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ing JOB] 천혜의 경관을 고즈넉이 간직한 단양
[Healing JOB] 천혜의 경관을 고즈넉이 간직한 단양
  • 김민수 기자
  • 승인 2019.07.08 17: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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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포스트 직장인 힐링 프로젝트

[잡포스트] 김민수 기자 = 우리는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반복된 일상에 살고 있다.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다 보면 나 자신을 위한 여유를 가져본 것이 언제인지 가물가물하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출근을 하고, 정해진 시간에 점심을 먹고, 정해진 시간에 잠을 잔다. 마치 기계와 같이.

인간은 기계가 아니다. 하물며 기계도 휴식이 주어져야 원활하게 작동한다. 바쁜 일상을 잠시 뒤로한 채 나 자신에게 선물하는 힐링이 주어진다면 삶의 가치는 배로 높아지리라.

여행. 이 여행이란 두 글자는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를 미지의 계획에서 오는 설레임은 마치 어릴 적, 소풍을 가기 전 들떴던 그 당시의 기억이 뇌리에 박혀, 추억의 연장선으로 이어져 온 것일지도 모른다.

최근 들어 심리적인 불안감으로 스트레스를 쌓고 있던 본지 기자는 오랜만에 그 추억의 연장선을 느껴보고 싶었다. 혼자만의 여행을 떠나고 싶었다.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곧이어 다음 날, 그간의 답답한 마음은 뒤로한 채 무작정 배낭을 짊어지고 단양으로 향했다.

 

▲ 단양에 위치한 청춘패러에 도착했다. 뿌연 날씨에 약간의 긴장감이 맴돌았다.
▲ 단양에 위치한 청춘패러에 도착했다. 뿌연 날씨에 약간의 긴장감이 맴돌았다.

 

패러 글라이딩 (청춘 패러)

무작정 짐만 챙겨 출발한 즉흥 여행이기에 본지 기자는 단양에 대해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누군가 나에게 “단양이란 어떤 도시인가요”라고 물으면 “글쎄요. 언젠가는 한 번 가보려고요” 정도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목적지를 단양으로 정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단양이 패러글라이딩의 성지이기 때문이다. 평소 비행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던 나로서 x축과 y축으로만 이동하는 것이 아닌 z축까지 이동하며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니는 패러글라이딩은 나의 버킷리스트 목록 중 하나였다.

그리하여 도착하게 된 단양의 ‘청춘 패러’. 마침 본지 기자가 첫 손님이라 여유롭게 비행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시청각 교육을 마친 후 담당 파일럿에게 주의사항을 전달받은 뒤 비행복과 보호 장비, 낙하산 등을 준비했다. 준비하는 내내 생애 첫 하늘을 비행한다는 긴장감과 혹시 모를 사고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했지만, 담당 파일럿님이 눈치를 채셨는지 본인의 비행 경력이 25년 이상 되셨다는 말에 전문가의 자부심이 물씬 느껴졌다. 신기하게도 마음속에 존재했던 불안감은 나보다 먼저 낙하산을 타고 떠났다.

이어진 비행 도약. 파일럿의 신호와 함께 힘찬 도약을 내딛었다. 1, 2m 달려갔을까. 순간 뒤에서 낙하산이 펴지는 묵직함이 느껴짐과 동시에 전진이 힘들어져 마치 제자리걸음을 하는 듯했지만, 계속된 도약에 몸은 점점 앞으로 나아갔고 곧이어 기자는 이 순간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사람이 되었다.

 

▲ 단양 시내와 남한강이 한눈에 보이는 절경을 자아낸다.
▲ 단양 시내와 남한강이 한눈에 보이는 절경을 자아낸다.

 

비록 이날 맑지는 않았던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단양 시내와 남한강의 물줄기가 한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경치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낙하산에 의지한 채 바람의 도움을 받아 자유자재로 비행이 가능한 패러글라이딩의 매력에 푹 빠진 순간이었다. 분명 짧지 않은 비행시간이었지만 착지 시간이 짧게 느껴졌던 건 그만큼 하늘에서의 비행이 황홀했다는 뜻이리라 생각된다.

또한, 능숙하게 낙하산을 조종하는 동시에 비행 내내 세심하게 설명해주며, 카메라로 본지 기자를 촬영해주시는 담당 파일럿님을 보고 아까 말씀하신 자부심은 정말 진품이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자신의 버킷리스트 목록에 패러글라이딩이 존재한다면 미루지 말고 곧장 실천으로 옮기길 추천한다.

