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포커스] '음악에 문학을 더하다' 방송작가 구자형의 음악과 문학
[JOB포커스] '음악에 문학을 더하다' 방송작가 구자형의 음악과 문학
  • 전진홍 기자
  • 승인 2019.09.24 1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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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세이의 장을 연 방송작가 구자형
사진 = 방송작가 구자형
사진 = 방송작가 구자형

[잡포스트] 전진홍 기자 = 방송작가로 시작해 지금은 무려23권이나 되는 도서를 출간한 방송작가 구자형, 그 의 음악과 문학의 독특한 철학이 담겨있는 이야기를 진행했다.

Q.1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장 자크 루소가 말했듯이 인간은 연약하고 비참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함께 공동선을 이뤄야 합니다. 그런 공동선의 꿈을 갖고 사는 연약하고 비참한 존재입니다. 그리고 제가 쓴 시가 있는데 거기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그걸로 대신할게요. “의로운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외로운 사람이 된 것 같다.”

Q.2 하시는 일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세요.

세계 음악의 흐름을 주시합니다. 음악평론가로서요. 그래서 'BTS 어서 와 방탄은 처음이지'를 썼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시인으로서는 15년간 제 홈페이지에 4000편의 시를 썼습니다만 워낙 사람들이 안 들여다 봐서인지 최근 홈페이지 관리사에서 제게 통보도 없이 홈페이지를 삭제했네요. 저는 어찌된 건지 알아보기가 귀찮아서 또 그냥 이렇게 있구요.

Q.3 음악이란 장르와 문학의 장르가 가지고 있는 공통점이 있는가?

음악도 문학도 진실을 추구하는 건 같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음악은 눈을 감아야 더 잘 보이고 문학은 눈을 더 부릅떠야 잘 보이는 것 같습니다. 단 한가지 경계할 일은 눈을 부라리면 안되겠죠.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시인이 되기 위해서 첫째, 유년시절로 돌아가라. 들째, 겸허하라고 말했습니다. 릴케는 저의 스승님입니다.

Q.4 방송작가와 문학작가 각각 어떤 매력이 있는지?

방송작가는 방송국 가면 대한민국에서 그 시대 최고 인기 스타들이 드나드니까 그들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그리고 감각적인 곳이죠. 그래서 세상이 변하는 것을 가장 먼저 민감하게 느낄 수 있고 그래야만 방송작가 일을 안 짤리고 계속 원고료를 타 생존할 수 있습니다.

제 경우 동시에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와 송승환의 밤을 잊은 그대에게를 집필했는데, 오전에 MBC 원고 쓰고 오후에 KBS 가려고 여의도 공원 걸어가다보면 “아하, 오전의 세상은 아니구나. 어느새 또 달라지고 있구나”를 절감한 적이 많습니다.

문학의 매력은 방송이 찰나라면 문학은 영원성에 있다고 봅니다. 긴 호흡인 셈이죠. 지구상의 인도양의 어느 해류는 인도에서 출발해 온 세상 바다 가장 밑바닥을 돌고 돌아 태평양, 대서양 다 돌아다니고 마침내 고향 인도양으로 다시 돌아오는데 자그마치 2천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문학은 그런 밑바닥 2천년 여행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5 작가님의 문학장르가 독특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음악과 문학이 합쳐진 장르인데 이런 장르를 쓰게 된 계기가 있는지?

음악은 제가 중학교 2학년 때 가출을 했는데 그때 겨울 거리에서 들려오던 비틀즈의 렛잇비 듣고 아, 이건 뭐지? 보이지 않는데 내 마음 흔드네... 이래서 입문했습니다. 그러다 16세 때 우이동 사는데 여름에 바람이 훅 불어 가는데 문득 포플라 나뭇잎 새들이 와르르 흔들렸습니다. 그래서 죽기 전에 바람과 음악 두 가지만 알고 죽자 해서 그 두 가지와 씨름하고 사랑했습니다.

