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리침묵"(附題:초연한 사랑)
- 시인 김 평 -
앞 마당
집지키는 감나무
새싹 돋는데
하염없는
난초
꽃잎 떨군다
저 달이 지고
새 날이
오려는데
그 달님따라
그대 마구마구
고요히 떠나련다
온 집안 휘영청
밝은 달
마냥 헤적이는데
벌써 홀로 비운
술잔 속 거벼운 그대
그득 그윽하다
이별보다
가없는 그리움에
달빛 새파란 날에
더욱 아프다는 것
그대 아는가
모르는가
그리움 쏟아지는
달빛소리 하늘도
호들갑 떨메
설버서 슬퍼서
훈풍 부여잡고
천 년 눈물 흐른다
밤새 비운 술잔
차곡히 채운 별리침묵
그 속 고인 번뇌에
그대
아는가
모르는가
내사
몰랐어라
내사 사랑밖에
모르리라
별리의 아픔
그 따위야
그대 말소리에 귀멀고
그대 얼골에 눈멀어
그대에게
여여한 온정
아주 안긴 그 情만
내사 알 뿐이러라
제 가락과 제 곡조를
못 견딘 사랑노래는
아즉도 내 가슴에
고조곤히 별리침묵만
휘휘 감고
맴맴맴 맨돌고만 있다
저작권자 © 잡포스트(JOB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