▲ 생애 첫 비행에 신이 난 김민수 기자
▲ 생애 첫 비행에 신이 난 김민수 기자

 

카페산

성공적인 첫 비행을 마친 후 긴장이 풀렸는지 잠깐 앉아서 휴식을 취할 곳이 필요했다. 아무런 정보 없이 단양으로 왔기 때문에 즉흥적으로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다. 마침 바로 인근에 방송인 이영자 씨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방문한 카페가 있다는 정보를 얻었다. 평소 연예인들이 방문했다는 맛집이나 명소를 선호하는 편은 아니지만 산 정상에 카페가 있다고 하니 경치가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발길을 향했다.

도착해보니 평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자연 배경을 벗 삼아 사진을 찍고 있었다. 천천히 주변을 살펴보니 카페 바로 옆에도 패러글라이딩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었다. 야외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이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 카페산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전경. 대자연의 모습과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이들이 조화를 이룬다.
▲ 카페산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전경. 대자연의 모습과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이들이 조화를 이룬다.

 

마침 테라스에 좋은 자리가 비어있어 주문한 차를 들고 그곳에 자리를 잡았다. 이곳에서 바라본 경치는 아까와는 새삼 달랐다. 비슷한 경관이긴 하지만 이곳만의 매력은 충분히 존재했다. 눈 앞에 펼쳐진 장관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이곳에서 느낀 단양의 첫 느낌은 ‘여유’였다. 자연 그대로인 수려한 경치와 어울려 비행을 즐기는 이들, 차 한잔과 함께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는 이들에게서 ‘여유’를 느꼈다.

나도 여유 가득한 사람처럼 보이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 여유도 부려본 사람이 부리는 것인가 싶었다. 하지만 SNS용 허세 사진을 남기는 것은 잊지 않았다.

 

▲ SNS는 하지 않지만 인증샷을 남겼다.

 

이끼 터널

이끼 터널은 수양개선사 유물전시관 옆에 위치해 있다. 도로이다 보니 주변에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자가를 이용하는 여행객이라면 수양개선사 유물전시관(주차비 무료)에 주차를 한 뒤 도보로 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과거 철길이었다고 전해지는 이끼 터널은 철도가 이동함에 따라 도로로 변화하였고, 자연스레 주변에 나무가 자라 터널을 이루었으며, 동시에 벽면에 이끼들이 자라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길쭉이 이어진 도로 양옆에 자연이 빚어낸 푸른 색감은 아름답고 신비한 느낌을 준다.

마침 녹음이 우거지는 시기에 딱 맞게 방문을 한 터라 색들이 더욱 파릇해 보였다. 마치 동화 속에 나올 것 같은 이국적인 모습에 한동안 시선을 빼앗겼다. 한여름 무더운 날씨에 푸르르게 우거진 자연의 통로 안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거닐다 보면 이것이 힐링인가 싶었다.

 

▲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끼 터널.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한 장면 같았다.
▲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끼 터널.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한 장면 같았다.
벽면 곳곳의 낙서들은 아쉬움이 남았다.

 

조금 더 안쪽을 살펴보니 벽면 곳곳에는 각종 낙서와 연인들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긴 시간 동안 이끼들이 뿌리를 내려 하나의 장관을 이루는 이곳이기에 약간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각자의 추억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한 행동이라는 부분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만 자연은 자연 그대로일 때 참모습으로 빛나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먼저 앞섰다.

이끼 터널을 방문한 관광객들이라면 2차선의 좁은 도로이기 때문에 운행하는 차량에 주의를 필요로 해야 한다. 본지 기자가 방문했을 당시에는 평일이라 도로에 지나다니는 차량들이 많지 않았지만, 주말이나 휴가철 등 여행객들이 많은 날짜에는 관람할 때 특히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 벗 삼아 데려간 인형 낑낑이. 동화 속 길 잃은 강아지 같다고 생각했다.
▲ 벗 삼아 데려간 인형 낑낑이. 인생샷을 남겨주고 싶었다.
찍고 보니 동화 속 길 잃은 강아지 같다고 생각했다.

 

충주호 유람선

이끼 터널을 뒤로한 채 이동한 곳은 패러글라이딩 선생님께서 추천해주신 충주호 유람선이다. 이곳은 유람선을 타고 단양팔경에 속해있는 절경들을 관람할 수 있는 곳이었다. 약 1시간 코스로 운영되는 이곳은 제비봉을 시작으로 노들평지 – 신선봉 – 두항이묘 – 강선대 – 채운봉 – 현학봉 – 삿갓바위 – 흔들바위 – 옥순봉 - 구담봉 순으로 운항한다. 승선하기 전 티켓을 구입하고, 승선신고서(신분증 지참)를 작성한 뒤, 승선 시간에 맞춰 선착장으로 이동하면 된다.

