직면했는지 좀 더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기후 위기가 결코 먼 나라,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며, 지금 당장 실천에 나서도록 하자는 거죠. 최근 기후, 환경 관련 언론 보도가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는 시민들이 더 많은 정보를 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후변화센터 김소희 사무총장 / 사진=전재호, 클리마투스 컬리지

Q. 현재 환경,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정부의 여러 정책들이 추진 중입니다. 정부의 정책에 대한 기후변화센터의 의견은 어떠한가?

정부에서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1인당 탄소 소비량은 13톤이며, 유럽은 5톤 수준입니다. 2050년까지 이를 2톤으로 줄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매우 어렵고 도전적인 목표예요. 그동안 정부의 정책 가운데 비판을 받는 것도 많습니다. 2050년 탄소중립 역시 결국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 정치적 선언 아니냐는 시각도 팽배합니다. 그러나 기후변화센터는 정부가 이 선언을 현실화시키도록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모으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할 생각입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지구적 차원에서 매우 의미 있는 도전이 될 테니까요. 정부 정책 중 잘못된 것은 비판의 목소리를 내야 하지만, 방향이 잘못되지 않았다면 이를 실현시킬 수 있도록 돕는 것도 NGO 단체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봅니다. 

Q. 다양한 환경 관련 이슈 가운데 사무총장님이 생각하는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인가요?

기후 위기와 환경오염은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있습니다. 특히 한국은 쓰레기 문제 해결 방법을 당장 찾아야 합니다. 쓰레기를 줄이고 분리배출을 잘하려는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 쓰레기를 에너지화하는 시설이죠. 예전에는 소각장이라고 불렀지만 최근의 에너지화 시설은 예전의 단순 소각장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비닐의 원재료는 원유입니다. 그러니까 비닐을 잘 태우면 발전 효율이 매우 높습니다. 쓰레기 에너지화 시설에서 오염원을 걸러내는 기술은 한국이 거의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쓰레기를 태우고 남은 재는 하수관이나 바닥재 등 건설 자재로 만들 수 있습니다.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쓰레기들이 쌓여 있는 ‘쓰레기 산’이 전국적으로 230여 개 이상 존재합니다. 쓰레기 산은 온실가스와 유독가스를 배출하는 데다 지하수와 토양을 심각하게 오염시킵니다. 태워서 자원화하는 것과 그냥 쌓아두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 비교할 필요조차 없는 일이죠. 시민들의 인식 전환, 그리고 이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와 공론화 활동이 정말 급합니다.

Q. 환경을 위한 다양한 실천 방법들이 존재합니다. 이 가운데 젊은 세대에게 특별히 권하고 싶은 실천법이 있다면 추천해 주세요.

기업은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제품을 생산하게 되어 있습니다. 일상적인 소비 생활에서도 친환경적인 브랜드와 제품을 선택함으로써 기업을 압박할 수 있습니다. 보다 친환경적인 제품을 생산하도록 말이죠. 환경 문제의 3대 주체라 할 수 있는 정부와 기업, 시민 중 시민들이야말로 정부와 기업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주체라고 할 수 있어요.

Q. 환경을 지키는 데는 감수해야 할 것들이 꽤 많은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는 어떤 점들을 더 감수해야 할까요?

환경을 지키는 데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돈이 듭니다. 앞서 이야기한 쓰레기 에너지화 시설도 건설에 큰 비용이 들어갈 겁니다. 재생에너지를 위한 투자 비용도 있습니다. 전부 돈이 들어가지요. 다른 예를 들어볼까요? 경유 가격을 올리는 것, 전기세를 올리는 것도 우리가 감수해야 할 비용입니다. 현재 환경 관련 정책에서 중요한 이슈들이기도 하고요.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대의에는 찬성하지만 막상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비용을 감수하라고 하면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환경을 지키는 데는 돈이 많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환경을 버리는 대신 돈을 선택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 당장 큰돈이 들더라도 환경을 지키고 되살리는 방향으로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환경은 돈과 바꿀 수 없는 생존의 조건이니까요. 사실 더 빨리, 최대한 비용을 들여서라도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를 막는 방법입니다. 우리는 이제 환경을 위해 더 많은 비용, 더 큰 노력과 불편함을 부담해야 합니다. 자, 다들 감수할 준비가 되셨나요?

잡포스트는 기후변화센터의 김소희 사무총장과 함께 환경정책과 환경운동의 현재,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앞으로 기후변화센터의 활동을 더욱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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