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지역에서 사회적경제의 역할
[칼럼] 지역에서 사회적경제의 역할
  • 김형철 기자
  • 승인 2024.09.02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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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서천군지속가능지역재단 사회적경제지원팀 송미옥팀장
(재)서천군지속가능지역재단
사회적경제지원팀 송미옥팀장

[잡포스트] 김형철 기자 =재단법인 서천군지속가능지역재단은 다양한 방식의 공동체 정책 추진을 통해 지역의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지역공동체 가치를 높여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을 목적으로 2021년 설립된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이다. 재단법인 서천군지속가능지역재단은 현재 1팀 4센터 직제로 운영 중에 있으며, 내가 맡고 있는 지역순환경제센터 사회적경제지원팀은 지역의 사회적경제 발굴·육성과 당사자 조직 네트워크 활성화, 사회적경제기업의 판로개척 등, 지역 내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사업들을 주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서천은 지리적 특성상 산, 들, 바다를 모두 끼고 있는 지역으로 유형의 생산품부터 무형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경제기업 80여개가 존재하고 있으며, 이 중 50여개의 기업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각각의 소셜미션을 수립하고, 사회적목적 실현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여 지역사회에 이바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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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서천 지역의 특성을 살린 사회적경제기업 사례를 소개하고, 이를 토대로 지역에서 사회적경제의 역할에 대한 생각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전통과 현대를 잇는 사회적기업, (사)한산모시조합

(모시조합 홍보판매장 사진) 2006년, 천오백년 역사를 간직해 온 한산모시의 명맥을 잇기 위해 지역분들이 모여 생산자중심의 민간단체인 사단법인 한산모시조합(조합장 임은순, 이하 한산모시조합)을 만들었다.

한산모시조합은 일자리제공형 사회적기업으로써 젊은시절부터 모시짜기를 주업으로 삼아왔지만 이제는 고령자가 된 어르신들에게 조금 더 안정적인 환경에서 모시짜기를 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조합원들이 짠 모시를 매주 1회 수매를 함으로써 조합원의 소득창출에 기여함은 물론, 자체 이력관리 방식을 개발·도입하여 지리적표시제까지 등록을 완료했을 정도로 모시에 진심을 담는다.

모시조합 홍보판매장

한산모시조합은 지방 대학과 연계하여 전통 모시를 기반으로 한 현대화 모시 제품(속옷, 양말, 수건 등)을 개발하여 한산모시의 우수성을 알리고, 대중화 하는데 힘쓰고 있다. 또한 행정과 연계하여 모시를 주제로하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체험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모시의 매력에 빠져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주얼리에 숨결을 불어넣는 주식회사 오르비스

귀촌하신 부모님을 따라 도시생활을 접고, 서천에 내려온 청년은 창업을 고민하던 중, 본인의 전공인 주얼리 세공 기술과 접목하여 업사이클링 주얼리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게 된다.

천연염색을 거쳐 옷이나 생활소품을 만들고 버려지는 한산모시 자투리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일상적인 주얼리 제품에서 벗어나, 특별한 가치를 담는 주얼리 제품을 기획하게 된 것이 지금의 주식회사 오르비스(대표 이재훈, 이하 오르비스)가 되었다.

오르비스는 서천 주민기업, 충남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을 거쳐 소셜벤처 인증, 그리고 최종 사회적기업 인증까지 받는 동안 지역에서 뜻을 함께하는 청년들과 단체를 만들고 반려해변을 입양받아 주기적으로 줍깅을 실천하며 바다유리를 직접 수거‧가공하여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영역의 주얼리를 선보이고 있다. 단순히 버려지는 것을 활용하여 제품을 만든다기 보다는, 충분히 활용가능하지만 쓰임받지 못하는 재료들을 활용해 제품화 해오고 있다.

지역에서 사회적경제의 역할

서천의 사회적경제는 2011년, 지역의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취약계층을 포함한 지역민에게 일자리 제공을 위한 접근에서부터 시작 되었다. 지역의 초창기 사회적기업 중,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던 유형이 일자리제공형이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서천은 사회적기업 육성과 더불어 지역주민 스스로 지역의 다양한 이슈들을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 공모를 거쳐 “서천주민 육성사업”이라는 서천 지역만의 지원제도를 만들고, 사회적경제기업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지금까지 매년 평균 3~4개의 주민기업을 육성 지원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지역에서는 사회적경제기업의 접근 방식 또한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이제는 일자리제공형보다는 지역의 문화자원이나 인적자원을 활용한 지역사회공헌형의 사회적기업이나 각 읍·면의 주민자치회가 중심이 되어 공익성을 가진 사회적협동조합 설립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흔히 회자되는 말 중에 하나가 “현장에 답이 있다”라는 말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지역에서 발생하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한 답 또한 현장에 있다. 서천의 사회적경제는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조금은 더딜 수 있지만 함께하고자 하는 지역민들이 접근 방향을 찾아갈 수 있도록 등대 역할을 해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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