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황재선 동남보건대 교수가 전하는 '치기공사'
[인터뷰] 황재선 동남보건대 교수가 전하는 '치기공사'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2.05.04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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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보건대학교 치기공과 교수 황재선 학과장

[잡포스트] 김민수 기자 = 치기공은 예술과 과학의 만남이라고도 불리운다. 섬세하고 숙련된 치과 보철물과 교정 장치물 제작에 필요한 전문 기술 인력을 필요로 하는 치기공과는 치과 보철물을 만드는 방법과 부정교합을 치료하는 교정 장치물에 관한 이론과 실기를 다루고 있다.

치과기공사는 치과의사와 함께 우리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치아와 그 주위 조직에 필요한 보철물을 제작·설계·수리하는 의료기사이다. 특히 한국에서 치기공을 전공한 졸업생들이 국내와 국외에서 다양한 치과기공 분야에 진출해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러한 치과기공사들은 의료기사 중 유일하게 치과기공소를 단독 개설 운영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실제, CAD/CAM과 관련된 임플란트 기업, 다양한 의료기기 분야, 재료 개발, 판매 매출이 증가하면서 관련 기업의 취업률이 증가하고 있고, 치과기공이 디지털화 되면서, 치과기공사가 진출할 수 있는 직종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잡포스트는 치기공(학)과에 대해 보다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고자 동남보건대학교 치기공과 교수 황재선 학과장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동남보건대학교 치기공과 교수 황재선 학과장
▲ 동남보건대학교 치기공과 교수 황재선 학과장

▲ 치(과)기공사를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치기공사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황 교수 : 간단히 말씀 드리자면, 우리가 치아나 주위조직에 문제가 있어서 치과를 방문하게 되면 치과보철물로 수복하거나 다양한 교정장치를 제작해서 구강내에 장착하게 됩니다.

이러한 치과보철물과 교정장치물과 같은 치과기공물의 제작을 치과기공사가 하게 된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 치기공사라는 직업에 면허(라이선스)제가 있는 것으로 들었다. 치기공사가 되는 과정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싶다.

황 교수 : 치과기공사가 되기 위해서는 치기공(학)과에서 치과보철물 제작과 관련된 이론과 실습을 습득하여 졸업한 후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서 주관하는 치과기공사 국가시험에 합격하여 면허를 취득하여야만 치과기공사로 근무할 수 있습니다.

 

▲ 앞서 치과 관련 보철물을 언급해주셨는데, 어떤 보철물들을 제작하는지 또 어떤 과정을 거쳐 제작되는지.

황 교수 : 치과기공사는 치과의사의 진료에 필요한 작업모형, 교정장치, 충전물, 보철물, 임플란트 맞춤 지대주, 임플란트 상부구조의 치과기공물 등을 제작하게 됩니다.

이러한 치과기공물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제작하는데 금속, 세라믹, 레진과 같은 재료를 이용한 치과보철물을 제작하기 위하여 왁스를 가공, 주조, 연마, 세라믹 또는 레진의 축성, 연마를 하거나 부분틀니, 전체틀니와 같은 치과보철물을 제작하기 위하여 인공치를 구강상태에 적합하게 배열하여 중합하기도 합니다.

또한 교정환자들을 위하여 교정용 와이어를 치아에 맞게 구부려서 교정장치등도 제작하게 됩니다.

최근에는 치과에서 구강스캐너로 치아를 스캔하고 스캔 데이터를 활용하여 보철물을 디자인하고 가공하며(Dental CAD/CAM), 디자인된 데이터를 이용하여 삼차원(3D) 프린터로 보철물을 제작하기도 합니다.

▲ 치기공과를 전공한 이들이 졸업 이후 진출하는 분야에 대해 국내와 국외 사례를 자세히 알고 싶다. 또 차이점도 함께 설명을 부탁드린다.

