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직장 내 성차별 발언 경험자 '83%'...개선 필요
서울시 직장 내 성차별 발언 경험자 '83%'...개선 필요
  • 김홍일 기자
  • 승인 2019.04.2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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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여성가족재단, 근로자의 날 맞아 ‘서울시 성평등 생활사전_직장편’ 결과 발표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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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포스트] 김홍일 기자 = 서울시에 있는 직장을 다니는 직장인들의 83%가 성차별이 섞인 말 등을 한번 쯤 들어본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오는 5월 1일 근로자의 날을 맞아 직장에서 흔히 겪는 성차별 말과 행동을 바꿔보자는 시민 참여 캠페인 ‘서울시 성평등 생활사전_직장편’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캠페인은 지난 4일부터 15일까지 기관 홈페이지를 통해 ‘내가 일하는 곳의 문화 속에서 흔히 겪는 성차별적 말과 행동 바꾸기’ 관련 시민 의견 제안을 받아 실시했다.

이후 직장 내 성차별 경험 여부(객관식), 성차별을 경험한 직무 상 부분(객관식), 직장에서 그만했으면 하는 성차별적 말과 행동 제안(주관식), 내가 다니는 직장(일 터)의 성평등 직장문화 소개(주관식) 등의 질문지를 갖고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직장(일 터)에서 성차별적인 말을 듣거나 행동을 경험한 적이 있나’라는 질문에는 참여자의 83%(1002명)가 ‘있다’고 답했다. 성별로는 여성의 약 87%(858명)가, 남성의 67%(144명)가 성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견을 제안한 1205명 중 여성은 82%, 남성은 18%였다. 연령별로는 20·30·40대가 94%였다.

근무형태별로는 정규직 65%, 비정규직 26%였으며, 직장규모별로는, 300인 이상 17%, 100~299인 16%, 30~99명 18%, 30인 미만이 44%였다.

직장 내 성차별을 경험한 응답자들은 성차별이 심하다고 느낀 점으로 ‘평가, 승진(27.9%)’을 많이 꼽았다. 이어 ‘임금(21.8%)’, ‘업무(직무)배치(18.2%)’, ‘가족친화제도이용(14%)’, ‘채용과정(13.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자료제공/서울시여성가족재단
자료제공/서울시여성가족재단

해당 문항은 객관식 복수응답으로 총 1620건의 의견이 제시됐다. 여성은 ‘평가, 승진(29%)’에서, 남성은 ‘업무(직무) 배치(28.5%)’에서 차별을 가장 많이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남녀 모두 직장에서 바꾸고 싶은 성차별 말과 행동으로는 ‘결혼, 출산, 육아’ 관련 내용이 21.5%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자료제공/서울시여성가족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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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태도 및 성격(15.6%), 능력(13.5%), 외모(12.3%), 커피/다과/정리/청소(10.7%), 회식/술자리/분위기(8.5%), 호칭/단어(7.9%), 힘(5.7%)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직장에서 그만했으면 하는 성차별적 말이나 행동을 어떻게 바꾸고 싶은가요?’라는 주관식 질문엔 총 1,414건의 의견이 제안됐다.

더불어, 여성이 경험하는 성차별 말과 행동 중 ‘결혼, 출산, 육아(21.3%)’ 관련 내용이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아이 때문에 연차를 쓸 때 “여자는 이래서 안 돼”라거나 “여성은 결혼을 하면 끝” 등의 말을 듣기 싫다고 지적했다.

자료제공/서울시여성가족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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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로 “이런건 여자가 해야지” 등 성별고정관념에 기반한 ‘태도, 성격(15.2%)’이, 3위는 ‘외모(13.3%)’로 화장, 옷차림, 몸매와 관련된 칭찬 또는 잔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직장 문화를 꼬집었다.

4위는 같은 일을 해도 여성이라는 색안경을 끼고 보는 “여자치고는 잘하네”, “독해서 승진한거다” 등의 ‘능력(12.6%)’이, 5위는 ‘커피, 다과, 정리, 청소(12.2%)’로 회사에서도 여성에게 다과준비, 청소 관련 일을 강요하는 상황 등이 꼽혔다.

이 외에도 접대 자리에 예쁜 여직원을 데려가는 행동과 “술은 여직원이 따라야 제 맛이지” 등의 말과 행동과 관련된 의견도 제기됐다.

아울러, 남성이 경험하는 성차별 말과 행동 주제 1위도 역시 ‘결혼, 출산, 육아(22.5%)’였다. 특히 “남자가 무슨 육아휴직이야” 등 남성이라서 육아를 위한 휴직 또는 탄력근무 제도를 이용할 수 없는 분위기, 결혼과 육아 관련 차별 언어 등이 꼽혔다.

자료제공/서울시여성가족재단
자료제공/서울시여성가족재단

2위는 “남자가 그것도 못 해” 등 남자라서 어떤 일을 하거나 하지 말아야 한다는 ‘능력(18.0%)’, 3위는 “남자가 왜 그렇게 말이 많아” 등 남성이라는 성별 고정관념적 ‘태도, 성격(17.6%)’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4위는 ‘힘(14.3%)’ 쓰는 일 관련 말과 행동, 5위는 ‘호칭, 단어(9.8%)’와 관련된 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응답자들은 직장에서 경험하는 성평등 사례도 제시했다.

전체 응답 1221건(복수응답) 중 출산․육아 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문화(30.3%), 연근무 제도․정시퇴근(11.3%) 등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직장 문화가 약 42%로 가장 많았다.

이밖에도 화장·몸매·옷차림 관련 언급을 하지 않는 문화(14.8%) 등도 성평등 사례로 제시됐다.

강경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성평등 노동시대, 직장 내 성차별적 말과 행동에 대해 모두가 경각심을 갖고 스스로 점검해 볼 시점”이라며 “남성과 여성 모두 차별 없이 일과 생활의 균형을 누리고 서로를 배려하는 말과 행동을 할 때 모두가 즐겁게 직장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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