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감 없는' 엘클라시코, 레알마드리드 3:1 승리
'무게감 없는' 엘클라시코, 레알마드리드 3:1 승리
  • 김현수 기자
  • 승인 2020.10.26 10:3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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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Marca 공식 홈페이지)
(사진 출처 = Marca 공식 홈페이지)

[잡포스트] 김현수 기자 = 레알마드리드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3:1 승리를 거뒀다.

24일(한국시간) 바르셀로나 홈구장 캄프누에서 열린 엘클라시코는 역대 엘클라시코 중 가장 '썰렁한' 경기가 아닐까 싶다. 코로나19 여파로 관중 없이 경기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양 팀 회장, 이사진, 기술팀, 선수단 등 꼭 필요한 인원 340명 정도는 경기장 출입 허가를 받았다.

과거에는 호날두와 메시의 대결, BBC라인(벤제마, 베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과 MSN라인(메시, 수아레즈, 네이마르)의 대결 등 흥미진진한 볼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현재 레알엔 벤제마, 바르샤는 메시만 남아있다. 양 팀 모두 '빅네임'이라 불릴 만한 선수들이 팀을 떠났다.

레알마드리드는 2018년 호날두를 유벤투스로 떠나 보내며 '팀의 간판'을 잃었다. 이어 잦은 부상과 여러 불화설로 가레스 베일을 지난 9월 토트넘으로 1년간 임대를 보냈다. BBC라인 중 벤제마만 남았으나 그의 나이 만 33세로 노장이고 예전의 폼은 아니다.

'최고의 테크니션' 네이마르는 메시의 그늘에서 벗어나고자 2017년 바르셀로나에서 파리생제르망으로 이적했다. 바르셀로나는 네이마르가 남긴 이적료 수익으로 필리페 쿠티뉴(전 리버풀 소속)와 우스망 뎀벨레(전 도르트문트 소속)를 야심차게 영입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지난 9월 수아레즈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바르셀로나에 새로 부임한 로날드 쿠만 감독이 2분 남짓한 전화통화로 그에게 일방적 방출 통보를 했다.

현재 양 팀의 스쿼드를 살펴보면 대게 어린 유망주 선수들과 노장선수들로 이루어져 있다. 아직 축구팬들에게 익숙치 않은 이름의 선수들이 많고 슈퍼스타들간의 대결구도가 없다 보니 엘클라시코의 무게감은 과거에 비해 현저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나마 메시와 라모스의 대결구도로 '창과 방패의 싸움' 정도겠다.

승리의 주역에는 역시 '캡틴' 세르히오 라모스의 역할이 컸다. 라모스는 부상에서 복귀하자마자 바르셀로나전 풀타임을 소화했다. 아직 건재한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를 잘 막아내며 레알 수비진을 잘 이끌었다.

2연패중이던 레알마드리드는 지단감독의 경질설까지 돌며 팀 내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하지만 이번 엘클라시코전 승리를 통해 지단은 한 시름 놓았다.

양 팀의 경기 초반은 치열했다. 전반 5분 벤제마의 스루패스를 받은 발베르데가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이어 전반 8분 안수파티가 동점골을 넣었다. 메시는 왼쪽 측면으로 뛰는 조르디 알바에게 감각적인 로빙 패스를 줬다. 알바는 논스톱 땅볼 크로스를 했고, 골대로 뛰어오던 안수파티가 가볍게 골대로 밀어 넣었다.

후반 13분 라모스가 페널티킥을 얻었다. 프리킥 상황에서 랑글레가 라모스의 유니폼을 잡아당겼고 이에 심판은 VAR판독을 하여 PK를 선언했다. 라모스는 본인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스스로 차며 역전골을 넣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라모스가 넘어지는 동작에서 과장된 몸짓이 PK유도를 위한 헐리웃 액션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경기 막바지 교체되어 들어간 모드리치의 추가골까지 더해지며 경기는 레알마드리드의 3:1 승리로 끝이 났다.

이번 경기를 통해 로날드 쿠만감독의 선수 기용 능력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정규 시간 종료까지 9분 남긴 상황에서 3명을 교체 했다. 트린캉, 뎀벨레, 그리즈만을 한꺼번에 투입했지만 이미 승기는 레알마드리드로 기울어진 상황이었다.

바르셀로나는 4-2-3-1 포메이션이다. 수아레즈가 빠진 현재, 메시가 혼자 덩그러니 원톱으로 있다. 타깃형 스트라이커가 없는 바르셀로나는 사실 '제로톱'에 가깝다. 메시 밑에 쿠티뉴가 자리하고 있고 경기력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하지만 굳이 레전드급 수아레즈를 내보내고 메시의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줄이면서 '쿠티뉴 살리기 프로젝트'에 목매는 이유가 무엇일지 의심된다.

부스케츠와 프랭키 더용의 겹치는 플레이 스타일도 지적 받는 부분이다. 두 선수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동시 기용 하는 것이 비효율적 일 수 있다. 부스케츠는 좀 더 수비적이고 더용이 좀 더 전진하는 스타일 이라는 차이는 있지만, 레알의 카세미루와 같은 '파이터형' 미드필더거나 과거 사비나 이니에스타처럼 몸의 움직임이 날렵하거나 드리블로 상대수비진영을 휘젓는 스타일도 아니다. 바르셀로나의 미드필더진 선발라인업을 두고 더 고민해 봐야 한다.

시즌 초반부터 로날드 쿠만감독의 대대적인 팀 리빌딩 프로젝트는 삐그덕거리고 있다.

수아레즈는 바르셀로나로 이적 이 후 첫 시즌과 지난 시즌을 제외하고는 매 시즌 라리가 득점순위 3위를 벗어난 적이 없었다. 지난 시즌도 부상으로 여러 경기를 나서지 못했고, 리그 28경기 16골 8도움을 올리며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그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 이후 5경기 4골 1도움을 올리며 팀의 리그 무패 행진을 이끌고 있다. 이런 그를 일방적으로 내보낸 쿠만 감독이 비난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분위기라면 메시는 바르셀로나와 재계약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메시는 여러 차례 바르셀로나 보드진과 의견충돌이 있었다. 거기다 감독과의 사이도 그리 좋지는 못하다. 네이마르와 '단짝' 수아레즈까지 잃게 된 그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다른 클럽으로 이적 할 확률이 높다. 만약 메시가 라리가를 떠난다면 스페인 축구리그는 더 이상 흥행보증수표가 아닐 것 이다.

시즌이 더 진행되면서 레알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이 두 팀이 어떤 식으로 팀을 개편해나가고 위기를 극복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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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주 2020-10-26 20:37:14
이번 엘클라시코 경기는 편파판정의 의혹이 있긴 하지만 바르셀로나 선수들 모두 열심히 싸웠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진다고 뭐가 달라지나요 바르셀로나가 더 잘한다는 건 변함없는 사실이니깐요. 그러니 바르셀로나 선수분들 위축되시지 말고 모두 힘을 내서 챔스상대 유벤투스 이겨봅시다 아자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