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미술관, 겸재 정선 대규모 전시로 진경산수화의 진수 선보여
2025-04-14 이숙희 기자
[잡포스트] 이숙희 기자 =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호암미술관이 조선 회화의 거장 겸재 정선의 작품을 집중 조명하는 특별 전시를 열고 관람객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이번 전시는 정선의 대표작을 포함해 색채와 구성을 통해 그만의 독보적인 미감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돼 다시 보기 힘든 대규모 전시로 평가받는다.
호암미술관과 간송미술관이 함께 힘을 모은 이번 전시는 국보 ‘금강전도’, ‘인왕제색도’를 비롯해 평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정선의 다양한 그림들이 공개됐다. 특히 정선의 색감 사용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금강전도’에서는 금강산의 하늘을 과감한 푸른색으로 표현해 눈길을 끌었으며, ‘홍관미주도’에서는 일곱 빛깔 무지개가 등장하는 등 조선 화단에서는 보기 드문 색채가 눈에 띈다. ‘여산초당’의 붉은색 난간과 동자의 봇짐, ‘사문탈사’ 속 분홍색 벽면 등도 정선의 독창적인 색채 감각을 드러낸다.
이번 전시에서는 정선의 자화상으로 추정되는 ‘독서여가도’도 포함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그림 속 선비는 툇마루에 앉아 해당화를 바라보고 있으며, 책장이 있는 사랑방과 손에 든 부채 속 그림까지 정선의 회화 세계가 섬세하게 담겼다.
호암미술관의 겸재 정선 전시는 진경산수화를 넘어서 조선 화단에서 정선이 어떤 예술적 시도를 했는지를 조망할 수 있는 기회로, 고전 회화의 깊이를 새롭게 느낄 수 있는 봄 전시로 손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