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지역주택조합사기,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 짓밟아…피해 회복을 위한 방안은
[법률] 지역주택조합사기,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 짓밟아…피해 회복을 위한 방안은
  • 김진호 기자
  • 승인 2021.07.12 1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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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YK 부동산건설센터 김효준 수석변호사 / 사진 = 법무법인YK 제공
법무법인YK 부동산건설센터 김효준 수석변호사 / 사진 = 법무법인YK 제공

[잡포스트] 김진호 기자 = #. 올해 초, 서울시 동대문구의 A동 지주택 업무대행사 회장과 용역업체 회장 등 11명이 지역주택조합사기 혐의로 기소되었다. 이들은 토지가 확보되지 않았는데도 토지확보율을 속여 조합원을 모집, 2015년부터 지난 해까지 총 125명으로부터 60억원을 편취했다.

조합가입비 등의 명목으로 이들이 받아낸 계약금은 600억원 규모에 달하며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한 사람만 해도 900여명에 달한다. 이들은 편취 분담금을 명품 구입이나 개인 채무 변제, 변호사 비용 등 사적 용도로 사용해 50억원 가량의 피해를 입힌 것으로 알려졌다. 제3자를 업무대행사 및 용역업체의 대표로 내세워 배후에서 범행을 주도해왔다.

누구나 품고 있는 ‘내 집 마련의 꿈’을 이용해 지역주택조합사기 행각을 벌이는 사건이 전국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해당 지역에 6개월 이상 거주하고 있는 무주택자나 전용면적 85㎡ 이하 1주택을 소유한 지역 주민들이 조합을 구성하여 토지를 매입하고 집을 짓는 제도다. ‘공동구매’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일반 분양에 비해 분양가가 저렴하다. 임대주택 의무 비율도 정해져 있지 않고 청약통장이 없는 무주택자라도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있어 사업이 성공적으로 수행되기만 한다면 매우 유리한 조건으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는 매우 어렵고 오히려 허위, 과장 마케팅으로 조합원들의 고혈을 빨아내는 지역주택조합사기가 성행하는 상황이다. 지주택에 한 번 가입하면 탈퇴를 하거나 계약금을 돌려 받기가 쉽지 않으며 사업이 추진된다고 해도 토지매입 등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아 실제 입주까지는 10년 이상 소요되어 막대한 부담을 초래하기 일쑤다. 당초 예상보다 사업의 진행이 늦춰지면서 조합원들의 분담금이 몇 배로 급증하는 사례도 허다하다.

정부는 이러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주택법을 개정하여 지역주택조합 설립 인가를 받을 때 토지소유권의 확보 현황을 공개하도록 했으나 대부분의 현장은 법이 시행되기 이전에 사업을 진행하여 이러한 규제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합원들은 업무대행사나 추진위원회 등을 사기 혐의로 고소하기도 하지만, 단순히 사업이 파행되어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만으로는 혐의가 성립되지 않아 구제를 받기 어려운 점이 많다.

법무법인YK 부동산건설센터 김효준 수석변호사는 “고의적으로 정보를 은폐하거나 조작하여 조합원을 모집했거나 사업 시행에 사용해야 하는 돈을 개인적인 용도로 횡령했다는 등의 정황이 있다면 지역주택조합사기가 성립할 수 있다. 다만, 정보 공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지역주택조합 현장이 많아 당사자들이 이를 직접 알아내기에는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김효준 수석변호사는 “서울을 비롯해 주요 도심에서 진행되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파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섣불리 조합에 가입하지 말고 사업성을 꼼꼼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저렴한 가격에 혹하지 말고 실제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는 여건인지 살펴보고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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