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愛人] 전주를 그리는 최도윤 디자이너
[문화 愛人] 전주를 그리는 최도윤 디자이너
  • 이승민 기자
  • 승인 2022.11.20 0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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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문화관광재단 예비관광벤처 공모에 선정돼 여성 창업가 변신
테블릿PC 사용해 직접 전주의 아름다운 곳곳 그려내 ‘전주 기념품으로’
“전주를 넘어 전북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죠”
대한민국 명소로 자리 잡은 전주 한옥마을의 한 곳에서 매일 천년전주의 아름다움을 그려내는 여성 창업가인 최도윤 디자이너.
대한민국 명소로 자리 잡은 전주 한옥마을의 한 곳에서 매일 천년전주의 아름다움을 그려내는 여성 창업가인 최도윤 디자이너.

[잡포스트] 이승민 기자 = “‘안녕, 전주는 전주 일러스트 및 캐릭터 일러스트레이션을 기반으로 다양한 전주 기념품을 만드는 브랜드입니다. ‘전주를 방문하는 모든 이들에게 인사를 건넨다는 슬로건으로, 여행객들의 추억을 담아갈 수 있는 기념품을 선물하고자 하는 소중한 마음을 담았습니다.”

한해 방문객이 1,0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대한민국 명소로 자리 잡은 전주 한옥마을의 한 곳에서 매일 천년전주의 아름다움을 그려내는 당찬 다자이너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굿즈샵 안녕, 전주여성 창업가인 최도윤(28) 디자이너다.

어릴 적부터 그림을 좋아하는 등 미술에 대한 욕망을 마음 한 부분에 간직한 채 이제는 테블릿PC를 활용해 전주의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그려내고 있다.

슥쓱~~~~스윽~~쓱쓱~~”

전주의 한 곳을 바라보며 거침없는 스케치를 시작한다.

이내 능숙한 솜씨로 마우스를 활용해 밑그림을 그리고, 과감하게 선을 그리는 모습에 ~대단한 실력이다내심 놀랬다.

그리고자 하는 대상의 특징을 살려 그림을 그리고, 채색까지 완벽하게 끝내는 모든 과정 하나하나에 온 정성을 다하는 모습 또한 더 놀라웠다. 더군다나 짧은 시간 안에 고품질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니 탄성이 절로 나왔다.

전주의 아름다움을 그리다 보면 제 스스로 힐링도 되지요. 단순화된 선으로 얼마든지 개성 있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를 직접 만다는 건 일상의 즐거움이며 굿즈로 제작해 지인에게 선물할 수도 있고 판매해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지요. 이 분야를 개척해 나가는 롤 모델이 되고 싶습니다.”

최도윤 디자이너는 테블릿PC를 활용해 전주의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그려내고 있다.
최도윤 디자이너는 전라북도 문화관광재단에서 실시하는 예비관광벤처 공모에 선정돼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

그는 전주에서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마치고 아버지의 직장을 따라 경기도 안양으로 옮겨 초중고 대학교를 마쳤다.

20살 때 가족이 다시 전주로 내려와 전주에서 회사를 잠시 다녔다.

회사 생활을 하는 도중 문득 나는 중학생 때부터 그림을 그렸고 디자인과를 졸업했는데 지금 하는 회사 일이 적성에 맞는 일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당연히 모든 사람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는 건 아니란 건 알고 있었지만, 그는 그 당시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단다.

다니던 회사를 나와 2년간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게 됐지만 항상 낙방해서 가족들이랑 주변 친구들에게 너무 미안했죠.”

올해 공무원 시험에 낙방했을 때에도 쉬지 않고 이것저것 도전해 보았지만 행복함을 느낄 수 없었단다.

결국 모든 일에 자신감이 떨어져 내가 제일 잘하는 게 뭘까? 아직도 그림을 잘 그릴까하라며 친구들에게 일러스트 그림선물, 카카오톡 이모티콘 만들기 등을 하다 마지막으로 우연히 전라북도 문화관광재단에서 실시하는 예비관광벤처 공모전에 지원하게 됐다. 시험 공모 파일을 열어봤지만 생소한 단어들뿐이라 지원하기까지 꽤나 힘들었다고 한다. 기념품 굿즈샵이라는 아이템 자체가 기본은 전공인 그림 분야다보니 용기를 내어 도전장을 내밀었다고 한다.

