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愛人] 지구촌에 마법의 세계 펼치는 문태현 마술사
[문화 愛人] 지구촌에 마법의 세계 펼치는 문태현 마술사
  • 이승민 기자
  • 승인 2022.11.26 0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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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때 첫 마술, 18살에 프로 데뷔...‘1미터 초근접 마술’ 등 새로운 영역 개척
코로나로 2년간 휴업 어려움 딛고 말랭이 마을로 ‘공연장’ 옮겨 ‘제2의 마술의 삶’
마술도구 만들기에 온 정성...외국인 프로마술사도 가르치는 등 ‘마술사들의 마술사’
2019년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알마티 국제마술대회에서도 1등 ‘세계적 가량’ 뽑내
10살 때부터 마술을 배우기 시작, 18세 나이에 프로 마술사로 데뷔한 화려한 경력의 문태현 마술사.
10살 때부터 마술을 배우기 시작, 18세 나이에 프로 마술사로 데뷔한 화려한 경력의 문태현 마술사.

[잡포스트] 이승민 기자 = “마술은 제 삶의 전부이며 관객들과 소통하는 순간 행복함을 느낍니다. 코로나로 인해 2년여 기간 휴업상태로 많이 힘들었지만 다시 ‘제2의 마술’ 같은 삶을 개척해 나갈 것입니다.”

전북 군산에서 10살 때부터 마술을 배우기 시작, 18세 나이에 프로 마술사로 데뷔한 화려한 경력의 문태현(37) 마술사.

2014년 국내 최초 ‘1미터 마술’(초근접마술)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자신만의 색을 확실히 갖춘 마술사’로 입지를 굳혔다.

공을 손에 든 문태현 마술사.

분명 빨간 공이었는데 하얗고 작은 공으로 바뀌고, 나중에는 야구공과 큰 공, 레몬이 컵에서 나온다. 놀라운 솜씨에 감탄사만 연달아 터진다.

마술사의 손에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카드 마술에서도 관객들은 넋을 놓는다.

이번엔 관객과 함께한 공 마술.

마술사가 아닌 관객의 손에 있던 공이 이동하고 다시 생겨나고 여러 개로 쪼개지는 신기한 마술에 관람 온 연인들이 너무나 즐거워한다.

문태현 마술사가 군산 말랭이마을 공연장에서 펼친 ‘1미터 마술’ 공연 현장의 모습이다.

관객들 바로 눈앞에서 ‘1미터 마술’이 펼쳐지기에 더욱 믿기지 않고 신기할 따름이다.

그는 최근 공연장소를 말랭이마을로 옮겨 ‘제2의 마술 인생’을 펼치고 있다.

문태현 마술사는 2014년 국내 최초 ‘1미터 마술’(초근접마술)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자신만의 색을 확실히 갖춘 마술사’로 입지를 굳혔다.
문태현 마술사는 2014년 국내 최초 ‘1미터 마술’(초근접마술)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자신만의 색을 확실히 갖춘 마술사’로 입지를 굳혔다.

말랭이마을은 군산시가 제4차 문화도시 에비 사업 대상자로 선정이 돼 신흥동에 문화 예술인들의 입주를 도와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는 곳이다. 특히 신흥동 일대를 서비스 공간, 레지던스 공간, 전시관등을 만들어 놓고 관광객이 오면 체험할 수 있는 공간들도 준비해 놓고 사람들을 기다린다. 드라마 ‘전원일기’에 나온 김수미씨가 살았던 김수미 생가와 김수미 길도 만들어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말랭이마을 곳곳 골목을 돌아다니다 보면 사람 사는 따스한 온기가 느껴져 포근한 서민들 삶을 엿볼 수 있다. 지금도 사람이 살고 있는 마을이다. 벽에 벽화가 그려져 친근감을 더해준다.

마술사인 그도 이곳 아트 레지던스 사업에 선정돼 입주하게 된 것. 함께 입주한 예술인들의 대표를 맡아 마을 만들기 사업에도 적극 함께 하고 있다.

“초등학교 때 친구가 눈앞에서 펼친 몇 가지 마술이 저의 삶을 바꿔 놓았습니다”

문태현 마술사는 전남 광주에서 태어났으나 6살 때 부모 직장을 따라 군산으로 이사해 초중고, 대학, 대학원까지 졸업했다.

10살 때 친구가 마술 책을 통해 배운 마술 몇 동작을 본 후 호기심이 생겼다.