황 교수 : 치기공과를 졸업하고 치과기공사로 종합병원, 치과병원의 치과 기공실, 치과 기공소에서 근무하거나, 치과재료 회사, 치과기기 회사, 의료기기 개발ㆍ제조 회사, 의료기기 수출입 회사, 의료정보 영상기기 개발 회사, 치과 기자재 관련 연구소 등에서 근무하기도 합니다.

또한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군무원, 보건직공무원등과 같이 보건ㆍ의료 관련 공공기관에서 근무하기도 합니다.

해외 취업은 대부분 미국, 독일, 캐나다, 호주, 일본, 중국, 베트남등 전세계의 치과기공소로 취업할 수 있습니다.

 

▲ 치기공 관련 자료를 찾아보면서, 국내보다는 해외인 캐나다 뉴질랜드 등에서 취업에 대한 이슈가 높은 것으로 볼 수 있었다. 실제 캐나다의 경우 기술과 경력이 뒷받침 되면 평균연봉이 $90,384(CAD)로 거의 9천만원에 육박하는 높은 연봉과 NOC B직군으로 영주권도 가능한 인기직업으로 설명이 되어 있던데 사실인가.

황 교수 : 네. 사실입니다. 앞서 세계각국의 해외 취업사례를 말씀드렸듯이 해외 여러 국가에서 한국 치과기공사의 기술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현실이어서 치과기공사는 해외에서도 유망받는 직종 중의 하나입니다.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에서 치과기공사 해외진출실무과정을 개설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에서 K-move, 청해진대학 사업을 운영하고 해외취업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 치기공과가 개설되어 있는 학교에서는 해외취업을 더욱 활성화 하기 위하여 다양한 해외 취업 연수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그렇다면 학생들을 가르치는 치기공과 교수이자 학과장으로서 사람들이 갖는 편견이나 오해 고정관념이 있다면.

황 교수 : 최근 들어 CAD/CAM, 3D 프린터등의 디지털 기기 발달로 치과기공사의 일자리가 위협 받고 치과기공사가 없어질 직업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여 치과보철물을 제작하다 보니 디지털 전문 치과기공사의 취업이 활성화 되고 있습니다.

또한 치과보철물 제작은 치과기공사만이 할 수 있도록 의료기사법에 명시되어 있으므로 디지털을 활용한 치과보철물 디자인 및 제작도 치과기공사만이 할 수 있는 업무 범위이므로 일자리나 직업이 사라지지 않고 더욱 발전하는 직업이 될 것입니다.

디지털 기기의 발달은 치과보철물 제작에 있어서 효율적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치과보철물은 디지털 기기들을 활용하여 정확하게 만들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심미적인 요인 또한 굉장히 중요합니다.

즉 자연치와 유사하게 만드는 심미적인 치과보철물 제작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아직까지 이런 심미적인 작업은 사람 손으로 하나하나 자연치의 형태와 색을 재현해내고 있습니다. 이런 개개인 환자의 자연치의 형태와 색은 기계가 아무리 발달한다고 해도 정확하게 재현하기는 힘들 듯 합니다.

즉 치과기공사의 손끝에서 개개인 치아 형태와 색을 정확하고 아름답게 재현해낼 수 있으므로, 치과기공사라는 직종은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결합된 직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자는 황재선 교수와의 인터뷰 중, 동남보건대학교 치기공과에 재학중인 학생 김리안(22)양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해보았다.

▲ 본인소개 및 치기공과에 지원하게 된 동기, 그리고 치기공을 전공한 이후 목표가 있다면.

동남보건대학교 치기공과에 재학중인 학생 김리안(22)양
동남보건대학교 치기공과에 재학중인 학생 김리안(22)양

김리안 학생 : 동남보건대 치기공과를 다니고 있는 3학년 김리안이라고 합니다. 제가 어릴 때부터 손으로 하는 일에 관심이 많아서, 그림을 그리거나 만드는 일에 흥미가 많다보니, 관련 된 여러 직업을 고민해보다가 치과기공사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기공을 배우면서 환자의 구강 내에 들어갈 보철물을 제작한다는게 굉장히 어려우면서도 섬세해야 하는 작업이라 혼자서 열심히 한다고 느는게 아니란 것을 느끼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기공일을 쉽고 정확하게 이해하고 치기공사가 될 수 있도록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치기공 강사가 되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아가 저희 학교 교수님들처럼 기공 분야에 영향력을 끼치고 기공을 알릴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치기공(학)을 배우면서 힘들었던 점과 반대로 보람이 있던 점이 있다면.

