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취통증의학과 이수영 전문의
[인터뷰] 마취통증의학과 이수영 전문의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2.02.21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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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포스트] 김민수 기자 = “당신은 마취과(마취통증의학과) 의사를 떠올리면 어떠한 생각이 드나요?”

마취는 수술 전과 수술 후, 통증을 완화시켜주고, 정신을 비롯해 육체적 변화까지 관리하는 의료행위이다. 대부분의 수술이 마취로 시작해 마취로 끝나는 만큼 ‘수술실의 지박령’이라고 불리우기도 한다.

혹자는 “마취과 의사는 마취만 하면 끝이 아닌가?”라고도 생각하지만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 실상 의료업에 종사하는 이들도 마취과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도 있다는데 일반인들이 알기는 더욱 어렵다.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 필자 역시 마취과에 대해 알아보니, 수술 전․후 환자의 바이탈 사인(체온, 혈압, 호흡, 산소포화도 등의 생체활력 지표)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수술 종료시까지 환자상태를 끊임없이 관리해야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

본지는 마취통증의학과에 대해 보다 자세한 내용을 듣기 위해서 마취통증의학과 이수영 전문의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마취통증의학과 이수영 전문의
마취통증의학과 이수영 전문의

▲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는 어떤 일을 담당하는가.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는 수술장 안에서 환자의 안전을 책임지는 주치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먼저 환자가 수술하기로 결정되면 수술 전 수술 중 이상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기저 질환 및 현재 증상 확인 후 수술 및 마취 가능 여부를 결정합니다. 수술에 필요한 마취의 종류 (전신, 부위, 수면 등)를 결정하고 수술 전에 필요한 약물이나 처치를 합니다.

수술 시작과 동시에 필요한 마취를 시행하는데, 저희 병원의 경우에도 거의 대부분의 수술을 전신 마취하에 시행하고 있습니다. 마취과 의사는 수술중 산소포화도, 심전도, 호기말 이산화탄소 분압, 혈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환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환자의 안전을 책임지게 됩니다.

수술이 끝나면 마취에서 안전하게 깨우고, 회복실로 이동하여 회복실에서 나갈 때까지 환자의 상태를 감시하게 됩니다.

▲ 마취통증의학과를 선택한 동기

저는 성격이 직관적이고 급한 편입니다. 마취통증의학과는 수술 상황에 따라 그리고 제가 투입하게 되는 약물에 따라 환자의 상태가 바로 보여 저의 성격과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대학병원에서 교수로 근무하는 동안 그런 일이 종종 있었는데, 수술 중 출혈이 심한 경우나 환자의 호흡이 불안정한 경우 저의 손을 거쳐 바로 교정되고 좋아지는 것을 바로 볼 수 있어 더 보람이 있었습니다.

▲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되기 위한 과정

의대 6년을 졸업하고 수련의 1년, 마취통증의학과 전공의 4년을 근무합니다.

제가 근무했던 서울대학교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전공의 수련 내용은 1년차에는 외과, 정형외과, 산부인과, 소아 수술 등 다양한 수술방킵을 하며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환자를 케어하는 것을 배웁니다.

2년차에는 출혈량이 많거나 난이도가 높은 수술방킵을 하며 약물 사용과 환자 모니터링을 익히게 됩니다.

3년차에는 심장 수술방킵과 여러 방을 한번에 모니터링 하며 수술장 전반적인 관리에 대해 배우고 4년차가 되면 전체 수술장 관리를 맡아서 하게됩니다.

통증의학과 시술과 진료는 2년차부터 1년에 2달정도 배우고 시술을 직접하는 것은 전공의를 마치고 선택하여 1-2년정도 세부전문의 과정에서 더 배우게 됩니다.

▲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직업으로서의 비전과 전망

수술 중 일어날 수 있는 환자의 안전에 관한 문제는 최근 더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수술하는 의사의 경우 수술에 집중하기 때문에 환자의 생체 징후(혈압, 산소포화도)를 보면서 동시에 수술하기는 어렵습니다. 간혹 마취통증의학과 의사 없이 수술하는 의사가 마취와 수술을 동시에 하는 경우도 있는데 제 생각에는 아무리 작은 수술일지라도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없으면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영상의학과 시술 중 진정, 소아의 MRI 또는 CT 중 진정 시에도 마취통증의학과가 반드시 상주하게 하는 병원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만큼 소량의 약을 쓰더라도 환자 안전에 관한 중요성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습니다.

또한 마취통증의학과 전공의를 마치고 환자를 직접 진료하기를 원하는 경우 통증의학과 개원도 가능하여 추후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의 전망은 좋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로서 현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현재 의료비 산정 시, 전신마취 또는 부위 마취시 소모품에 대하여 청구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고, 행위 수가료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되어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제가 일하는 병원의 경우 손해를 감수하고 모든 물품을 재사용 없이 원칙대로 사용하지만, 수가가 제대로 책정되어 있지 않으면 일회용품을 재사용하거나 감염 관리에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로 근무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한다면.

다행스럽게도 전문의가 된 후 제가 마취한 환자들 중 사망하거나 잘못된 환자가 한명도 없었던 것이 자랑이자 보람입니다. 제가 근무하는 병원이 땡큐서울이비인후과인데, 개원 멤버로 5년간 일하면서 모든 환자가 안전하게 수술을 마치고 수술실을 나간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마취통증의학과를 지망하는 준비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마취통증의학과는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과입니다. 수술 중 항상 긴장하고 환자의 상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만큼 본인의 성격과 잘 맞아야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환자의 기저질환에 따라 수술 중 처치나 투약이 필요하기 때문에 내과적인 지식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환자와 소통이 적은 과 중에 하나인 것도 마취통증의학과의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본인의 성격과 마취통증의학과에 필요한 지식적 소양을 모두 고려하셔서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JOB포커스 인터뷰에 도움을 주신 이수영 땡큐서울이비인후과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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