사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굿즈샵 아이디어를 처음 준건 제 친구들이에요. 공무원 시험 불합격통보 받은 다음날 간 여행에서 기념품 샵을 들렀는데 도윤아, 너가 이런 걸 한다면 아주 잘할 수 있을 건데 글지?” 라고 하더라고요

최도윤 디자이너는 전라북도 문화관광재단에서 실시하는 예비관광벤처 공모에 선정돼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
최도윤 디자이너는 테블릿PC를 활용해 전주의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그려내고 있다.

그는 그 당시엔 시험공부만 하며 살던 시기라 아 맞다! 나 미술대 나왔지라는 사실을 깨닫고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가 그림을 사랑하는사실을 잊고 있던 점을 일깨워 준 친구들이 고마웠다고 한다.

그 친구들은 중학생 때부터 친하게 지낸 친구라 제 그림실력을 아까워라 했거든요. 제가 얼마나 그림을 좋아하는지도 제일 잘 알던 친구들이었으니까요.”

친구들의 말 한마디가 아니었다면 그의 현재를 만들어 준 전주 기념품 굿즈샵이라는 아이템을 생각하지 못했을 거라 한다.

그저 혼자 전주 풍경을 그리면서 즐거워하는 정도로 끝내고 말았겠죠.”

그는 사실 공모 선정되고도 사업은 처음이라 가족들과 상의해서 포기하려고 했지만, 아버지 후배이면서 사회적 기업 미소능력개발센터 강현신 대표로부터 컨설팅을 받으며 큰 힘을 얻어 도전을 결정하게 되었다. 가장 큰 걱정거리이던 판로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도 제시해줘 조금씩 용기를 얻게 되었다고 한다. 앞으로도 궁금하거나 고민되는 부분은 많이 도움을 요청하고 배울 계획이라는 각오 또한 단단하다.

전주는 너무 좋은 관광도시지만 제가 다른 관광도시를 여행하면서 느꼈던 개선할 점들을 공모 제안서에 반영했고, 무엇보다 제가 바라본 전주를 그대로 그렸기 때문에 자신 있었습니다.”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최도윤 디자이너는 '안녕 전주'를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시키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

그는 고향은 전주지만 초중고 대학교를 모두 경기도 안양에서 다녔지만 방학 때 마다 항상 전주에 내려와 집 근처에 있는 한옥마을에 자주 갔다고 한다. 방학 때 봐왔던 한옥마을 특유의 정취랑 여유로움이 그에게 너무 신선하게 다가왔다고 한다.

전주는 음식만 먹고 가기엔 너무 아름다운 곳이지 않나 생각이 들었고, 가장 좋아하는 청연루(전주 한옥마을과 서학동 사이를 잇는 전주천 위의 무지개형 다리)에 앉으면 항상 편안한 마음이 들었죠.”

그는 1110안녕, 전주를 오픈했다. 여성이면서도 직장 취직에만 의존하지 않고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는 본인의 적성과 끼를 살려 창업가로서의 꿈을 시작한 것.

오픈식 날 오신 분들 모두 예쁘다, 귀엽다칭찬해주시는데 너무 뿌듯했죠.”

오픈 며칠 만에 첫 리뷰와 블로그 리뷰들이 생겼다고 한다.

그 중 기억에 남는 건 전주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하신 것 같아요!’ 라는 글이었는데 대충 한 줄 적어줄 수 있는 리뷰를 마음 담아 적어주신 것 같아서 정말 감동이었고, 제 의도가 전해진다는 게 신기했죠.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도 하게 됐죠

그는 내년부터 실시되는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또 전주시 공식 기념품으로 인정받는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전주의 아름다움을 상품화 할 수 있는 종류는 다양합니다. 달력, 엽서, 떡메모지. 엽서, 스티커, 테이프, 마우스패드, 휴대폰 케이스, 머크컵, 유리컵, 텀블러, 에코백, 파우치, 담요 등등. 뭐든지 굿즈로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고심했죠. 가장 중요한 건 아이디어와 캐릭터, 스토리라 생각합니다.”

