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조금이라도 '한 번 더' 생각을 되짚고...
[기자수첩] 조금이라도 '한 번 더' 생각을 되짚고...
  • 홍승표 기자
  • 승인 2019.04.29 15: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잡포스트/기자수첩] 서울시의 직장 성차별 발언을 겪어 본 경험자가 83%인 것으로 서울여성가족센터의 조사 결과를 통해 공개됐다.

비록 120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라 서울 내 수많은 직장인들에 비했을 때 많은 표본은 아니지만 어찌 됐든 간에 심각한 수준임은 확실하다.

최근 연예계, 스포츠계에서 성차별 발언과 폭력까지 당했다는 진술과 더불어 기업 내에서도 이를 겪었다는 일반 피해자들의 주장이 연달아 터지는 소위 '미투'는 이제 확산을 넘어 산재해 있는 각 조직의 잘못된 문화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대명사격의 단어가 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정부기관은 물론 각 기업 및 기관 내에서도 이를 근절하고자 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여는 등 문제 예방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본 조사에서도 드러났지만 10명 중 8명이라는 숫자는 나아지지 않았다라는 것을 반증하는 대목으로 보인다.

특히 피해자들의 윗서열에 있는 선배 내지 직속상사들은 "그 까짓 거 가지고"라는 말로 회피 또는 시덥지 않게 받아들일 지도 모른다. 

이들은 남녀 후배를 막론하고 "남자니까 당연히 참아야 하는 거" "여자가 이것도 할 줄 아네" 등의 성 차별이 섞인 발언을 근무 중 아무렇지 않게 할 것이다.

하지만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죽는다'는 속담이 있다. 그들 입장에서는 별거 아닐지라도 피해자 입장에서는 평생의 상처로 또는 자존심에 지울 수 없는 스크래치가 남는 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직접 만난 남성 A씨의 경우도 "회사 상사에게 신체적인 이유로 지적을 당했다"며 "열심히 일하려고 했는데 회사와 상관없는 이런 지적을 들으니 자존심이 무너졌다"고 성을 냈다.

조직 내 성차별 발언이 완전히 뿌리뽑히는 데는 아직도 출발점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이다. 

지금이라도 피해자들의 조직에 있는 '윗 서열에 위치하는 분'들은 후배에게 한마디 할 때 한번 더 생각해 본 다음 이야기를 꺼내는 습관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외적인 교육이 아닌 자기 자신이 개선하려고 할 때 잘못된 문화가 개선될 수 있는 여지가 열리기 때문이다. 

잡포스트 보도취재부 홍승표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