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원빈, ‘아저씨’로 재발견된 배우…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닮은 길

2025-03-18     이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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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포스트] 이숙희 기자 = 배우에게 있어 역할은 때때로 배우 자체를 재정의하는 순간이 된다.

할리우드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그랬던 것처럼, 한국에서는 원빈이 그러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1996년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얼굴을 알렸으나 당시에는 ‘잘생긴 배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1997년 ‘타이타닉’에서 잭 도슨 역을 맡으며 그의 매력이 폭발했고, 많은 이들이 그를 재평가했다.

국내에서도 원빈에게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데뷔 초부터 ‘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라는 찬사를 받았고, ‘가을동화’에서 감성적인 캐릭터를 연기했으나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그러나 2010년 ‘아저씨’를 통해 그는 단순한 ‘꽃미남 배우’가 아닌, 강렬한 카리스마를 지닌 액션 배우로 재탄생했다.

‘아저씨’는 특작부대 출신 전당포 사장 차태식(원빈)이 유일하게 마음을 열었던 소녀 소미(김새론)를 구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상처까지 치유받는 이야기다. 이정범 감독의 스타일리시한 연출과 원빈의 깊이 있는 연기가 어우러지며 한국 액션 영화의 한 획을 그었다.

봉준호 감독조차 ‘마더’에서 원빈을 다르게 활용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을 정도로 ‘아저씨’는 원빈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강렬한 작품으로 남았다. 홍콩 느와르 영화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한 시대를 대표하는 액션 아이콘으로 그를 자리 잡게 했다.

‘아저씨’ 이후 원빈은 긴 공백기를 가졌지만, 그의 존재감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리고 이 작품이 인생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도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제기되며 또 다른 의미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