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비상경영 체제 돌입…"임원 급여 삭감·희망퇴직 검토"

2025-03-14     김지환 기자
ⓒ현대제철

[잡포스트] 김지환 기자 = 현대제철이 심각한 경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장기화된 노사 갈등과 철강 업계의 침체 속에서 강도 높은 자구책을 마련해 위기 극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4일 현대제철은 "전 임원의 급여를 20% 삭감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검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아울러 해외 출장 최소화 등 원가 절감 조치를 병행해 경영 정상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현대제철은 국내 건설경기 악화로 인해 포항 2공장 가동을 축소한 상태다. 이에 따라 포항공장 기술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으며, 일부 인력을 당진제철소 및 인천공장으로 전환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중국과 일본의 저가 철강재 유입으로 시장 점유율이 위협받고 있어 후판·열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제소도 진행 중이다. 여기에 미국에서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출범할 경우 25% 관세 부과 가능성이 커지면서 추가 부담도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65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경영 위기 속에서도 1인당 평균 2,650만 원(기본급의 450%+1,000만 원) 수준의 성과급 지급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 측은 이에 반발하며 "현대차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라"고 요구하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노조의 반복된 파업에 대응해 현대제철은 지난달 24일 당진제철소 냉연 공장의 핵심 설비 가동을 중단하는 직장 폐쇄를 단행했다. 1953년 창사 이래 처음 발생한 직장 폐쇄 조치다. 이후 지난 12일 사측이 직장 폐쇄를 해제하고, 13일 노조도 파업을 중단하며 협상이 재개됐으나 이날 협상이 결렬되면서 노조는 13일 야간 근무부터 다시 파업에 돌입했다.

경영 위기 속 현대제철이 강도 높은 자구책을 마련하며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