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응급의학과(EM) 생활, 시화병원 응급센터 의료진 이야기
[인터뷰] 응급의학과(EM) 생활, 시화병원 응급센터 의료진 이야기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1.11.30 14: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잡포스트] 김민수 기자 =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생을 마감하고, 시작과 끝이 공존하며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불리우는 병원에서의 일상을 담은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시즌2가 대미를 장식한 가운데, 시청자들은 시즌3 요청하며, 그 인기를 더하고 있다.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의사들의 하루하루를 담은 특별한 이야기.. 드라마 속과 드라마 밖의 현실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본지는 시화병원 응급의료센터 김용관 센터장을 만나 인터뷰를 통해 좀 더 자세한 응급의학과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시화병원 응급의료센터 김용관 센터장
시화병원 응급의료센터 김용관 센터장

▲ 슬기로운 의사생활 드라마를 보면 응급의학과의 멋진 활약이 눈에 띄는데, 많은 분들께서 응급의학과에 대해 궁금해 하실 것 같습니다. 응급의학과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시화병원 응급의료센터 김용관 센터장(이하 김용관 센터장) : 응급의학과는 응급의료센터에 방문하는 모든 환자의 응급처치를 수행하며, 필요 시 응급수술 및 입원까지 가능하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합니다. 단순타박상 환자부터 심정지 환자까지 경·중증 전부 치료합니다.

▲ 인턴 레지던트 펠로우 조교수 등의 인물을 볼 수 있는데 구분은 어떻게 하나요.

A. 김용관 센터장 : 인턴(수련의)은 의사면허 취득 후 전공과가 정해지지 않은 의사로 쉽게 말해 ‘실습의사’라 할 수 있습니다. 인턴은 1년 동안 여러 과를 돌면서 과에 대한 지식을 익히게 되는데 이 과정이 끝나면 전공을 선택하게 됩니다.

전공 선택 후 전문의 자격을 얻기 위해 대부분 4년 정도 병원에서 임상 수련을 하게 되고, 이 과정에 있는 의사들을 레지던트(전공의)라 합니다. 레지던트 과정까지 마쳐야 전문의 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습니다.

펠로우는 ‘전임의’라고도 불리는데 전문의 면허를 취득한 후 대형 병원에서 1~2년 간 자신의 전공과에 대한 추가적인 공부 및 실습 중인 의사를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조교수는 이 모든 과정을 거친 뒤 소위 말하는 대학교수의 시작 단계라 할 수 있습니다.

▲ 응급실(ER) 근무는 편성을 어떻게 해서, 365일 24시간 풀타임 대기 및 치료가 가능한건가요.

A. 김용관 센터장 : 한 사람이 365일 24시간 응급상황에 대비하고 근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교대로 근무를 하게 됩니다. 시화병원은 현재 10명의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센터 내에 상주하고 있어 2명 씩 근무 중입니다.

응급실 근무는 쉽게 말해 하루 8시간 근무 3일 치를 하루에 몰아서 하는 형태라 24시간 근무 후 3~4일 정도 휴식기를 갖게 됩니다.

▲ 보통 응급실을 이용하면 비용이 상당히 비싸다고 인식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실 수 있나요.

A. 김용관 센터장 : 응급의료센터 운영을 위해 국가에서 정한 ‘응급의료관리료’ 라는 것이 있습니다. 응급의료관리료는 비응급 환자로 인한 응급실의 혼잡을 막기 위해 접수비와는 별도로 수취하는 비용으로 응급의료기관의 종별에 따라 차등으로 부과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2016년 1월 1일부터 응급전문의진찰료, 관찰료 항목이 추가되는 등으로 인해 일반진료보다 약 20%정도 진료비가 비싸며, 야간진료의 경우 2~30%정도를 추가 부담하게 됩니다.

▲ 응급의학과가 타 과 대비 많이 힘들다고 들었습니다. 그에 대한 고충이나 개선해야할 부분이 있다면.

A. 김용관 센터장 :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근무환경이나 인력에 대한 문제는 매년 거론되어 왔습니다.

저 역시 여러 곳에서 근무해봤지만, 일단 응급의료센터 근무는 어떤 환자가 올지 예상할 수 없어 매 근무마다 긴 시간을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야 하는 것만으로도 육체적·정신적으로 힘듭니다.

특히 야간의 경우 환자뿐 아니라 주취자들도 많이 오기 때문에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도 크고 피로도도 높아지는데요. 식사시간도 특별히 정해진 게 없어서 명절이나 공휴일처럼 환자가 많은 날에는 식사도 거르고 일하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제가 몸 담고 있는 시화병원은 지난 해 11월 신축 이전 후 병원 규모도 커지고 지난 2월에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되면서 시흥 외에 안산이나 인천 등 인근 지역에서도 응급환자가 오고 있어 예전에 비해 응급환자가 많이 늘었습니다.

그래서 이에 발 맞춰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추가 영입했고 영입 후 2명이 상시 진료 및 대기하는 형태로 근무 스케줄을 변경하였는데요. 상황이 좋지 않거나 바쁠 경우엔 2명 모두 근무하겠지만, 조금 여유로울 때는 한 명이 잠깐 식사를 하러 간다거나, 휴식을 취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또 24시간 근무를 없애고 12시간 씩 2번 근무하는 형태로 근무 체계를 바꾸면서 의료진의 업무 효율성은 높이고 피로도는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용관 센터장
김용관 센터장

▲ 응급센터에 근무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한다면.

A. 김용관 센터장 : 의식이 없고 숨을 쉬지 못하던 중증·심정지 환자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문적인 심폐소생술로 드라마틱하게 살려냈을 때 보람을 가장 많이 느끼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성격상 소소하지만 확실하고 빠른 치료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어깨가 빠져 통증이 심한 환자의 뼈를 맞춰 드린다거나, 턱이 빠져서 입을 다물지 못하는 환자의 턱을 끼워준다거나, 목에 걸린 가시를 빼고 귀에 들어간 이물질을 제거한다던지, 손이나 발에 박힌 가시를 제거하는 것과 같은 치료를 잘 해냈을 때 더 많은 보람을 느끼는데요.

또 치료 전까지 환자에게 계속해서 불편함이나 통증이 발생하는 것들이기 때문에 치료 후에 감사하다. 고맙다. 이런 얘기를 환자 분으로부터 들을 수 있어서 그럴 때 아주 뿌듯합니다.

▲ 의료인, 응급의학과를 지망하는 준비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A. 김용관 센터장 : 하루에도 몇 번씩 생사가 오가는 것을 보는 스트레스 그리고 의사 및 의료진에게 공격적인 언행이나 행동을 보이는 환자나 보호자, 주취자가 내원하는 것이 비교적 자주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이런 것을 감내하고 환자를 살리려는 소명감이 본인에게 있다면 한 번쯤은 도전해도 괜찮은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밤을 새워서 일을 하는 것도 타 과에 비해 감정노동이 심한 것도, 남들 다 쉬는 공휴일에 쉬지도 못하고 가족이나 친구 등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은 힘들긴 하겠지만, 그래도 일하는 날과 쉬는 날의 구분이 명확한 것은 응급의학과의 장점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환자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 일 수 있지만, 의료의 최전선에서 꺼져가는 생명을 살리기도 해보고 또 응급상황에 적절한 판단을 통해 처치를 하면서 환자들이 정말 필요하고 아플 때 도와줄 수 있는 의사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