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평 시와 함께하는 세상] "깜짝쇼 비상계엄"

2025-01-02     구웅 기자
시인

"깜짝쇼 비상계엄"

                시인 김 평

그날 밤,

법치와 민주주의는 한순간에 무너졌다.
비상계엄이란 이름은
헌법 위에 군림하며
국민의 목소리를 강제로 침묵시켰다.

여섯 시간,
그 짧은 시간은
단순한 깜짝쇼가 아니었다.

군홧발 소리가 민주주의의 심장을 짓밟고,
차가운 명령이 자유의 숨통을 조였다.

이것은 역사의 반복이었다.
과거의 독재가 그랬고,
오늘의 권력도 다르지 않았다.
밤을 틈타 퍼져나간 비상계엄의 망령은
국민이 지켜온 피의 역사를
또다시 능멸했다.

여와 야,
정치라는 무대 위의 배우들은
각자의 가면을 쓰고
동일한 책임을 외면했다.
권력을 향한 탐욕은 같았고,
국민은 그 탐욕의 대가를 치렀다.

그러나 역사는 기록한다.
그날의 어둠이 단지 우연이 아니었음을.
그날의 침묵이 단지 공포가 아니었음을.
비상계엄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그 깜짝쇼는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었고,
모든 자유를 짓밟은 폭력이었다.

시간이 흘러,
그날의 진실이 밝혀질 때,
그들은 역사의 법정에서
피할 수 없는 심판을 받을 것이다.
어둠은 빛을 가릴 수 없고,
침묵은 진실을 묻을 수 없다.
민주주의는 다시 일어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