승객들이 승선을 마친 뒤 출발한 유람선은 제비봉을 향해 서서히 운항을 시작했다. 실내 좌석에 자리를 앉아 선장님의 안내 방송을 들으며 충주호의 경치를 바라보다가, 바깥에서 관람해도 된다는 말을 듣자마자 문을 열고 유람선 외부로 나오자 시원한 바람이 맞이하여 주었다.

물살이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바람을 맞으며 보는 경치는 실내에서 창문 너머로 바라본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곳곳에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절경들은 감탄을 절로 자아냈고, 오랜 시간 동안 서서히 깎여 마치 자연이 빚어낸 조각과 같은 형상을 띄우며 위엄을 자아내고 있었다. 운항 내내 안내 방송을 통해 전해주는 설명 역시 수월한 관람이 이루어지도록 한몫했다.

 

▲ 충주호 유람선 선착장
▲ 충주호 유람선 선착장
▲ 마치 자연이 빚어낸 조각 패턴과 같이 멋스러움을 뽐내는 기암절벽
▲ 마치 자연이 빚어낸 조각 패턴과 같은 멋스러움을 뽐내는 기암절벽
▲ 마치 자연이 빚어낸 조각 패턴과 같이 멋스러움을 뽐내는 기암절벽
▲ 마치 자연이 빚어낸 조각 패턴과 같은 멋스러움을 뽐내는 기암절벽

 

구경 시장 & 마늘 순대국

여행은 그 지역의 대표적인 특산물을 활용한 음식을 맛보는 재미가 빠질 수 없다. 단양의 대표적인 특산품은 ‘단양 마늘’이다. 단양은 석회암지대라는 지리적 특성과 내륙산간 특유의 밤낮 간 큰 일교차로 마늘재배에 유리한 조건을 갖춘 지역이다. 또한, 육쪽 마늘이라는 점이 큰 특징인데 단단하고 저장성이 강하며, 맛과 향이 독특하여 매운맛이 타지역에 비해 강하다고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참조)

단양의 대표 관광 방문지인 구경 시장은 마늘을 활용한 다양한 음식들이 즐비했다.마늘새우만두, 마늘갈비만두, 흑마늘빵, 흑마늘 닭강정, 마늘 떡갈비, 마늘 순대국 등 다양한 요리에 마늘을 활용했다는 점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주말에는 관광객들이 빽빽이 모여들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고 하지만 평일 구경 시장의 모습은 한가롭고 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시장 내부에는 마늘 특유의 향이 은은하게 풍기고 있었으며, 가게 곳곳에는 마늘들이 빼곡이 매달린 채로 진열되어 있었다. 기자는 저녁 식사를 무얼로 할지 고민하던 중 주말에는 대기 손님이 많아서 입장이 힘들다는 마늘 순대국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도착 후 마늘 순대국과 머릿고기, 소주 1병을 주문했다. 애주가인 나로서 지역 소주를 맛보는 것은 필수이자 의무였다.

▲ 단양 구경 시장 입구
▲ 단양 구경 시장 입구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마늘을 품고 있는 순대와 푸짐한 머리 고기, 단양 지역 소주인 ‘시원한 청풍’은 맛을 보기 전부터 이미 완벽한 조합이었다.

가장 궁금했던 마늘 순대국 먼저 맛을 봤다. 국물맛에는 마늘향이 느껴지지 않아서 의아했었는데 순대를 살펴보니 안에 하얀 것이 콕콕 박혀있었다. 순대를 먹어보니 마늘 특유의 알싸한 향이 기분 좋게 입안에 맴돌면서 식욕을 당기게 해주었다. 국밥 매니아인  기자는 밥을 말아 본격적인 식사를 시작했다.

사이드 메뉴로 주문한 머리 고기는 소주 한 잔을 입에 털어 넣은 뒤, 한 점 집어 초장에 듬뿍 찍어 먹으니 고된 하루를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단양에 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푸짐한 하루를 마무리 한다.

 

고수 동굴

이틀 차 날씨는 폭염 경보를 기록했다. 핸드폰으로 확인한 단양 온도는 약 37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원래 계획은 만천하 스카이워크를 이동하려 했지만 너무 뜨거운 날씨에 마침 단양 시내에서 멀지 않은 곳에 고수 동굴이라는 곳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동을 했다. 거대하고 널찍한 동굴에서 기웃거리며, 동굴 특유의 시원하고 서늘한 분위기를 기분좋게 상상하며 발걸음을 향했다.

