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포커스] '奇人' 이외수 작가 "나의 인생...그리고 좋은 작품과 작가란..."
[JOB포커스] '奇人' 이외수 작가 "나의 인생...그리고 좋은 작품과 작가란..."
  • 홍승표 기자
  • 승인 2019.07.22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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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작가의 인생 및 작가로서의 자세 등에 관한 인터뷰

[잡포스트] 홍승표 기자 = ‘스타 원로작가’이자 ‘이 시대 奇人’인 이외수 작가가 지난 10일 종로구 인사동 인사아트갤러리에서 자신의 작품전시회 ‘선화·캘리그라피 초대전 <여백>’을 개최했다.

이외수 작가는 이날 자신의 다양한 미술작품을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자신의 인생의 의미를 전달했다. 또한 캘리그라피의 그의 독특한 표현미는 관객들을 주목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에 본지는 이외수 작가를 직접 만나 그의 인생 여정과 더불어 작가로서의 삶, 작가가 가져야 하는 그의 생각 등을 들어봤다.

이외수 작가는 인터뷰 시간 동안 자신만의 세련되고 해학적인 표현으로 작가 생활을 하며 어려움에 처했던 이야기를 솔직담백하게 털어놓았다. 더불어 모든 작품은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된다고 강조하며 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또한 마무리 부분에는 작품의 ‘감동’을 언급하며 작가로서 성취감을 가장 느낄 때를 간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다음은 이외수 작가와의 일문일답이다.

이외수 작가가 ‘선화·캘리그라피 초대전 '여백'’ 전시회서 자신의 작품과 함께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전진홍 기자)
이외수 작가가 ‘선화·캘리그라피 초대전 '여백'’ 전시회서 밝은 표정으로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전진홍 기자)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이는 선화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전시회 명이 ‘선화’인데 자체를 제가 직접 붙인거는 아니고 분광스님께서 살아 계실 때 제 그림들 보고 ‘신선 선’자. 즉, 신선이 놀다 간 듯이 그렸다 해서 ‘신선 선’자를 써서 선화라고 붙여 주셨다. 선화 그림 기법을 간단히 설명한다면 먹을 한번만 찍어서 한 호흡에 이루어지는 그림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작품을 보시게 되면 그러한 기법을 보실 수 있을 것이다.

전시회를 보니 선생님의 삶이 한 폭의 캔버스로 그려진듯한 느낌이다. 유명 소설가로 인생을 겪으면서 굴곡도 심했는데 여정에 대해 선생님의 표현미로 간단히 표현해 주신다면?

시 한 구절을 읊어 대신하고자 한다. ‘새 한마리만 그려 넣으면 남은 여백 모두가 하늘이다’. 이는 화선지에다가 그 무한창공을 날아가는 ‘새 한마리’만 그려놓으면 나머지는 몽땅 하늘이라는 내용이다. 단순해 보이겠지만 넓게 표현하면 ‘우주의 무한성’을 의미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선생님의 어린 시절도 안 들어 볼 수 없다. 소설가를 꿈꾸시기 이전에는 다른 진로를 모색하셨던걸로 아는데...

중학교 시절부터 대학교를 다닐 때까지 화가지망생이었고 전공도 이 방향으로 했다. 현재 작가로 살아가는 이 시점에도 그림에 대한 매력을 놓을 수 없다. 거의 마약과 같은 사람을 빠지게 만드는 힘이라고나 할까나...그러한 힘 때문에 그림에 대한 열정이 아직도 피어나는 거 아닌가 싶다.

선생님의 작품은 문학사적으로 봤을 때도 한 족적을 남길 정도로 유명하다. 선생님이 쓰신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사실 모든 작가들은 자기 작품에 대해서 대표작이 없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가장 기억하는 작품을 꼽자면 ‘벽오금학도’다. 이는 집필실에다가 철문 교도소 납품업자에게 철문을 직접 주문해서 달아놓고 집필을 했던 5년동안 제 스스로를 가두고 집필했던 작품이라 잊을 수 없다. 출판되기 전 출판사에서는 제목이 어렵다고 바꾸자고 하기도 했다. 그러나 바꾸지 않았다. 5년동안 수도하는 마음으로 썼던 작품이기도 하고 제목 자체를 정해 놓고 쓴 작품이기 때문이다. 현재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이외수 작가가 ‘선화·캘리그라피 초대전 '여백'’ 전시회서 밝은 표정으로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전진홍 기자)​
​이외수 작가가 ‘선화·캘리그라피 초대전 '여백'’ 전시회서 밝은 표정으로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전진홍 기자)​

선생님의 큰 특징 중 하나가 젊은 청년과 소통이 된다는 것이다. SNS나 인터넷을 자주 활용하고, 또한 강연 등을 통해서도 청년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젊은이’를 ‘늙은이’를 비유한다면 아무래도 ‘젊은이’보다 ‘늙은이’쪽의 경험이 좀 풍부할 것이다. 젊은이는 늙어본적이 없지만 늙은이는 젊어본적이 있잖은가(웃음).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젊은이들에게 삶에서의 시행착오를 들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언가 딴길로 헤매는 시간들 시간을 낭비하거나, 젊음을 낭비 하거나 거기에 소모되는 에너지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젊은이들과 소통을 적극적으로 하려 한다. 그러나 소통이라는 것은 한쪽으로만 통해서는 안된다. 소통하는 이들 서로서로가 가슴과 가슴으로 넘나들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열려 있는 가슴이라면 누구나 소통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하악하악'과 같은 독특한 개성을 갖춘 작품은 인터넷 영향을 받은 것인지 궁금하다.

