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의 청년들이 남해군의 한 마을에서 모였다? 청춘어람 봉사단의 찾아가는 세대 소통 취미 교실, ‘청춘 한마당’
부울경의 청년들이 남해군의 한 마을에서 모였다? 청춘어람 봉사단의 찾아가는 세대 소통 취미 교실, ‘청춘 한마당’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2.09.2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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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포스트] 김민수 기자 =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우리는 단절의 시대를 살고 있다. 경남 남해군에는 지역사회가 연대하여 주민들의 청춘을 발굴하고, 지역과 세대가 통합하기를 바라는 봉사단과 지역주민들의 끈끈한 우정 이야기가 있었다.

청춘어람 봉사단은 지난 9월 24일, 경상남도 남해군 창선면 상신마을에서 ‘세대 소통 취미 교실, 청춘 한마당’을 진행했다. 이 행사에는 경남 청년인 정세준 봉사단장과 백성범 부단장, 하효민(창선초등학교 재학), 송민지(사천여자고등학교 재학), 최진주(사천여자고등학교 재학), 이명철(신라대학교 재학), 송수진(부산대학교 대학원 재학), 박지혜(부산대학교 대학원 재학), 이화형(남해 토피아 랜드 재직), 지소영(경남 청년 활동가 및 취미 교실 강사), 김해상(상신마을 이장) 등 28명이 참석했다. 그야말로 지역과 세대를 아우르는 소통의 장이었다.

사천시, 남해군 등 인근 지역의 자원봉사센터에서는 전염병 확산과 동시에 더욱 심해진 세대 간 단절 현상이 사회 문제로 거론되고 있는 지금, 본 활동의 등장은 시의적절하고 반가운 사건이라고 언급했다.

2013년 설립된 청춘어람 봉사단(이하, 봉사단)은 전국에서 세대를 아우르는 강연과 각 연령대에 맞는 교육 및 상담 활동 등 다양한 자원봉사를 진행하는 공익 단체이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주목받았던 활동은 ‘시니어 스마트 데이’와 ‘비대면 노인 취미 강좌’였다.

‘시니어 스마트 데이’는 지역주민들이 각 마을회관에 정기적으로 모여, 주민 주도로 진행하는 정보화 기기 교육 캠페인이다. 팬데믹 때문에 가족들을 만나기 힘들었던 노령층은 캠페인의 교육과정 중 영상통화나 SNS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자녀, 손주를 만날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캠페인은 점차 마을 노인들이 새로운 취미와 꿈을 찾을 수 있는 디지털 배움의 도전으로 변화했다. 활동의 양상도 변했는데, 처음에는 방문하는 봉사단원들의 주도로 진행되던 교육이 마을 자치를 통해 진행되기 시작했다. 마을이 교육의 객체에서 주체로 변화한 것이다. 또한, 참여 주체가 청년 교육주도자와 노년 교육대상자에서 각 세대로 퍼져나가면서, 마을회관이 소통의 기반이 되었다. 이런 맥락에서 청춘어람의 ‘시니어 스마트 데이’는 경남 사천시, 남해군 등지에서 노인의 디지털 정보격차를 완화하고, 활동적인 노인을 만드는 우수 활동 사례로 선정되었으며, 세대 소통의 실마리로 언급되고 있다.

‘비대면 노인 취미 강연’은 정보화 기기에 친숙해진 노령층이 자신의 잊었던 꿈, 개발할 기회가 없었던 재능, 만들 여유가 없었던 취미를 되찾을 수 있기를 바라는 청춘어람 봉사단원들의 작은 바람에서 시작되었다. 전염병 등의 외부 위협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실내에서 교육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에 반해, 몰입감이 낮고 실시간 소통 등 사회적 요구에 상응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봉사단원들은 이런 점에서 대면 취미 교실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요즘 코로나-19 상황이 날로 나아지면서, 대면 활동을 바라는 지역주민들의 요청에 용기를 얻기도 했다고 한다.

바야흐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앞선 두 활동의 연장선으로 기획된 것이 ‘세대 소통 취미 교실, 청춘 한마당’이다. 청춘어람 봉사단은 지난 2년간, ‘시니어 스마트 데이’와 ‘비대면 노인 취미 강연’을 진행하면서, 각 세대가 어떤 취미를 가졌는지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했었다고 한다. ‘청춘 한마당’은 설문에서 누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세부 프로그램을 적용하여, 지역과 세대를 잇는 시도이다. 구체적으로, 노래 부르기, 전통 놀이, 공예 만들기 등 여러 세대의 관심 취미에서 공통분모를 찾고, 사회 연대로 이어주는 활동이라 볼 수 있다.

정세준 봉사단장은 경남 남해군이 21년 ‘시니어 스마트 데이’가 활성화되었던 지역임을 밝히며, 봉사단이 없어도 마을 자치로 교육을 진행하는 등 변화한 마을 분위기에 대한 기대와 함께 상신마을을 시범 마을로 선정했다고 한다. 이달 행사는 ‘시니어 스마트 데이’(1부), ‘취미 교실, 청춘 한마당’(2부)으로 진행되었다. 1부는 행정 서비스와 은행 업무 서비스 등에 대한 교육과 오프라인 교재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2부는 봉사단과 주민들의 팀 매칭과 서로를 알아가는 팀 빌딩부터, 그립톡 만들기, 전통 공예, 윷놀이로 이어졌다.

활동을 마치면서, 지소영 봉사단원은 스마트폰 교육을 시작으로 배움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상신마을의 모습에 감탄했고, 최진주 봉사단원은 명절 같은 분위기 속에서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기회를 얻게 된 것에 감사함을 느꼈다고 소감을 나누었다.

‘청춘 한마당’의 사회를 맡은 이명철 봉사단원은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부·울·경의 청소년과 청년들이 경남 남해군에 모인 것에 한번 놀라고, 계속해서 몰려드는 마을주민들에 두 번 놀랐다고 당시의 상황을 회고했다.

김해상 상신마을 이장은 남해군 출신을 넘어서, 주변 지역의 청소년과 청년들이 마을에 방문해준 것에 절대적인 고마움을 전하면서, 취미 교실 등 청춘어람 봉사단이 가는 길에 조언과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지역주민들과 청춘을 찾아 나서는 청춘어람 봉사단의 다음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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