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의 야구 이야기] 그날이 오면
[이만수의 야구 이야기] 그날이 오면
  • 박희윤 기자
  • 승인 2024.07.04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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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철 감독(좌)와 이만수 이사장(사진_헐크파운데이션)
박효철 감독(좌)와 이만수 이사장(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지난 2일 베트남 하노이 공항에 내리자마자 숨이 턱 막혔다. 한국 날씨는 장마로 인해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편인데 여기 하노이 날씨는 숨이 막힐 정도로 더웠다.

공항에 박효철 감독과 친구인 신재영 대표(베트남 법무법인 가넷)가 공항에 마중 나와 주었다. 

친구인 신재영 대표가 나에게 어제만 해도 베트남 하노이 날씨는 40도였단다. 거기다가 체감온도가 55도까지 올라갔다고 한다. 지금이 하노이 날씨가 가장 무덥고 습하다고 한다. 다행이 오늘 아침에 내린 소낙비로 인해 덜 덥다는 말에 하노이 날씨가 얼마나 무더운지 알 수 있었다. 

지난 3일 베트남 내 한국문화원과 헐크파운데이션, 그리고 베트남 야구협회가 공동으로 MOU를 체결 한다기에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서 박효철 감독과 함께 베트남 스포츠 총국으로 갔다. 베트남에 여러 번 왔어도 스포츠 총국은 이번이 처음이다. 9시 30분부터 MOU 체결 행사를 한다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베트남 스포츠 총국으로 갔다. 

행사장에 들어서자마자 깜짝 놀랐다. 분명 '한국문화원과 베트남 야구협회, 그리고 헐크파운데이션'하고 MOU 체결한다기에 베트남 야구협회 직원들 몇명만 있을 줄 알았는데 무려 5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행사장에 앉아 있는 것이다. 또한 베트남 국영 방송 TV 와 언론사 기자들, 그리고 교육부 간부들과 스폰서, 또 이번에 참가하는 감독들까지 정말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임원과 고위층들이 참석했다. 

솔직히 이번 베트남에서 MOU 체결한다고 하기에 늘 한국에서 하던식으로 별 생각없이 참가했는데 이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들은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또 국가적으로 많은 신경을 썼던 것이다. 

모든 행사를 다 끝내고 언론사 기자와 TV 방송사와도 인터뷰를 했다. 나를 더욱 놀라게 했던 것은 베트남 야구협회 쩐득판 회장이 인사말을 다 끝내고 이번 대회에 궁금한 점이나 하고픈 말이 있으면 하라고 했더니 기자와 방송사, 그리고 임원들까지 궁금한 점에 대해 다 질문하는 것이다. 이렇게 일일이 질문들을 다 받다보니 시간이 한시간 30분을 훌쩍 넘겼다. 

베트남 문화와 우리나라 문화와는 너무나 다름을 오늘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MOU 체결한다면 사진 몇장 찍고 서로 감사의 인사 몇마디만 하면 끝이다. 그러나 이들은 그런 모습을 찾아 보려고 해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물론 라오스에서도 이렇게 대대적으로 행사를 했지만 베트남에서 야구협회와 MOU 체결하면서 이렇게까지 할 줄은 정말 몰랐다. 지난 10년간 인도차이나반도로 내려가 야구를 보급하면서 지나온 시간들을 되돌아 볼 때면 정말 모든 것들이 오버랩 되면서 나의 마음이 착잡해 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아무도 믿지 않았고 모든 사람들이 무모한 짓이라며 냉대했고 외면했던 시간들을 되돌아 볼 때면 갑자기 나의 깊은 내면에서 수도 없는 눈물이 흐른다.

라오스에 이어 다시 베트남에 야구를 보급할 때만해도 많은 사람들이 멸시와 억울한 누명으로 인해 그동안 마음 고생을 얼마나 많이 했던가! 그런 모든것들을 다 감내하며 야구인으로서 오로지 나의 생각이 옳다는 것을 믿고 홀로 여기까지 달려왔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라오스에 이어 베트남에 야구를 보급할 때만 해도 수도없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럴 때마다 나의 인생철학인 “Never ever give up” 정신으로 달려왔다. 나의 영광이나 나의 욕심 나의 야망을 위해 했다면 나는 절대 이 일을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지난 54년 동안 나의 삶에서 야구를 통해 받은 엄청난 사랑을 다시 세상 사람들에게 되돌려 주기 위해서는 이 길 밖에 없다는 것을 알기에 지난 10년 동안 어떤 모함과 억울한 이야기를 들어도 묵묵하게 걸어갈 수 있었다. 

