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평 시와 함께하는 세상] "비상계엄 후 국회"
2025-01-02 구웅 기자
"비상계엄 후 국회"
시인 김 평
비상계엄, 새벽.
누군가의 눈물,
아무도 마주치지 않는다.
길 위 신호 꺼지고,
"통제된 자유",
"필요한 희생".
지하철, 얼어붙은 발걸음,
빈 자판기, 꽃잎은 콘크리트에 묻히고,
굳은 손끝을 기다린다.
하늘, 피가 떨어지고,
소리 없는 파도,
거리의 먼지 속 묻힌다.
여와 야, 국회 안.
피로 물든 손끝,
주먹은 칼처럼 날아든다.
서로 조르고,
서로 비난하며,
붉은 물결 흐른다.
"너희가 나라를 지킨다고?"
"이 땅에 희망이 남았냐?"
검은 피 속에서
일어나는 것,
새로운 길.
국회는 붉게 타오르고,
다시 해가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