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칼럼] K리그의 ‘갈라파고스 현상’... “이제는 해외 시장 공략해야”
[축구칼럼] K리그의 ‘갈라파고스 현상’... “이제는 해외 시장 공략해야”
  • 김현수 기자
  • 승인 2021.11.24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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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포스트 스포츠·연예부 소속 김현수 기자)
(잡포스트 스포츠·연예부 소속 김현수 기자)

[잡포스트] 김현수 기자 = 국내 축구리그에 성장세가 현저히 더뎌지고 있어 그 원인을 알아보자.

필자는 K리그의 성장세가 가장 더딘 이유 중 하나로 ‘갈라파고스 현상(Galapagos syndrome)’을 꼽았다.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진 상품이지만 내수시장만을 고집하며 국제적으로 고립된다는 뜻의 ‘갈라파고스 현상’은 수많은 기업들의 실패사례를 보여주며 기업 오너들에게 수차례 경고메시지를 준다.

이것은 비단 큰 기업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와 국가, 스타트업 회사, 중소기업, 교육시스템, 재단 등 모든 사회 단체가 눈여겨 봐야하는 현상이며 자칫 잘못하다간 평생을 바쳐 고생해서 키워온 본인이 소속된 ‘그 곳’이 한순간에 송두리째 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공든 탑은 우리가 방심하는 순간에 언제든지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올해 38주년째를 맞이한 K리그는 1983년 ‘슈퍼리그’라는 명칭으로 출범해 현재까지 이어지며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K리그 2부리그가 창설되며 국내프로축구시장 확장에 첫걸음을 뗐다.

또한 2002한일월드컵 4강신화를 시작으로 박지성, 이영표, 손흥민 등 실력있는 국내 선수들이 해외로 진출해 한국축구의 위상을 높이며 K리그의 가치 또한 높아지고 있다.

축구에 대한 열기는 식을 줄 모르고 축구선수의 꿈을 키우고자 하는 꿈나무들의 수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화려한 겉보기와는 달리 국내축구계의 속은 점점 곪고 있는 실정이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축구를 배우고자 하는 학생 수와 프로를 갈망하는 엘리트 선수들의 수에 비해 팀은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혹은 팀의 수가 많다고 할지라도, 축구를 온전히 배울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의 한계는 여전하다.

필자는 해외유학(스페인, 영국, 포르투갈, 브라질)을 끝내고 전역 이후 지난 2019년부터 약 2년동안 국내축구팀을 여럿 방문하며 한국의 축구 실정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

유소년 축구 시스템만 놓고 보자면 과거 10년, 20년전 보다 더 후퇴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첫 번째로 교육시스템이다. ‘공부하는 운동선수’를 만들자는 어른들의 욕심 때문에 아이들이 한가지에도 집중을 하지 못하고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둘 다 놓쳐버리는 꼴이 되는 것은 아닌가 심히 우려된다. 특히 학교 소속 축구부가 아닌 클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은 수업이 끝난 이후 부모님의 차 혹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훈련장에 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수업을 일반학생들처럼 모두 마치고 훈련장으로 오고 가는 그 시간에 선수들의 에너지소모는 상당할 것이다. 이런 과정들이 선수들에게는 큰 스트레스로 다가올 것이다. 특히 사춘기 시절에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나는 축구선수인가, 학생인가’라는 고뇌에 빠져 두가지 진로에 대한 갈림길에서 갈팡질팡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결국 이러한 심리적인 압박으로 인해 경기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두 번째로는 축구시설이다. 최근 수많은 풋살구장 시설이 여러 지역에서 우후죽순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에는 땅이 없기 때문이다. 축구를 하기 위해선 큰 경기장이 필요하지만 축구경기장을 짓기 위해 수십억 이상이 드는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자영업자가 과연 우리나라에 얼마나 있을까? 그러나 풋살 구장은 축구장에 비해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그리고 엘리트축구시장 보다는 아마추어 대상으로 하는 ‘유소년 축구교실’, ‘생활축구 동호회’ 등이 수요가 많다 보니 조그마한 시설업을 하는 게 투자대비 리스크는 적고 수입은 더 높아 풋살구장시설업을 시작하는 사람은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런데 사업적으로는 괜찮은 아이템이 교육에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되고 있다. 엘리트 축구선수를 희망하는 초·중·고 학생들과 대학교나 프로무대에서 도태된 선수들이 ‘축구훈련을 할 수 있는 축구장’이 없어 꿈을 포기해야 하는 지경에 다다르게 됐다. 그들의 훈련장소는 축구장이 아닌 ‘풋살장’으로, 축구 경기력이 당연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

5v5 스포츠인 풋살은 엄연히 축구와는 또 다른 종목이다. 고객들에게는 ‘축구’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실상 그들은 ‘풋살’을 배우는 격이 된 셈이다.

마지막으로는 ‘해외 마케팅’이다. 최근 해외의 수많은 국가에서 한국에 대한 인기와 관심이 뜨겁다. 특히 K팝, 드라마·영화 등 한국의 컨텐츠산업 해외수요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삼성이나 현대와 같은 대기업들의 제품 수요 또한 꾸준하다. 이런 좋은 타이밍을 한국축구계가 놓치고 있지는 않을지 안타까운 마음이다.

K리그는 엄청난 가치가 내포되어 있는 축구시장이다. 특히 아시아리그에서 매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고, 적극적인 외국인 용병 선수들을 기용하며 국내이적시장에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킨다. 또한 비시즌마다 해외 강팀들과의 친선경기 및 자선경기를 선보이며 ‘축구 외교 강국’에 면모를 보여준다.

그러나 한국축구시장은 점점 위축되가고 있고, 축구팬들의 눈길은 해외축구로만 향하고 있다. 국내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이가 다같이 힘을 합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불철주야 해야한다.

지금이라도 ‘갈라파고스 현상’에서 하루빨리 탈출해 한국축구시장에 대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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