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사비, 평화의 나라!', ‘아좌태자’ 役 김형식
뮤지컬 '사비, 평화의 나라!', ‘아좌태자’ 役 김형식
  • 김강현 기자
  • 승인 2020.11.0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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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사비, 평화의 나라!' 아좌태자 役 김형식

[잡포스트] 김강현 기자 = 지난 10월 24일 토요일 오후 2시, 국립 부여 박물관 극장 사비마루에서는 1400년 전 백제 왕가의 3대에 걸친 역사 실화 창작 뮤지컬 ‘사비, 평화의 나라!’의 특별 시사회가 열렸다.

공연 제작사 ‘휴빛 프로덕션’의 첫 장편 뮤지컬이라 할 수 있는 ‘사비, 평화의 나라!’는 긴박하면서도 서정적인 이야기 구조가 펼쳐지며 장중한 감동과, 상업적 재미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등장하는 인물들 하나하나가 명확한 개성을 가지고 있으며, 배우들의 진실성 있는 연기로 그 실존감은 더욱 흡입력 있게 관객을 극으로 끌어들인다.

소재가 된 역사 실화 자체가 매우 드라마틱한 사연을 가지고 있다. 백제의 26대 왕인 성왕 ‘부여 명농’의 손자이자 27대 위덕왕 ‘부여 창’의 아들인 ‘아좌태자’. 그는 현 일본 지폐에 그려져 있는 ‘쇼토쿠 태자’의 초상화를 그린 인물로 그의 스승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현재 일본에는 아좌태자의 신사가 존재하고, 그 신사에서는 아좌가 신으로 모셔져 있기도 하다.

엄연히 왕권을 승계할 대상이었던 ‘아좌태자’는 어째서 아버지 위덕왕으로부터 왕위를 물려받지 않고, 일본에 사신으로 떠나서 돌아오지 않은 채 그곳에서 일생을 마쳤을까. 많은 학자들이 당시 백제 왕실 내부에 존재하던 권력의 암투를 예상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사비, 평화의 나라!’에서 그려진 이야기는 백제 왕가의 후손으로서의 운명에서 벗어나 일본으로 건너가 ‘평화의 왕’으로서 생을 마치고 신이 된, ‘아좌태자’의 전사이기도 하다. ‘아좌태자’ 역을 맡은 김형식 배우는 “우여곡절 끝에 감사하게 배역을 받았고 사정이 있어 오랜만의 복귀작이었다. 몇 배는 더더욱 감사하며 겸손하게 그 어느 때보다 집중해서 임하려 노력했다. 더구나 제작사의 모토가 ‘즐겁게 웃으면서 작업하자’ 다 보니 배우를 위한 배려와 존중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었다. 덕분에 연습실 분위기가 나쁠래야 나쁠 수가 없었고, 배우들끼리의 케미, 넘어서 연출부와의 호흡도 좋았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제발 이벤트 좀 그만-! 이라는 비명이 나올 정도로 휴빛 작가님이 자주 배우들을 위한 축하 이벤트를 열어주셨던 부분은 정말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작품 제목만큼이나 평화로웠던 이런 환경 속에서, 단순히 내가 맡은 역을 넘어 이 작품 전체를 반드시 살리고 끌어올려 많은 분들께 사랑받는 작품이 되게끔 하자고 다짐했다. 이곳에 다다르기 전까지 여러모로 아픔을 겪었던 터라 아픔을 삼키고 인내해야 하는 아좌를 연기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겪은 것이 많은 만큼 용서와 인내, 아픔과 슬픔의 감정들이 너무나 가슴에 와닿았던 작품이다"라며 "더욱이 놀랐던 건 이 작품이 그동안 우리에게는 알려지지 않았던 실제 삼국시대의 백제 이야기라는 점이었다, 어쩌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도 많은 아픔과 슬픔 속에 살아가고 있지만, 옛날 삼국시대를 살아가던 인물들의 감정도 그리 큰 차이는 없었겠구나, 싶었다. 오히려 그 점이 조금은 덜 부담스럽게 작품에 임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아좌’라는 인물은 평화를 상징하는 인물이며, 나아가 희망적인 미래를 향해 살아가는 ‘삶’을 상징하는 인물이라 생각한다. 나라의 명맥이 끊길 수 있고 모든 것이 뒤바뀔 수 있는 위태위태한 상황 속에서 희망과 평화를 바라고 꿈꾸었던, 단순히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이 아닌, 그 누구보다도 견딜 수 없었을 법한 아픔과 슬픔을 이겨내고, 그렇게 용서하고 나아가 멈추지 않고 계속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 존재만으로도 누구보다 평화를 바랐고 성품이 뛰어났던 선왕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라며 "사극이며 시대극이라 했을 때 일반적으로 느껴지고 보여지는 시선과 이미지가 있다. 이 작품 역시 소재로만 본다면 언뜻 무겁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작품이지만, 관객들이 즐길 수 있도록 많은 스릴과 위트를 녹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배우들 개개인들의 역량이 참으로 뛰어나서, 충분히 감동과 함께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될 거라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극 중 왜(백제 시대의 일본)의 바닷가에서, ‘아좌태자’는 “아니됩니다, 복수는 아니됩니다! 아바마마께선 그리 말씀하셨습니다. 용서하라고요!”라고 울부짖는다.

그들이 꿈꾸던 불멸의 이상세계는 ‘용서’로 인해 완성되어지는 세상이었던 걸까. 나라 간 이권과 나라 안 권력다툼으로 서로가 서로를 죽이던 시대에 ‘용서’라니, 그 울림이 굉장하다. 사극이며 시대극이라는 고정관념을 떠나 이 시대의 우리들에게 그 인물들이 외치고자 하는 바 역시 강렬하기에 그들이 더 많은 관객들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형식 배우는 마지막으로 관객에게 "우리 극 중에 나오는 대사이다. ‘내가 살기 위해, 그대를 구하리.’ 준비 기간 중 늘 이 말을 기도처럼 말하고 살았다. 이 시국에 많은 분들께 감동과 즐거움을 드리기 위해 하루하루 막연하며 불안한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과정이 순탄치 않았던 만큼 더욱 한마음으로 뭉쳐 완성도를 높였다. 우리가 살기 위해, 이 시국 속에 힘겨워하고 지쳐있는 분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녹여드리고자 한다”고 전했다.

창작 뮤지컬 ‘사비, 평화의 나라!’는 ‘휴빛 프로덕션’의 대표이자 작가인 휴빛이 극본 및 작사를, 임한창, 김태성이 각각 연출과 조연출을, 유결과 김기상이 음악감독을, 필요리가 안무를 맡았다. 그 밖 무대 정용현, 소품 윤미연, 조명 김종석, 영상 정혜지, 의상 김주예, 분장 박대현 등의 디자이너들이 참여해 작품에 완성도를 더했다.

또한 유명 캘리그라퍼, 김정기 작가가 승려 겸익으로 출연하여 대형 캘리 퍼포먼스를 선보여 놀라움과 신선함을 더했다.

그리고 배우 김형식 외 안덕용, 이환의, 김태현, 김경모, 박종민, 김진철, 조성준, 박현석, 채송화, 김슬비, 오하윤, 석재승, 강민수, 양민걸, 안태웅, 이지혁, 박동비 모두 총 18명의 배우가 무대 위에 출연해 열정적인 연기를 펼친다.

특별 시사회를 마친 뮤지컬 ‘사비, 평화의 나라!’는 오는 12월부터, 네이버 TV에서 런칭 된다. 홍보영상 및 대표 넘버들을 선공개한 후, 인터파크에서 온라인 관람권을 오픈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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