지난 10년 동안 미국에 들어가 선진야구를 배울 때도 또 인도차이나반도인 라오스와 베트남 그리고 캄보디아로 내려가 그들에게 야구를 보급할 때도 나는 언제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외교관이라는 자세로 말이나 행동에서 항상 조심하며 살아왔다. 

늘 강조하는 이야기지만 동남아에 내려가 야구를 전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들에게 멋지고 위대한 대한민국을 알려야 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지금까지 행동했다.

지난 번에도 글을 썼지만 생소한 야구를 이들에게 전파할 때만 해도 어느 누구도 나와 대한민국, 그리고 야구에 대해 관심을 갖아주지 않았지만 이들과 함께 수년 동안 함께 땀 흘리고 함께 웃고 함께 뛰놀면서 어느새 나를 통해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인지 관심을 갖게 되고 또 나와 함께 야구하면서 야구가 어떤 운동이고 어떤 스포츠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많은 젊은이들과 유소년들이 알게 되었다. 

지난 6월 14일 베트남에 있는 쩐득판 회장과 함께 한국에 들어온 베트남 '공안' 들과 같이 식사하며 많은 이야기했던 시간이 보름 밖에 되지 않았다. 오늘 다시 베트남 야구협회 쩐득판 회장과 만나 MOU도 체결하고 그동안 있었던 일과 또 앞으로 있을 '2024 전국야구클럽배 & 대한민국대사배'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어느 누구보다 베트남 야구협회 쩐득판 회장이 야구를 통해 젊은 청소년들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비록 생소한 야구를 베트남 청소년에게 보급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자기들도 대한민국처럼 수많은 젊은이들이 야구장에서 함성을 지르며 열광하는 그날을 꿈꾸어 본다며 몇번이나 이야기한다. 

지금은 축구에 가려 젊은 청소년들이 야구에 대해 잘 모르지만 멀지 않아 축구를 앞서는 그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 쩐득판 회장은 믿고 있다. 그만큼 베트남 내에서 미국스포츠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야구를 이들은 스스럼 없이 받아드리며 아주 조금씩 열광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어제 박효철 감독이 말했던 것을 증명하고 있다. 

'한국문화원' 최승진 원장이 '한국문화원' 게시판에 야구하고 싶은 사람들을 모집했더니 4일 밖에 되지 않았는데 무려 110명이 신청을 했다. 지금도 꾸준히 어떻게 하면 야구할 수 있느냐?며 문의 전화가 걸려온다고 한다. 

이들 국민들은 오로지 축구 밖에 모르던 민족이다. 그랬던 국민들이 야구에 대해 관심을 갖고 또 어떻게 하면 야구를 배울 수 있는지 많은 문의를 했다는 것 자체가 앞으로 베트남 야구가 희망적일 수 밖에 없다. 

오늘 한국문화원과 베트남 야구협회 그리고 헐크파운데이션 하고 공동으로 MOU를 체결 함으로 또다시 베트남 많은 젊은이들에게 야구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야구인의 한사람으로서 보람을 느끼는 날이다. 

지난 수년 동안 동남아에 내려가 이들에게 야구를 가르칠 때 모든 사람이 불가능하다고 할 때 얼마든지 가능함을 보여준 10년이었다. 베트남 야구가 언젠가 성장하여 가능성을 보여줄 베트남 야구대표팀, 그날이 오면 동남아시아를 축구 열기로 사로잡았던 스즈키컵(現 미쓰비시일렉트릭컵)처럼 동남아시아를 야구 열기로 채울 그날을 위해 오늘도 땀을 흘리며 달려가고 있다. 

현장을 떠나 동남아로 내려와 야구를 통해 이렇게 한국을 대표하고 한국을 알릴 수 있어 야구인의 한사람으로서 정말 보람을 느끼고 자부심을 갖는 날이다. 

눈물로 씨를 뿌리는 자는 반드시 기쁨으로 단을 거둔다는 말씀처럼 인도차이나반도에 뿌려진 야구의 씨앗들이 훗날 풍성한 열매가 되어 기쁨의 단이 될 것을 기대한다.

[글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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