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증후군, ADHD 아이들만의 문제일까
새학기 증후군, ADHD 아이들만의 문제일까
  • 노재성 기자
  • 승인 2021.09.30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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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이슬기 수인재두뇌과학 소장

[잡포스트] 노재성 기자 = “담임 선생님께서 아이 때문에 상담하자고 연락을 하셨어요.”
장기간 이어진 코로나 여파에도 불구하고 전국민 백신접종율이 70%를 넘어선 현재, 2학기 들어 전면적인 등교수업을 하고 나서 아이가 학교생활에 무사히 적응할 수 있을지 마음을 졸이는 부모들이 많다. 특히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인 ADHD 진단을 받은 아이들의 부모들의 걱정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이 악화됐다는 사실이 2020년 8월 전문가들에 의해 논의되기도 했다. 

수인재두뇌과학 이슬기 소장(서울대 인지과학 박사수료, 분당센터)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Covid-19 여파로 인하여 전반적으로 감소한 신체활동 수준과 더불어 감염에 대한 불안 증가, 친구와 선생님과의 상호작용 감소로 인한 사회적 위축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ADHD 성향을 가진 아이 특유의 기질 때문에 학교에서 키워나가야 할 대인관계 능력이 2020년 1년 동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는 전문가 역시 많은 상황이다. 특히 ADHD를 가진 아이들은 장난이 심하고 산만해서 자주 친구들 간의 대화나 놀이의 흐름을 끊는다거나, 함께 맞장구치는 걸 내켜하지 않는 아이를 귀찮게 하거나, 자기주장이 강해 다른 아이를 무시하는 일이 벌어지기 쉬운데, 장기간의 재택수업으로 인하여 사회적 감정을 읽고 갈등을 조율하는 능력을 키울 기회가 박탈되었기 때문에 새학기 적응을 하는데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수인재두뇌과학 이슬기 소장은  “보통 남자 아이들이 장난을 잘 치고 몸으로 노는 경향이 있다. 공격적으로 여겨지기도 하고 실제로 ADHD 진단을 받는 비율도 남자아이가 여자아이에 비해 다섯 배 정도 높은 것이 사실이다. 이것은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두뇌 발달 차이나 호르몬의 영향과 관련이 있다. 여자아이가 소근육을 키우는 동안, 남자아이는 대근육 능력이 자라며 몸으로 노는 것을 즐긴다. 또한 성호르몬의 차이로 인해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보다 모험심이 강하고 공격적인 성향을 드러낼 수 있다. 이 경우 기질 검사 등을 통하여 아이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수업참여 등 학교생활 적응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ADHD 증상의 특성상 학교와 가정에서 매우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 따라서 집에서는 부모 말대로 별다른 문제가 없을 수 있고 ADHD 문제가 크게 부각되지 않아 부모 역시 심각하게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아이의 ADHD로 인해 학업과 또래 관계에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반면 집에서는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지도 않고 학교 수업이 진행되지도 않기 때문에 자신의 아이가 산만하고 부주의하다고 부모가 직접 판단해서 내원하는 경우보다는, 아이가 집중력이 떨어져 수업 분위기를 흐리고 제대로 참여하지 않는다며 담임교사가 소아정신과 상담을 권하여 내원하는 경우가 더 많다. 부모 자신과 아이 사이의 상호 작용에서 ADHD 증상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각종 문제행동의 조짐이 보이면 소아청소년 정신과나 각종 심리센터를 방문하여 검사와 심리평가를 진행한다.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DSM-IV(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 Fourth Edition) 에서는 산만함이나 충동성, 과잉 행동 등에 대하여 ADHD의 증상을 나누고 있다. 여타 신체적인 질환에 비하여 정신과적인 문제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을 파악하고 적절한 대처를 요하는 분야이므로, 신경정신과 전문의에게 정밀한 검사를 받아보거나, 오랜 기간 수련을 거친 임상심리 전문가에게 검사를 의뢰하여 소견을 받아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소장은 “각 시기별 아이들의 행동특성을 파악하고 이에 적절한 대처를 하는 과정을 통해 ADHD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고 전한다. 더불어 “ADHD가 의심될 때 전문가와 상담이 필요한 것은 여러 가지 정보를 취합하여 정확하게 평가해야만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인이 DSM-VI 진단 기준을 살펴보면 누구나 다 ADHD 진단에 맞는 것처럼 오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따라서 정확한 검사와 함께 전문가의 조언에 귀 기울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아이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위하여 종합병원이나 개인병원에서는 종합심리검사를 실시한다. 심리검사에는 아이의 지능검사, 사회성, 정서상태와 대인관계양상 등과 같은 다양한 측면이 평가되며 집중력 검사도 진행한다. 또한 아이와 부모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부모의 다면 인성검사를 실시한다. 이러한 심리검사는 대략 2~3시간 정도 걸린다. 정신과를 제외한 다른 내과나 소아과의 경우 검사결과는 대개 숫자나 영상을 제시하는 것으로 구성되어 검사결과에 대해 논란이나 의문의 소지가 적은 편이다. 그러나 정신과 증상이 상황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듯이 심리검사 결과도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그리고 이에 대한 판단과 진단은 정신과 전문의와 임상전문가에 의해 수행되어야 신뢰할만하다. 주변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아이가 ADHD가 아니라고 판단하거나, 심지어 진단을 받고도 그 결과를 믿고 싶지 않은 부모의 마음이 표현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러나 심리검사를 통하여 보다 구체적이며 명확하고 객관적인 결과를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인재두뇌과학 이슬기 소장은 “아이의 몸상태가 좋지 않아 심리검사 결과가 ADHD로 나온 것은 아닐까요? 라고 묻는 경우도 많다. 심리검사결과가 아이의 컨디션에 따라 다르게 나온다면 이런 검사를 과연 믿을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한다면 이미 정답은 정해져있다. 모든 검사를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타당도와 신뢰도를 획득해야만 하고, 현재 사용되는 다양한 심리검사 도구들은 충분한 임상을 거쳐 확보된 것들이므로 보다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아이를 파악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신뢰할 수 있다. 아이들은 자신의 힘든 상황이나 문제를 호소하기 힘들고, 따라서 부모의 적극적인 개입과 정확한 관찰결과를 전문가와 공유하고 상담하는 과정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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