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 작은 등불, 시대와 신앙을 잇다 - 대법교 석암 강희준 스님

2025-05-05     김성욱 기자

[잡포스트] 김성욱 기자 =진주의 작은 등불, 시대와 신앙을 잇다 - 대법교 석암 강희준 스님

2025년 5월 5일, 올해는 부처님오신날과 어린이날이 함께 찾아왔다. 하나는 자비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이고, 다른 하나는 희망의 싹을 기리는 날이다.

이 특별한 날, 경남 진주시의 조용한 골목에 위치한 ‘석암역사문화재단 박물관’은 그 둘을 함께 품은 듯 조용하고 따뜻한 기운으로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대법교의 수행자, 석암 강희준 스님이 있다.

석암 스님은 대법교 소속으로 오랜 시간 충북 충주에서 ‘고불선원’을 운영하며 불교 수행과 사료 연구를 병행해 왔다. 대법교는 불교 전통과 수행을 기반으로 하면서, 조선 말기 이후 나타난 민중 신앙, 선도(仙道) 사상, 유교적 가족주의 등을 포괄하며 현대적으로 계승된 종교 단체다.

이 종단은 다양한 사상 전통을 융합하는 특성을 지니며, 특히 민중의 삶과 신앙을 기록하고 이해하는 데 방점을 둔다.

석암 스님은 그 정신을 실천하며, ‘대순전경’, ‘천심경’, 간찰류 고문서 등 민간 신앙 문헌을 수집하고 분석하는 데 평생을 바쳐왔다. 『증산 강일순 상제의 성해는』(2019), 『대순전경과 천심경』(2017) 등의 저술은 한국 종교문화와 민중신앙의 흐름을 새롭게 조명하며 학문적으로도 인정받고 있으며, 주요 문헌은 국사편찬위원회 전자사료관에도 등록되어 있다.

그는 종단 내부 문헌에 국한되지 않고 타종교의 핵심 경전과 민중문화 사료까지 폭넓게 연구함으로써, 종교 간 대화와 공존을 실천하고자 한다.

이러한 공적을 인정받아, 석암 스님은 최근 불교문화평화대상 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정환승)로부터 ‘불교문화평화대상’을 수상했다.

그는 시상식에서 “자비와 평화의 정신을 삶 속에 구현하는 일이야말로 부처님의 가르침”이라며, 모든 생명이 지혜롭고 평화롭게 살아가길 기원하는 인사를 전했다.

이제 그는 충주의 고불선원을 정리하고 진주로 자리를 옮겨, ‘석암역사문화재단’을 설립했다. 이곳은 자비와 역사, 신앙이 교차하는 박물관 공간이자 시민 누구에게나 열린 문화 쉼터로 운영되고 있다. 고문서 전시뿐 아니라, 아이들을 위한 역사 체험 콘텐츠도 준비 중이며,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불교 이야기 책자도 비치되어 있다.

석암 스님은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야말로 우리가 지켜야 할 불성(佛性)”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