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BBQ 치킨대학 ‘청년스마일 프로젝트’ 논란 속 사실확인
[취재] BBQ 치킨대학 ‘청년스마일 프로젝트’ 논란 속 사실확인
  • 김홍일 기자
  • 승인 2021.08.27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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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포스트] 김홍일 기자 = 제너시스비비큐(BBQ)는 지난 7월, 약 40만명에 달하는 청년실업자를 대상으로 오픈키친형 테이크아웃(포장․배달) 전문 매장인 BSK (BBQ Smart Kitchen) 창업 지원 프로젝트 지원자를 모집했다.

일명 ‘청년스마일 프로젝트’로 BSK 매장, 인테리어, 시설, 초기 운영자금 등 8000만원 상당을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으로 최종 200개 팀(2인1팀)을 선발, 제너시스비비큐에서 약 200억 상당 규모 지원의 청년창업 프로젝트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지난 18일 BBQ는 서울․경기․강원․충청․영남․호남 6개 권역별로 지원한 3500여개 팀들 중 200개팀을 선발. 약 17.5:1의 경쟁률을 딛고 선발된 명단을 발표했으며,이들은 23일부터 1차(28개팀)을 시작으로 경기도 이천 소재의 ‘치킨대학’에서 6일간의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순차적인 교육과정을 이수한 뒤, 이르면 내달 1일부터 매장을 오픈하게 될 이들에게 어떤 논란이 일게 된 것인지, 본지 기자는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제너시스비비큐 ‘치킨대학’을 찾아가 관계자와 교육생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기로 했다.

청년스마일프로젝트
청년스마일프로젝트

*논란의 쟁점 : BBQ미래꿈희망기금

BBQ는 지원자 모집 당시, 안내사항을 통해 ▲프로젝트 개요 ▲지원자격 ▲신청 및 지원방법 ▲선발일정 ▲선발 및 교육 ▲최종 선발팀 혜택 및 의무 ▲기타사항 을 동의사항에 넣었다. 이 중 최종 선발팀 혜택 및 의무사항에 기재 된 ‘BBQ미래꿈희망기금’이 논란의 불씨가 된 것이다.

BBQ는 의무사항에서 “최종선발팀은 초기 정착기간 3개월 유예 후 36개월 동안 매장 이용 및 경영컨설팅과 관련한 일정금액의 'BBQ미래꿈희망기금‘을 제너시스BBQ에 지급해야합니다”라고 적시했다.

해당 ‘미래꿈희망기금’의 구체적인 금액은 매달 최대 194만원(매장 크기, 시설에 따라 차이가 있음), 36개월로 환산 시, 최대 6984만원으로 사실상 지원되는 전체 금액보다는 낮은 금액이다. 하지만 이 같은 구체적 규모가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전달되면서 논란이 야기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기자는 현재 1기를 수료중인 교육생들 중 각기 다른 지역에서 올라온 교육생을 만나 해당 ‘미래꿈희망기금’에 대해 구체적으로 인지하고 있었는지 질문해보았다.

결혼을 앞둔 예비남편과 한 팀으로 교육을 받고 있다고 본인 소개를 한 김예리(가명.서울 24)양은 “OT때 처음 기금에 대한 정확한 액수를 듣긴 했지만, 그 전부터 이미 오픈채팅방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금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예상 금액까지 구체적으로 오고갔었다. 사람들이 150만원에서 많게는 230만원까지 예상하고 있었는데 OT때 이야기를 듣고 개인적으로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기금을 내는 적정선의 매출 이상이라는게, 저와 파트너에게 한달 순 이익이 최소 800만원 이상은 남도록 시스템이 짜여져서, 그 이상이 도달했을 때 194만원이라는 최대기금을 내게 되는것이다. 충분히 가능하고도 남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거 창업 경험이 몇 차례 있었다고 전한 박승호(가명.천안 33)씨는 “기금을 떠나 이런 지원은 솔직히 가족들에게 돈을 빌린다고 해도 어렵다고 생각한다. 가족에게 돈을 빌려도 이자라는 것을 내야하는데, 저희가 비비큐에서 지원받는 것보다 적은금액이다. 뭐가 됐든 공짜로 해준다면 전 국민이 다 지원했을 것이다. 안그런가. 기금이라는 조항이 있는것을 모두 봤지만, 구체적인 금액만 몰랐을 뿐인데, 저희가 낸 기금이 회사 자체의 배불리기라면 모를까, 다른 누군가에게 또 다른 기회를 주는 기금으로 쓰인다고 하니까. 돈을 버는 만큼 기금을 내고 또 적정선의 매출이 올라오지 않으면 기금을 유예를 시켜주니, 무작정적으로 내는게 아니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생각을 전했다.

또 다른 지역에서 올라온 이정국(가명.광주 30)씨는 본인을 고졸 스펙이라고 소개하며, “저희같은 청년에게 누가 이런 기회를 주겠는가. 저도 긴가민가 했을 때, (비비큐 매장의) 평균 매출 레퍼런스를 공개해주었고, 청년 소득 기준으로 보았을 때, 평균 수익률이 생각보다 상회하는 수치였다. 400만원 500만원 사이? 도달하지 못했을 경우 본사 측에서 유예와 동시에 목표치를 도달할 수 있도록 케어를 해주기 때문에 리스크는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게 비비큐에서 말하는 청년사업가와의 상생이라고 생각해서 뜻 깊은 프로젝트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BBQ가 사전고지한 안내사항
BBQ가 사전고지한 안내사항

모든 이들의 생각이 같을 수는 없겠지만, 취재 차 방문해 만나본 1기 교육생들의 의견은 한결 같아보였다.