김리안 학생 : 힘들었던 점이라면 리메이크인 것 같습니다.

치기공사들이 제일 싫어하는게 리메이크, 즉 보철물 재제작이거든요. 보철물 제작은 많은 단계로 이루어져 하나의 단계에서 실수를 하면 최종보철물은 완성도가 떨어져 집중력과 정확성을 요구합니다.

또 하나 어려웠던 점을 꼽자면, 학교에서 실습을 할 때는 부정교합과 같은 이상이 없는 모델의 보철물 제작을 했었는데 실제 기공소로 들어오는 환자의 케이스는 그렇지 않은게 대부분이라서, 평소 배웠던 이상적인 형태대로 보철물을 제작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치과와 환자의 요청에 따라서도 형태가 많이 달라지기도 하거든요.

그래도 힘들었던 와중에 보람있었던 점을 꼽자면, 여전히 잘하지는 못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제가 만든 보철물을 보며 잘한다고 칭찬해줄 때 '치기공을 잘 선택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 치기공(학)과 지원을 희망하는 미래의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김리안 학생 : 저와 같은 길을 선택할 후배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치기공사라는 직업이 단순히 돈을 잘버는 직업이라고만 생각하지 않아줬으면 한다는 거에요.

기공물의 값만큼 많은 노력과 책임감으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치기공사에 관심이 있지만 기계의 발달로 전망이 없다고 생각하고 선택을 주저하는 친구들에게는 기계가 사람을 대체할 수 없고 오히려 기계를 다루는 사람이 기공에 지식이 있는 기공사여야만 한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황재선(동남보건대학교) 교수의 인터뷰로 돌아와 질문을 이었다.

▲ 치기공사로서, 그리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가장 보람 있었던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한다면.

황 교수 : 졸업한지 10여년된 제자와 우연히 길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면서, "교수님의 가르침 덕분에 가정을 꾸리며 치과기공사로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가장 보람을 느꼈습니다.

 

▲ 끝으로 치기공과를 지망하는 준비생들에게 그리고 치기공을 전공하고 사회로 나아갈 제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황 교수 : 4차 산업혁명의 발전으로 치과기공 분야도 디지털을 활용한 치과보철물 제작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기기를 활용하여 치과보철물을 제작해도 자연치와 같은 심미성을 재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국내 대기업 임원 회의에서는 급변하는 사회 분위기과 달리 장인정신 함양에 대한 교육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최첨단 IT기기를 개발하고 제작하는 업체들 또한 장인정신의 중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교육하여 제품이나 브랜드에 그 정신을 주입하여 보다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백제시대의 향로나 고려시대의 청자를 살펴보면 세밀한 부분까지 아름다움을 구현해내고 있습니다. 향로에 향을 피워보면 향로에 조각된 동물의 입을 통해 향이 나오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런 세밀한 부분까지 장인정신이 깃든 물품은 확대해보면 확대할수록 멋있는 부분이 나오며 그 아름다움은 경이롭고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치과보철물은 공장에서 찍어낸 기성품이 아니라 환자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심미적, 기능적, 해부학적인 여러 요소들을 분석하여 최신의 디지털기술과 장인정신을 통한 아날로그적인 기술들을 집약하여 제작하게 됩니다.

이렇게 하나의 치과보철물을 제작할 때에도 장인 정신을 지닌 치과기공사야말로 진정한 치과기공사라고 생각됩니다. 이런 장인정신을 가진 치과기공사,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치과기공사 이제 우리가 만들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인터뷰에 도움을 주신 동남보건대학교 치기공과 교수 황재선 학과장과 동남보건대학교 치기공과 3학년 재학생 김리안(22)양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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