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무형문화유산 '산멕이' '땅설법',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공모사업 잇달아 선정
삼척무형문화유산 '산멕이' '땅설법',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공모사업 잇달아 선정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1.06.10 2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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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안 조상들을 위한 화전놀이 ‘산멕이’
- 동아시아 유일의 불교 속강 ‘땅설법’

[잡포스트] 김민수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재단법인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의 공모사업에서 강원도 삼척의 산멕이와 땅설법이 잇달아 선정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11일에는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의 ‘풀뿌리 전통문화 전승 지원 연구자 공모’ 결과, 삼척산메기(산멕이)를 비롯해 ‘의령집돌금농악’ ‘철산리 쇠머리디딜방아’ ‘달성다사농악’ ‘농기고두마리’가 연구자 5인으로 선정됐다.

이어 지난 21일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 발표한 ‘올해 전통예술 복원 및 재현 공모사업’에는 '안정사 땅설법을 통한 한국의 속강 문화 복원' 외에도, '동래 삼현육각 복원 연주' '서도명창 박월정의 판소리 춘향가 시연' '염정관-신동수-김태문류 가야금산조, 편재준류 대금산조의 복원 및 재현' '정음풍류 시연회' '남사당 버나놀이 완판 시연' '근대의 춤유산-장고춤의 재발견' '연도여자상여소리' 등의 전통예술이 선정된 것이다.

사진_삼척 상두산 산멕이
사진_삼척 상두산 산멕이

산메기라고도 불리는 ‘산멕이’는 삼척 등 강원 산간에만 있는 독특한 문중신앙으로, 삼척·강릉·정선 등 여러 지역에 존재했지만 현재는 거의 전승 소멸되어 삼척의 두 마을 정도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땅설법’은 불교의 속강(俗講) 또는 강창(講唱)의 일종으로, 불교의 교리를 민중의 눈높이에 맞추어 하는 것이다. 불교국가 어디에서나 이러한 형식이 존재했었다고 하나 현재까지 확인되기로는 삼척 안정사에만 유일하게 남아있다고 전해지며, 이 두 무형유산은 비교적 최근에 학계에 알려졌고, 그 자료적 가치와 희귀성으로 많은 연구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_삼척 안정사 땅설법
사진_삼척 안정사 땅설법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은 지난 5월 <2021 한국민속예술제 풀뿌리 전통문화 전승 지원 연구자 공모>를 실시. 그간 한국민속예술제에 출전하였으나 아직 국가 또는 시도의 문화재 지정이 되지 않은 종목들을 대상으로 한 심화 연구를 지원하는 사업이라고 전했다.

또한 <2021 전통예술 복원 및 재현사업>은 그간 전승되지 않은 전통예술 중 영상 또는 기타의 자료들이 남아있어 복원 및 재현이 가능한 종목들을 연구 또는 시연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으로써, 전통예술 관련 학계와 예술계에는 매우 인기있어 경쟁률이 치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두 사업의 참여자 동아대 김형근 교수(현 문화재청 무형문화재 전문위원)는 “삼척의 상두산 산멕이와 안정사 땅설법은 강원도를 넘어서 한국을 대표하는 무형유산으로, 2021년에 이곳에서 이런 신앙과 의례들이 남아있다는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며, 특정 신앙으로 치부하여 그 가치를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앞으로 이 두 무형유산이 강원도를 넘어 한국, 더 나아가 동아시아의 소중한 유산으로 알려지기를 희망한다. 아울러 국가 또는 시도의 무형문화재 지정이 시급하다. 외지의 연구자들의 관심에 더하여 지역민의 지지와 지자체인 삼척시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피력했다.

이어 해당 두 무형유산 전승에 관여하고 있는 삼척 안정사 다여 스님은 “우리 동네에서만 소박하게 하던 것들이 이토록 중요한 것인 줄 몰랐다. 점차 지역에 사람들도 없고, 고령화되면서 한해 한해 이어나가는 것이 힘들어 포기할까 생각도 했었다. 삼척 시민들도 잘 모르는 이 문화가 이번 기회를 통해 알려졌으면 하는 희망을 가진다. 앞으로 더 사명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전승에 힘쓰도록 하겠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 아래 <산멕이>, <땅설법> 추가 설명

삼척 산멕이는 미로면 내미로리 쉰움산 산멕이를 가지고 1998년 제39회 대회에 강원도 대표로 출전하여 장려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전승상황이 많이 약화되어 있는 상태이다. 최근에는 신기면 안의리 상두산 산멕이가 학계에 알려지며 주목받은 바 있다. 삼척의 산멕이 중 가장 큰 규모로, 학계에는 생소한 ‘붉은띠무당’들의 굿으로 진행되며 코로나 이전에도 50-60집(가정)이 모여서 의례를 드릴 정도로 현재까지도 전승력이 활발하다. 이번 지원을 통해 상두산 산멕이에 대한 체계적 정리와 아울러 10월에는 시연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정사의 땅설법은 현재까지 전승되는 동아시아 유일의 속강으로 비교적 최근인 2018년 학계에 알려져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불교 인물의 일대기를 강(講)과 창(唱)으로 전달하면서, 때론 그림자극, 인형극, 가면극, 역할극 등 다양한 민속 연희들을 동원한다. 이를 통해 불자들의 교리학습과 아울러 일반인들 대상의 포교를 목적으로 한다. 현재 삼척 안정사 다여 스님 1인만이 한국에서 유일한 땅설법 전승자이다. 이 사업에는 민속연희를 전공한 전북대 윤동환 교수, 한예종 허용호 교수, 동아대 김형근 교수, 전북대 신희라 박사가 각각 전통공연 측면에서 땅설법의 가치를 규명할 예정이며, 이 결과를 가지고 10월 삼척에서 학술대회를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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