그리고 해외 팝스타들 보면 레오날드 코헨, 밥 딜런 같은 싱어송라이터들은 위대한 시인들입니다. 한국에서 그런 인물이 되고 싶었습니다. 음악과 바람 둘다 보이지는 않지만 내 마음을 뒤흔들어 놓고 가니까요.

사진 = 방송작가 구자형
사진 = 방송작가 구자형

Q.6 기존에 23권정도에 책을 출간했었는데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다면? (이유에 대해서도)

가장 먼저 책을 내게 된 별이 빛나는 밤에의 방송 에세이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행복과”는 첫 아이 같아서입니다.

그리고 2017년 9월 새벽 버스 타고 KBS 라디오에 음악평론 출연하러 가는데 기사님이 틀어 놓은 라디오에서 BTS의 DNA가 터져 나왔습니다. 새로운 음악 새로운 세계였습니다. 직감했습니다. 그 순간 “올게 왔구나.” 이 말의 의미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긴 그림자가 걷히는 순간, 한국 아이돌과 한국 음악사의 진정한 새 시대가 열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아, 드디어 세계적인 비틀즈 보다 더 위대한 밴드가 나왔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쓰기 시작한 BTS 어서와 방탄은 처음이지도 정말 좋아합니다.

최근에 낸 책 헬로 베트남입니다. 베트남 3대 여인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영화로 제작하기 위해 추진 중입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사람들 만나느라 늦게 배운 영화질, 날 새는 줄 모르고 있습니다.

Q.7 실제 작가님이 쓰고 있는 문학이 일반 문학장르랑은 다르게 경험 외에도 다양한 정보가 필요할 것 같다. 어떤 준비를 하며 책을 출간하기 까지 걸리는 기간이 어느 정도 되는지?

옛 소련의 어느 역사학자가 소련 역사책을 냈습니다. 그게 불법이라 해서 감옥 갔습니다. 소련 정부 당국자가 물었습니다. “그걸 니가 왜 쓰니?” 그러자 그 역사학자는 “내가 먹고 싶은 빵이 있는데 그걸 아무도 안 만들어. 그래서 내가 만든거지. 내가 만든 새로운 역사빵이야. 그것은.”

이 세상의 결핍을 채우고 싶은 욕망이 작가에게는 있습니다. 그건 돈과는 상관 없는 진선미와 상관있는 것이지요. 비교적 빨리 쓰는 편입니다. 하지만 잘 달구어진 후라이 팬 같은 가슴을 지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빨리 작품이라는 요리를 만들어 내는 셈입니다. 하지만 무지하게 고통스럽습니다.

Q.8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방송작가 시절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다면 듣고 싶다.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 할 때인데 3년이 지나자 이문세씨가 “형이 나를 만들었지.”했을 때 물론 아무도 없는 스튜디오에서 단 둘이 있을 때 받은 찬사이지만 지금도 감사합니다.

그리고 MBC TV 이수만의 젊음은 가득히에서 작가할 때, 주로 여고를 찾아다니던 방송입니다. 그런데 어느날 밤 아주 아주 늦게 한 여고생이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그 몇주전에 방송에 출연했던 여학생인데 집을 나왔다면서 제가 살던 대학로 자취방에 재워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때가 아주 추운 겨울이었는데 눈보라까지 치고 그 여학생은 공중전화로 제게 전화했었죠. 그래서 얼른 제 방에 들어오게 하고 저는 얼른 노트, 펜 챙겨갖고 자취방 근처 대학로 밤샘 카페 가서 시를 썼습니다.

Q.9 향후 어떤 작품을 선보일 계획인지?

요새는 뭘 자꾸 잊어 버리네요. 몇권이 있습니다만 영업비밀이라서 좀 밝히기가 그렇군요. 솔직히 말씀 드리자면 온 세상 모든 이야기를 다 쓰고 싶어요. 세상 모든 만물은 저마다 우주의 입구이니까요.

Q.10 독자들에게 전할 메시지

흑인 가수 레이찰스가 한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자기 자신의 길을 발견한 음악가는 더 이상 경쟁하지 않는다.”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어차피 도토리 키재기인데, 기왕이면 사랑의 인생을 삽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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