맞다. 저 제목은 상당히 불경스러운 침대를 연상하게 한다는 우려가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웃음). 그러나 그런 의도에서 하악하악이라고 붙인 것은 아니다. 물론 철용부사 저 부사어는 의성어이기는 하다. 그래서 불경스러운 모습을 연상할수도 있겠지만. 제가 의도했던 것은 인생의 순간. 고난과 시련에서는 숨소리가 거칠어 질 수밖에 없고 힘겹다는 내용을 담은 것이다. 거기에 삽화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정밀화가 정태령 화백이 그렸는데 물고기를 삽화를 대신 했다. 그 물고기는 연어인데 연어의 경우 알이 낳기 위해서 멀고 먼 여정을 거쳐서 폭포를 치고 올라가서 마침내 산란을 하고 죽어버리는 그런 거룩하고 숭고한 여정을 거치지 않는가. 소설에 삶의 거룩한 의미와 비록 숨가쁘고 시련으로 정철된 인생이지만 언제가는 목적을 이루게 되는 염원을 그 안에 담은 작품이다.

흔히 문학도를 '배고픈 직업'이라고 하는데 선생님도 고초를 많이 겪었을 것 같다. 선생님이 인생을 살아오며 고초를 겪은 이야기도 부탁드린다.

라면 한 개로 일주일을 버틴적도 있다. 알맹이는 4토막으로 잘라서 4일 동안 하루에 한끼로 살고 스프는 다시 소주병에 타서 밀봉해두고 3등분해서 마시고 4일을 버티는 일도 있었다. 내가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어쨋든 소중한 것은 인간이고 내 인생의 주인이 나인데 꼭 제도나 형식에 얽매이는 삶이 아닌 창조적인 인생을 살라는 것이다. 그리고 물질의 풍요가 꼭 행복하고 집결돼 있는것은 아니다. 가급적이면 고난 자체를 즐길 줄 아는 자세가 성공이 좀 빨리 오지 않겠는가.

한국 문학계가 발전하는 데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조언을 부탁드린다.

문학도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변화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 문학의 가장 기본요소라 할 수 있는 언어 자체는 말할 것도 없다. 문학의 기본인 낱말이나 언어도 준말로 많이 바뀌고 있으며 이를 통해 대화까지 이뤄지고 있다 심지어 초등학생만 보더라도 초성만으로 이야기를 할 정도다(웃음).

그러나 나는 그것이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언어라는 것은 필요에 의해서 생성되기도 하고 소멸되기도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또한, 이는 한글의 장점 가운데 하나라고도 생각한다. 초성만으로 대화 가능한 언어가 다른나라에 있는가. 우리나라에만 있는 개성적인 현상이라 본다.

이외수 작가가 ‘선화·캘리그라피 초대전 '여백'’ 전시회서 밝은 표정으로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전진홍 기자)
이외수 작가가 ‘선화·캘리그라피 초대전 '여백'’ 전시회서 밝은 표정으로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전진홍 기자)

문학도를 꿈꾸는 청년들이 이것만은 꼭 지켜줬으면 싶은 선생님의 생각이 있는지 궁금하다.

‘가슴으로 느끼고 가슴으로 써야 한다’라는 말을 해 주고 싶다. 좋은 작품을 위해서는 이론 또는 다양한 도구들도 한 부분이 될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하는 가슴과 열정 없이 좋은 것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학 뿐만이 아니라 모든 작품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느낀 것이 없는데 좋은 작품을 기대한다는 것은 말이 되질 않는다고 생각한다. 또한, 문학이 돈이 안되더라도 문학을 사랑하고 문학에 열정을 바칠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 이외수’가 생각하는 문학과 문학가란?

나는 한번도 내가 문학한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 문학이라는 거대한 대상이 나를 이용해서 조화로운 세상을 꿈꾸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다. 나는 문학의 한도구며 심부름꾼이다. 그러니깐 문학이 나의 도구가 아니라 내가 문학이 필요로 하는 도구가 아닐까 생각한다.

끝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은?

작가가 가장 행복한 순간은 그 작가의 글을 읽은 독자가 그 글이 감동적이었다라고 이야기를 들었을 때다. 제 작품을 읽으시는 독자들께서도 글을 읽고 한 켠의 의미를 얻어 가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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