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정보] 번아웃증후군 치료, 자율신경실조증 증상 고려해야
[잡포스트] 전진아 기자 =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사회에서, 우리의 몸과 마음은 지치기 쉽다. 충분한 휴식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피로 증상과 우울감, 무기력감을 호소할 때 우리는 ‘번아웃(burn out)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이는 의학적으로 인정된 용어는 아니지만, 2019년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만성직장스트레스’로 규정되었다. 소진(消盡) 증후군, 연소(燃燒) 증후군, 탈진(脫盡) 증후군이라고도 한다.
번아웃증후군 증상은 생리적, 정신적, 행동적 측면에 모두 영향을 미친다. 우울감, 무기력증, 공허함, 극도의 피로감을 느끼며 바닥난 인내심으로 인해 쉽게 분노와 짜증이 치솟는다. 면역력이 저하되어 감기 등 감염질환에 취약하다. 사소한 일에도 과민반응 하게 되고, 완벽주의적 관념과 강박증에 시달릴 수 있다. 머리가 멍한 브레인포그 증상, 불면증과 같은 수면장애 또한 자주 관찰된다. 번아웃증후군 증상 자체가 불안장애, 우울증, 자율신경실조증 양상을 공유하기도 한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가해진 자극에 대응하기 위해 교감신경계가 항진되어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을 활성화한다. 이에 코르티솔, 노르에피네프린과 같은 여러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해소되지 못한 불안감과 우울감이 지속되면 이러한 신경 기능과 호르몬 항상성이 깨지면서 피로물질이 쌓이게 되고 신체에 필요한 에너지가 공급되지 못한다.
또한 교감신경 항진 증상은 심박수를 증가시키고, 호흡을 가쁘게 하며, 발한 작용을 촉진한다. 이러한 작용에 의해 심장 두근거림, 가슴 답답함, 호흡곤란, 메스꺼움, 어지럼증, 식은땀과 같은 신체화장애가 유발되며 안구건조증, 구강건조증, 뒷목 어깨의 뻣뻣한 통증 또한 수반될 수 있다. 이러한 자율신경계 이상 증상들은 불면증, 공황장애, 불안장애, 기분장애 등 정신과 질환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이러한 직장스트레스, 번아웃증후군, 만성피로증후군 증상 양상이 지속되면 좋지 않은 이유는 이들이 다양한 신경정신과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항상 일정 정도의 스트레스를 견디며, 그 상황 당시에는 힘들지만 시간의 경과에 따라 다시 이전상태로 회복하는 항상성을 가지는데, 특정 종류의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누적되면 어느 순간에는 스트레스 이전상태로 회복을 못 할 정도로 자율신경계 균형이 무너지게 된다. 소화, 수면 등 기존에 체질적으로 취약하던 부분부터 시작하여 점차 복합적인 형태의 증상으로 발전하는 양상을 보인다.
인체 내부 자율신경 기능이 저하되면, 자율신경기능이상에 의해 여러 신체화장애 증상이 중첩되어 나타날 수 있다.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 부교감신경 기능으로 나누어져 서로 길항작용을 통해 인체 항상성을 조절하고 있는데, 이러한 기능에 이상이 발생하면 심혈관·호흡·소화·비뇨기 및 생식기관의 기능이 영향을 받게 된다. 몸 곳곳의 섬유근육통 증상과 함께 두통, 소화불량, 흉통, 복부 팽만감, 변비, 설사, 빈뇨, 입마름 증상과 같은 신체 불편함이 나타난다.
또한 대뇌변연계에 위치한 편도체는 스트레스반응과 감정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러한 편도체가 과잉 활성화되면 불안과 같은 공포 반응이 과도하게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피로감, 무기력증과 함께 불안감, 우울감이 지속된다면 치료를 시작하여 동반될 수 있는 자율신경실조증, 불면증, 불안장애, 우울증, 공황장애 증상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 과잉된 편도체 기능 조절과 함께 약화 된 자율신경 기능의 회복을 통해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은 전반적인 신체 증상 및 정서불안 완화에 도움이 된다. 또한 명상, 심호흡을 통해서 스트레스 상황에 유연한 대처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한다.
글: 청주 휴한의원 조민정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