그 뒤 책방을 수없이 찾아가 마술관련 서적을 탐구하며 독학했다. 친구들의 신기해하는 모습이 좋아서 마술에 심취하게 되었다.

문태현 마술사는 2009년 국내 최초로 오리지널 아이디어 마술도구를 마술시장에 올리고 2014년 국내 최초 초근접 마술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자신만의 색을 확실히 갖춘 마술사’로 입지를 굳혔다.
문태현 마술사는 2009년 국내 최초로 오리지널 아이디어 마술도구를 마술시장에 올리고 2014년 국내 최초 초근접 마술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자신만의 색을 확실히 갖춘 마술사’로 입지를 굳혔다.

친구들 사이에서는 어느덧 마술사로 통하는 그는 마술사의 길을 걷겠다며 부모님을 설득, 가까스로 허락을 받았다.

가장 하고 싶은 마술을 깊이 있게 할 수 없다는 판단에 학교를 자퇴하고 독학으로 본격적으로 마술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자퇴 후 서울로 올라가 오랜 기간 동안 마술과 관련된 일을 했다.

서울 친구 집에 얹혀살면서 당시 대규모 마술 업계에서 제법 큰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아카데미 생으로 들어갔다.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이은결, 최현우 마술사 등이 소속되었던 회사다.

그의 마술을 접한 주위 사람들이 “대회가 있으니 한번 나가봐라”라는 권유에 첫 출전 대회에서 바로 입상했다.

상을 탄 후 스스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큰 대회 출전권을 따서 출전하게 되고 그 대회에서 2등으로 기량을 입증했다. 그 후 제4회 대한민국 국제마술대회에서도 2위의 성과를 거두는 결실을 거뒀다. 그는 19살 때까지 대회에 주로 출전하고 마술공연 전문회사에 들어가서 본격적인 프로 마술사로 활동했다.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마친 그는 이후 대학 졸업장이 필요하다는 현실을 깨닫고 군대를 제대한 후, 군산에서 대학원까지 마쳤다.

대학 마술학과 교수 제안을 정중히 거절하고 프로 마술사로 활동한 지 18년째. 전 세계를 다니며 마술공연 하는 일에 관심이 쏟고 마술의 세계를 펼치고 있다.

3세대 마술사 중 최연소인 18세 나이에 데뷔한 문태현 마술사는 2004 코리아마술대회 2관왕, 대한민국 국제마술대회 2위, 일본 SM재팬 3위 등 당시 모든 세계대회를 석권하며 데뷔와 동시에 대한민국 대표 마술사로 활동하고 있다.

20세에 발표한 작품 ‘광대’는 인간의 깊은 곳에 존재하는 고독의 감정을 끌어내어 예술의 경지에 이른 공연작품으로 알려졌다.

또한 2008년 발표되어 현재까지도 그의 시그니처 공연작품으로 꼽히는 ‘The passion'은 대중성과 기술력을 고루 갖춘 공연작으로 인정받고 다양한 무대에서 공연되고 있다.

특히 2009년 국내 최초로 오리지널 아이디어 마술도구를 마술시장에 올리고 2014년 국내 최초 초근접 마술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자신만의 색을 확실히 갖춘 마술사’로 입지를 굳혔다.

2019년 11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알마티 국제마술대회에서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21세에 제자 마술사를 세계대회 수상자로 키워냈으며, 2010년 군 제대 후 서울에서의 활동을 멈추고 고향인 전북 군산에 마술콘텐츠 전문 기획사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마술사로 전라도에 상주하는 마술사는 문태현 마술사가 유일하다.

그가 2014년 공개한 마술의 한 장르인 ‘1미터 마술(일명 초근접 마술)’은 시각적인 눈속임이 허용되지 않고 오직 실력으로만 승부해야 하는 도전적인 마술이다.

공연명 그대로 ‘1미터’의 거리에서 성인을 상대로 선보여야 하는 까다로운 마술로, 최고의 기술을 선보이는 마술 공연이다. 대규모 공연이 아니어서 상업적으로 성공하기 어렵다고 평가되면서 국내에서는 한 번도 시도된 적 없는 공연이다.

그가 3년의 준비과정을 거쳐 선보인 ‘1미터 마술’.

아주 가까이서, 마이크를 쓰지 않고도 마술사의 육성이 쩌렁쩌렁 들리는 작은 방에서, 정말 눈앞에서 보고도 믿기지 않는 놀라운 경험을 선사한다.

문태현 마술사는 2019년 11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알마티 국제마술대회에서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러시아 제자들과 함께 한 모습.
문태현 마술사는 2019년 11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알마티 국제마술대회에서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러시아 제자들과 함께 한 모습.

