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성과급 갈등 속 비상경영 돌입…희망퇴직 검토

2025-03-18     김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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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포스트] 김지환 기자 = 현대제철이 성과급 문제를 둘러싼 노사 갈등 속에서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희망퇴직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의 25% 철강 관세 부과와 중국발 저가 철강 공세로 인한 경영 악화 속에서 회사 측이 강도 높은 자구책을 내놓은 것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14일 입장문을 통해 “전 임원의 급여를 20% 삭감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외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어 강력한 조치가 불가피하다”며 “해외 출장 최소화 등 다양한 원가 절감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현대제철은 포항 2공장 등 일부 공장의 가동을 축소하고 있으며, 기술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한편 당진제철소와 인천 공장 전환 배치도 추진 중이다.

경영 부담을 가중시키는 또 다른 요인으로는 한국 철강 제품에 대한 미국의 25% 관세 부과와 중국·일본 철강재의 국내 시장 잠식이 꼽힌다. 현대제철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무역위원회에 후판과 열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제소를 진행 중이다.

성과급 문제를 둘러싼 노사 갈등도 계속되고 있다.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해 9월 이후 22차례 임단협을 진행했으나 성과급 지급 규모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회사는 당기순손실 650억 원을 기록한 상황에서 기본급 450%와 1000만 원을 포함한 성과급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현대차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며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지난달 24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당진제철소 냉연 공장의 핵심 설비 가동을 중단하는 직장폐쇄 조치를 단행했다. 이에 노조는 순천 공장에서 부분파업으로 맞섰다. 이후 회사가 12일 직장폐쇄를 해제하고 노조도 파업을 중단하면서 협상이 재개됐지만, 재협상은 10분 만에 결렬됐다. 노조는 기존보다 상향된 ‘기본급 500%+1800만 원’의 성과급 지급안을 요구했으나, 회사 측은 추가 제시안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노조는 당진제철소 냉연 공장에서 다시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면 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조속한 협상 복귀를 촉구했다. 반면, 금속노조 관계자는 “현대차 그룹사보다 낮은 성과급 인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회사가 성의 있는 추가 제시안을 내놔야 협상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