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 작가 개인전, ‘여기 아무 것도 없다’ 열려
최우 작가 개인전, ‘여기 아무 것도 없다’ 열려
  • 정경호 기자
  • 승인 2021.01.14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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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가협동조합 갤러리 쿱에서 1월 13일까지 개인전이 열렸다

한국화가협동조합 갤러리쿱 최우 작가 개인전(사진=정경호 기자)
한국화가협동조합 갤러리쿱 최우 작가 개인전(사진=정경호 기자)

[잡포스트] 정경호 기자 = 주목받는 작가 최우의 개인전이 한국화가협동조합 갤러리 쿱에서 열리고 있다. 조합 작가중 가장 젊은 작가가 여는 신축년의 첫 전시회다.

소의 걸음처럼 뚜벅뚜벅 정진하는 최우 작가의 작품은 몇 년 전과 비교해 많이 달라져 있다.

전시를 기획한 갤러리 쿱 유영주 큐레이터는 “최우 작가는 정형화된 틀에 얽매이기보다 자유분방하게, 개방감 있고 독특한 색채감으로 여러 주제를 다뤄왔다. 특징은 여전하면서도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구상과 색채감이 남다르고 완성도나 깊이감에서 본인만의 안정된 세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한다.

29점을 새로 그려서 연 전시회 주제는 ‘it's not here’, ‘여기 아무 것도 없다’이다. 최우 작가는 “이번 전시는 허무에 대한 이야기이다. 작업과 생업, 두 가지 일을 하면서 그 사이에서 오는 허무가 크다. 무엇 하나를 완벽하게 가져야 한다는, 과도기와 같은 시기다.

지금 나를 표현해보고 싶었다. 물질적인 것이든 심적이든 많은 것을 원하지만 나 자신조차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비워진 것, 채워진 것을 표현하려 했다”고 전시의 의미를 전했다.

최우 작가
최우 작가

최우 작가는 이력이 독특하다. 정규 미술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생활을 위한 일과 작업을 병행한다. 그 간극에서 오는 상념들이 작품 속에 들었다. 뭔가 잡히는 듯 하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버리고 마는 때의 공허감. 순간순간 느끼는 작가의 허무는 사실 개인적인 감정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더 많은 것을 소유하려 들고, 더 많은 것을 소비하는 시대다. 점점 더 많은 것을 갖고자 하는 욕망은 어느 시대보다 극대화되어 있다. 과연 그 욕망이 채워지기는 하는 걸까?

전시 작품에는 눈 코 입이 없는 얼굴의 사람들이 여럿이다. 비어있는 얼굴은 본래의 얼굴이다. 소유로 가득 차지 않은 본래의 마음이다.

전시장에는 낙서화 같은 작품이 넓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어린 아이들이 마구 그린 것만 같다. 전시회를 준비하면 그린 마지막 작품이라고 한다.

“원래 그려져 있던 그림을 다 지우고 그 위에 다른 작품들을 조금씩 그려 넣었다. 그리고, 지우고, 그리고를 반복하면 결국에는 아무 것도 없다. 비어있는 그림이다. 결국 내가 무엇을 탐하든 결국에는 아무 것도 가져가지 못하는 것이 우리이다”는 젊은 작가의 말은 인간 존재에 대한 탐구이다.

자신은 손을 내젓지만 최우 작가는 종종 뉴욕 거리의 낙서 화가 장미셸 바스키아와 비견되거나 한국의 반 고흐가 될 거라 기대를 받기도 한다.

한국화가협동조합 황의록 이사장은 “축복받은 작가이다. 세상의 틀이나 심지어 자신에게도 갇히지 않고 자유분방한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건 분명 축복이다. 화산이 폭발하는 듯 한 에너지가 그에게서 느껴진다.”고 평한다.

비범하게 세상의 모든 것에서 영감을 얻고 표출하며, 예술이란 이래야 한다는 틀이 없는 작가. 그래서 변화하는 작품 세계가 궁금해지는 최우 작가의 전시는 지난 1월 13일 까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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