전례 없는 공연, 군산의 이 작은 공연장에 지난 시간동안 전국에서 수만 명의 관객이 ‘1미터마술’ 공연을 찾았다.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마술사로 활동한다는 것은 먹고 살기 힘들 것이라는 인식을 깨트리려 독한 마음을 먹었습니다”

문태현 마술사가 ‘제2의 고향’인 군산에 다시 내려온 계기는 부모의 거듭된 요청 때문이다. 너무 오래 떨어져 살았다며 같이 살고 싶어 했다.

군산에 내려와서 활동 한지 12년째...서울처럼 붐비지 않아 좋지만 아직은 프로 마술사가 활동하기에는 불모지나 다름없는, 시장성이 작아서 힘들다고 한다.

경제적으로 인정을 찾아야하기에 자체적으로 기획하는 시즌 마술쇼에 포커스를 맞추며 관객과의 소통에 매진했다.

그는 마술공연 기획사를 직접 꾸리고 프로 마술사 2명과 함께 마술의 세계를 펼치고 있다.

틈틈이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접목, 꾸준히 전문 마술도구를 만드는 데도 열심이다. 그를 ‘마술사들의 마술사’라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처럼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던 그에게도 큰 시련이 다가왔다.

생각지도 못한 코로나 19가 덮쳐 2년여 시간동안 무대 공연을 못하고 휴업상태로 지내는 등 그의 모든 일상을 뒤바꿔놓은 것.

코로나로 인해 대면 공연은 엄두도 못해 대회 취소도 많아 경제적으로도 힘들게 생활했다고 한다.

각종 세계대회를 통해 인연을 쌓았던 러시아 마술 챔피언이 그에게서 더 깊이 있는 마술을 더 배우고 싶다는 제안을 받아들여 러시아를 비롯해 틈나는 데로 출국했다. 오랜 시간을 러시아를 방문하며 소통하던 시기에 우크라우나와 전쟁이 터져 이젠 더 이상 방문하기도 힘들다 한다. 카자흐스탄에도 마술을 배우고자 하는 제자들이 많아 중앙아시아를 무대로 많이 활동하기도 했다.

“코로나로 인해 생활이 힘들어 활동을 접은 동료 마술가들도 적지 않습니다. 다른 계통의 예술가들도 생계가 힘들어 그만 둔 분들이 많았죠.”

그나마 올해부터 코로나로 막혀있던 대면공연이 허용돼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뛴다. 최근엔 필리핀 마술협회 회장의 초청을 받아 현지에서 공연과 함께 마술을 가르치기 위해 방문하는 등 다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문 마술사와 함께 팀워크로 일하는 박승룡 마술사, 한대산 마술사가 공연후 기념사진을 찍은 모습.
문 마술사와 함께 팀워크로 일하는 박승룡 마술사, 한대산 마술사가 공연후 기념사진을 찍은 모습.

그가 제2의 마술을 펼치기 위해 입주한 말랭이마을 무대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예약제로 운영되며 금, 토, 일요일 3일간 하루에 2회 정도 1시간동안 마술을 펼친다.

예약 후 관람하는 관객들 모두 그의 마술세계에 푹 빠져 만족하고 간다고 한다. 공간이 좁아 관람석을 8석에 한정해 가족단위 우선으로 운영한다. 더 소통하기 편해지고 1미터 마술의 장점대로 살릴 수 있어 장점도 많다고 한다. 한동안은 이 방식으로 운영될 거라 한다.

“국내 대학에서조차 마술학과 폐과가 이어져 이젠 1개 대학에서만 존재합니다. 너무 아쉽습니다. 예술을 지향하기 힘든 시기가 아닌가 싶어 저 또한 한때 고민이 많았죠.”

그와 함께 팀워크로 일하는 박승룡 마술사는 정교함을 갖춘 프로 19년차 근거리 전문 마술사다. 올해 ‘한국마술공모전 뉴노멀부문’ 그랑프리 2관왕을 수상하는 등 각종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고향이 군산인 한대산 마술사는 그의 대학 마술학과 후배로, 군산 최고의 스토리텔링 바 매지션을 펼치는 프로마술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마술이란 공연 문화의 일부분이죠. 꾸준히 공연을 통해 관객들과 소통한다면 일반 공연 문화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문태현 마술사는 ‘마술의 불모지’ 전라도에서 독창적인 '마법의 세계'로 이젠 세계를 향해 마술의 영역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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