기금은 일정한 목적을 위해 적립하거나 준비하는 자금으로 어떤 목적이나 사업에 쓰일 기초가 되는 자금이다.

해당 프로젝트에 총 기획과 진행을 맡았던 BBQ 관계자는 "BBQ미래꿈희망기금의 취지와 목적은 이런 기회가 200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회를 더 많은 이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에 본질이 있다. 200억 상당의 지원프로젝트를 선정 된 소수에게만 주고 끝나면 그걸 어떻게 청년지원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겠는가. 꾸준한 순환과 지원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고 설명하며, 처음 기금의 구체적인 액수를 고지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원하는 곳에 매장을 오픈할 수 있게 물건에 대해 안내를 해드리려고 하지만, 서로의 오차범위는 상당히 클 수도 있다. 또 예를 들어 치킨가게에 필수적인 전기용량이 있고, 가스공사가 되어 있어야 하는데 일반상가가 아닌 경우 미리 측정할 수 없지 않은가. 매장을 구하고 난 이후에 금액이 정해지는데 구제적인 노티스(notice)를 주면 해당 노티스를 기정 사실로 기억을 할 것이기에 OT를 통해 설명 드릴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BBQ가 모집당시 고지한 안내사항. 6조항에 기금에 대한 내용과 7조항에 엑시트 플랜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
BBQ가 모집당시 고지한 안내사항. 6조항에 기금에 대한 내용과 7조항에 엑시트 플랜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

* 엑시트(EXIT) 플랜?

교육생들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미래꿈희망기금 질문에 답을하며, 엑시트(EXIT) 플랜을 자주 언급했다. 이에 기자는 엑시트 플랜에 대해 질문을 해보았다.

김예리(가명.서울 24)양은 “우리도 기사를 접했다”며, “기금에 대해 제일 많이 언급되는게 ‘무이자 대출이다’ 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사실 무이자 대출을 받는다고 쳐도 중간에 가게가 망해버리면, 그 빚은 고스란히 본인이 떠안게 된다. 하지만 여기(BBQ)에서는 기금 자체를 유예도 시켜주는데,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은 기금을 아예 내기 싫다는 생각으로 밖에 안든다. 이것으로 음해하려고 하시는 분들을 보면 좀 심한말로 도둑놈 심보가 이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정국(가명.광주 30)씨는 이에 대해 “사실 밑져야 본전이란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말하면서, “엑시트플랜은 매장을 운영하면서 많은 일들이 생기기 마련이겠지만, 경영이 도저히 어렵다고 판단되면, 말 그대로 운영을 그만 둘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일반적인 창업의 경우 장사를 접을 때 엄청난 리스크가 따르기 마련이지만, 엑시트플랜은 말 그대로 몸만 빠져나갈 수 있게끔 되어 있다. 받았던 지원에 대해 다시금 돌려줘야 한다던지 기금을 계속 내야 한다던지, 그간 벌었던 수익을 토해내야 한다던지의 리스크도 전혀 없다. 때문에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 이상의 조건은 본적이 없다”고 답했다.

박승호(가명.천안 33)씨 역시 같은 입장을 전하며, “만약 엑시트 없이 36개월간 기금을 내면 이 매장은 제 매장이 되는 것으로 하나하나의 재산이 형성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점포가 생긴다는 것은 제 보증금도 생기고 노력한 값어치 만큼의 권리금이라는 것도 생길텐데 저는 그 기간이 끝났을 때 제가 모은 돈으로 무엇을 할지, BBQ 매장을 더 창업할지, 새로운 차를 살지, 더 부지런히 모아서 집을 장만하는데 보탤지, 솔직히 이런 행복한 고민만 들고 있다. 교육이 힘들지만 그런 생각들을 하면 교육이 힘들지 않기도 하다”는 속내를 전했다.

엑시트플랜에 대한 본사측의 대안을 묻는 질문에 해당 관계자는 “부담이 가중되어 폐업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시장 상황에서 청년들에게 창업에 대한 부담과 리스크를 최소화해주는 시스템을 강구한 것”이라며, “45일 전에만 본사측에 의사를 전달하면, 본사에서는 그에 대비하는 시간을 갖는다. 새로운 방안에 대해 서로 준비하는 시간으로 어떠한 조건도 없이 정리가 가능하며, 기금에 대한 의무 역시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BBQ 치킨대학 (Ⓒ김홍일 기자)
BBQ 치킨대학 (Ⓒ김홍일 기자)

몇몇 언론에서는 무이자대출이 아니냐는 의혹도, 왜 기금의 규모를 미리 고지하지 않았냐는 의혹도, 프로젝트가 아닌 비지니스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한다. 본지 역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취재요청을 전했고, 때문에 관계자의 입장 보다는 교육생들의 입장을 비중 있게 들어보았다.

국민 모두가 만족하는 정책은 없다. 각자의 이해관은 모두 다른 것처럼, 지적되는 내용을 있는 그대로 반영해보면, BBQ는 3년에 한번씩 200억을 들여 청년스마일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한다. 정부도 지자체도 아닌 이윤을 추구하는 민간기업이 그 정도 규모의 프로젝트를 3년에 한번씩 진행할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인터뷰를 통해 교육생들은, 1기 모집에 경쟁자가 많아질 것이 염려되어 개인적 욕심으로 주변에 공유하지 못했지만, 2기 3기에는 자신들과 같은 혜택을 받는 이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한 민간기업에서 상생의 의미로 청년들을 위해 수백억원대 규모의 자금을 들여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전체적 의미를 외면하고, 일부 사항을 지적해 본질이 흐려지지는 않을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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