도착 후 티켓을 구입한 뒤, 안내 직원에게 안내를 받는 도중 미끄럼 방지 장갑을 건네받게 된다. 내부가 습한 관계로 계단에서 미끄러질 위험이 있으니 장갑을 착용하고 난간을 잡으며 이동하라는 설명을 듣게 됐다. 느낌이 싸한 순간이었다.

동굴 입구를 가기 전 고수 동굴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담고 있는 전시관을 구경했다. 정식 명칭은 단양 고수리 동굴이며, 1976년 9월 1일 천연기념물 제256호로 지정됐다. 규모는 총 1,395m, 지굴 길이 400m, 수직 높이 5m로 상당한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개방된 석회동굴 중 가장 많은 방문객이 다녀간 천연동굴로, 종유석, 석순, 동굴산호, 석화를 비롯해서 희귀한 모양을 보이는 다양한 동굴 생성물이 많은 신비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고수 동굴 입구
▲ 고수 동굴 입구

 

고수 동굴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숙지한 뒤 동굴에 입장을 했다. 시원하고 음습한 바람이 나오기에 '역시 여름에는 동굴이지. 오길 참 잘했어'라는 생각을 혼자 하게 된다. 그러나 곧이어 기자가 상상했던 동굴의 모습과 상반된 모습에 약간의 당황스러움이 찾아왔다.

넓고 거대한 동굴의 평지를 이리저리 둘러볼 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혼자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폭으로 만든 철 구조물로 길이 되어 있었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두웠다. 또 동굴 내부의 희귀한 형상을 띄고 있는 동굴 생성물의 낯선 모습에 위화감을 느꼈다. 주변에는 사람도 없어 공포감이 찾아왔다.

이 모든 문제는 오늘이 평일이라는 점이었다. 주말에는 많은 관광객들로 하여금 같이 관광하며 즐길 수 있었을텐데 평일이라 주변은 온통 어둠뿐이었고, 고요한 동굴 내부의 음습한 분위기 속에서 혼자 덩그러니 있었던 것이다. 공포감에 다시 되돌아갈까 라는 생각도 했지만 다 큰 어른이 이런것에 겁을 먹냐며 혼자 자책도 하고, 솔직히 이미 걸어온 길이 적지 않았기 때문에 돌아가기도 막막한 것이 커서 묵묵히 앞으로 전진했다.

다행히 중간중간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자 마음이 진정되었고, 이어 주변의 경관도 더 세심히 살펴볼 수 있었다. 길은 어느정도 도달하자 계단으로 올라가게 되었고, 아까 받은 장갑의 소중함에 감사하며 주섬주섬 착용하고 계단을 올라갔다.

동굴 내부의 모습은 신비 그 자체였다. 물이 수증기처럼 뿜어져 나오며 장관을 이루는곳이 있는가 하면 끝이 보이지 않는 천장, 수 천년 동안 물이 떨어져 쌓이며 만들어진 생성물 등 바깥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들의 향연이었다. 깊숙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동굴의 크기에 압도당했고, 동굴이 지니고 있는 대자연의 위엄은 어마어마했다.

아쉽게도 내부에는 지정된 포토존 이외에는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내부의 모습을 담지는 못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개방된 석회동굴 중 가장 많은 방문객이 다녀갔을 만큼 고수 동굴의 방문은 단양의 필수 여행 코스라고 말하고 싶다.

동굴을 나오며 첫 입장때의 공포감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신비함과 경외감으로 가득 채워서 나오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긴 시간동안 마음 속 깊은 울림을 전달받은 곳으로 기억될 것 같다.

 

만천하 스카이워크

고수 동굴에서 나와 원래 첫 계획지였던 만천하 스카이워크로 향했다. 전망대에서 단양 시내와 아름다운 남한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만천하 스카이워크는 남한강 절벽 위에서 80~90m 수면 아래를 내려보며 하늘 길을 걷는 스릴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알파인코스터와 짚와이어 이용도 가능하니 티켓 구입시 참고하는 것이 좋다.