최도윤 디자이너가 만든 초코파이와 한복을 입힌 ‘율무도령 키링(열쇠고리)’이 관광객들에게 제일 인기 많다고 한다.
최도윤 디자이너가 만든 초코파이와 한복을 입힌 ‘율무도령 키링(열쇠고리)’이 관광객들에게 제일 인기 많다고 한다.

아직 전시작품이 7~8종류 밖에 되지 않지만 틈틈이 작품의 다양화를 위해 여러 아이템들을 구상한다. 초코파이와 한복을 입힌 율무도령 키링(열쇠고리)’이 관광객들에게 제일 인기 많다고 한다. 조만간 핸드폰 뒤에 붙일 수 있는 품목인 그립톡도 추가될 예정이란다.

아무래도 주변 자영업자 시선에는 제가 어리기도 하고 품목이 기념품 샵이다 보니 이런 거 팔아서 돈이 되겠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시간되면 중국 나가서 물건 떼 오라고 하는 분도 계시고...”

그는 전주를 알리려고 시작한 건데 흔한 소품을 팔면 그 취지에서 벗어나는 거라 귀담지 않는다. 묵묵히 그의 길을 갈 뿐이란다.

그는 앞으로 시즌별 제품도 출시해보고 싶다는 각오다. 비록 커다란 공간은 아니더라도 마음 편하게 작업을 하며 관광객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생각에 행복함도 느꼈다.

그는 전주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목적을 가지고 시작한 일이니만큼 안녕, 전주제품을 다른 지역이나 나라에 나눠주는 판촉물이나 홍보물 등으로 공공기관들과 협업도 진행해보고 싶다고 한다.

그저 흔한 기념품 샵이 아닌, 전주스러움이 듬뿍 담긴 기념품 굿즈샵으로 전주에 찾아오는 모든 이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추억을 선물해주는 기념품 숍을 만들고 싶어요.”

오픈 준비할 대 가장 큰 고민은 그가 그린 그림을 원하는 색상을 담아낼 수 있는 인쇄업체를 찾는 일이었다. 대부분 업체들이 대량 주문만을 원해 오픈 초기라 소량을 주문할 수밖에 없어 업체들의 거절로 인해 선정이 힘들었단다.

진로에 대한 걱정이 많았지만 지금은 좋아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어 행복하고, 특히 저의 고향인 고즈넉한 전주의 아름다움을 제 스타일대로 알릴 수 있어 더없이 행복합니다.”

그에게 가족들의 응원은 힘의 원천이다. 힘든 일도 가족들의 사랑을 생각하면 이겨낼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된단다.

일 준비하느라 예민해진 딸의 투정을 받아주며 매일 10첩 반상 도시락 싸다주는 엄마와, 무슨 일이든 지지해주고 묵묵하게 응원해주는 아빠 덕에 항상 제가 도전하고 지금 이렇게 다시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양하게 디자인된 상품과 깔끔하고 화사한 내부 인테리어 덕분에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는 등 한옥마을의 핫한 ‘포토 존’ 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다양하게 디자인된 상품과 깔끔하고 화사한 내부 인테리어 덕분에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는 등 한옥마을의 핫한 ‘포토 존’ 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는 작품이 나올 때마다 인스타그램을 통한 홍보에 열심이다. 다행이 반응이 좋아 댓글로 응원하는 손님들도 점차 많아져 힘이 절로 난단다. 특히 다양하게 디자인된 상품과 깔끔하고 화사한 내부 인테리어 덕분에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는 등 한옥마을의 핫한 포토 존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 작품의 주요 연령층이 10대에서 20, 30대 등 젊은 층이 주 고객이라 조금 아쉽죠. 나이 드신 어른들의 눈높이에도 어필할 수 있는 다양한 작품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북 각 시군의 유명 관광지도 하나씩 작품으로 만들어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그는 벽화와 일러스트 등 예술가로서도 다양한 활동과 경험도 탄탄히 쌓아가겠다는 의지다.

전주 곳곳을 그림으로 그려내는 이색적인 행보로 점차 한옥마을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해가는 최 디자이너. 마우스로 만든 붓을 든 그는 오늘도 전북의 아름다움을 하나씩 펼쳐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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