매표소와 전망대를 왕복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약 10여분 정도를 달리니 전망대에 도착했다. 전망대는 거대한 철제 구조물로 설계되어 있었다. 마치 한 번에 잘 깎인 감자 껍질을 길다랗게 늘여놓는 다면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동그란 둘레를 걸어 전망대까지 올라가는 내내 중간중간 보이는 경치를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다웠고, 서둘러 전망대로 올라가 구경하고 싶은 기대감에 발걸음이 빨라졌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단양 시내와 남한강 줄기의 모습은 카페산에서 바라본 전망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카페산에서의 모습은 여유롭고 자연의 멋을 느낄 수 있었다면 스카이워크에서 바라본 모습은 작은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며 내뿜는 조화의 멋을 느낄 수 있었다. 탁 트인 시야로 인해 가슴이 뻥 뚫리는 것은 물론이고, 고강도 삼중 유리위에 서게 되면 공중에 떠있는 듯한 아찔한 경험까지 할 수 있다. 스카이워크라는 이름에 딱 들어맞는 체험이었다.

 

▲ 만천하 스카이워크 전망대에서 바라본 단양 시내와 남한강
▲ 만천하 스카이워크 전망대에서 바라본 단양 시내와 남한강
▲ 만천하 스카이워크 전망대에서 바라본 단양 시내와 남한강
▲ 만천하 스카이워크 전망대에서 바라본 단양 시내와 남한강

 

도담삼봉과 석문

단양 여행지 1순위로 손꼽히는 도담삼봉과 석문. 단양팔경 중 제 1경과 제 2경이 한 곳에 있기에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느긋하게 가고 싶은 마음에 이곳을 마지막 코스로 정했다.

도담은 섬이 있는 호수를 뜻하며, 가운데에 큰 석 섬이 있고 양 옆으로 작은 석 섬이 있어 삼봉이라 불리운다. 가운데 석 섬에는 삼도정이라는 이름을 가진 정자 하나가 위치해 있어 멋스러움을 자아낸다.

도담삼봉은 조선 설계의 개국공신인 정도전의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이 곳은 정도전이 유년시절을 보낸 곳으로 자신의 호를 삼봉 정도전으로 삼을만큼 도담삼봉에 대한 정도전의 사랑이 넘쳤다고 전해져 온다.

도담삼봉에는 재미있는 설화가 있다. 도담삼봉은 정선에 있던 삼봉산이 홍수에 의해 떠내려온 것이기 때문에 정선군에서는 매년 단양에 와서 세금을 거두어 갔다고 한다. 단양 사람들은 억울했지만 세금을 낼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해, 세금을 거두러 온 정선 관리에게 어린 정도전이 세금을 내지 않겠다고 말을 한다. 정도전은 “우리가 도담삼봉에게 정선에서 떠내려오라고 한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는 세금을 낼 수 없으니 그렇게 소중하면 다시 가져가시지요”라고 말을 하였고, 그 후로 단양은 세금을 내지 않게 되었다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어 웃음을 자아낸다.

 

▲ 도담삼봉
▲ 단양 8경 중 하나인 도담삼봉

 

석문으로 가는 길은 바로 옆에 있는 공원을 통해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야 했다. 올라가는 중간에 팔각정이 위치해 있다. 팔각정에서 바라보는 도담삼봉은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어 걸음을 조금 더 재촉하다 보면 석문에 도달하게 된다.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45호인 석문은 두 개의 커다란 바위가 기둥을 이루고 바위가 가로질러 천연의 문이 보인다고 한다. 자연이 만들어 낸 구름다리 모양의 거대한 돌기둥이 독특한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있다. 아주 오래전에 석회동굴이 무너진 후 동굴 천장의 일부가 남아 지금의 구름다리 모양이 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한다. 석문의 왼쪽 아랫 부분에는 작은 동굴이 있는데, 옛날에 하늘나라에서 물을 길러 내려왔다가 비녀를 잃어버린 마고할미가 이곳에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고 한다.

마치 석문을 액자 삼아 뒷배경을 그림처럼 담고 있는가 싶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석문 그 자체가 한 폭의 수채화와 같은 느낌을 담고 있다.

 

▲ 단양 8경 중 하나인 석문
▲ 단양 8경 중 하나인 석문

 

# Epilogue #

화려한 천혜의 경관을 지니면서도 고즈넉함을 잊지 않은 단양에서의 여행.

스트레스를 벗어나고자 무작정 찾아와 자유를 느꼈고, 자유를 느끼자 사람들을 보며 여유를 배웠고, 여유를 배우자 대자연의 아름다움이 보였다.

평소 보이지 않던 것들이 여행을 하면서 마음을 비우니 하나하나 몸 안에서 반응하는 것을 경험했다.

독자분들도 일상의 짐은 잠시 내려두고 가까운 곳이라도 훌쩍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내가 진정 원하는 자유와 여유는 무엇일지, 어쩌면 여행이 길을 알려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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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양 2019-07-12 01:21:35
기자님의 실제 체험 수기가 저의 버킷리트가 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