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평 시와 함께하는 세상] "별리침묵"(附題:초연한 사랑)
[시인 김평 시와 함께하는 세상] "별리침묵"(附題:초연한 사랑)
  • 구웅 기자
  • 승인 2023.05.30 00: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인 김평 (사진=김제동 화백)
시인 김평 (사진=김제동 화백)

"별리침묵"(附題:초연한 사랑)

                             - 시인 김 평 -

앞 마당
집지키는 감나무 
새싹 돋는데
하염없는
난초
꽃잎 떨군다

저 달이 지고
새 날이
오려는데
그 달님따라
그대 마구마구
고요히 떠나련다

온 집안 휘영청
밝은 달
마냥 헤적이는데
벌써 홀로 비운
술잔 속 거벼운 그대
그득 그윽하다

이별보다
가없는 그리움에
달빛 새파란 날에
더욱 아프다는 것
그대 아는가
모르는가

그리움 쏟아지는
달빛소리 하늘도
호들갑 떨메
설버서 슬퍼서
훈풍 부여잡고
천 년 눈물 흐른다

밤새 비운  술잔
차곡히 채운 별리침묵
그 속 고인 번뇌에
그대
아는가
모르는가

내사
몰랐어라
내사 사랑밖에
모르리라
별리의 아픔
그 따위야

그대 말소리에 귀멀고
그대 얼골에 눈멀어
그대에게
여여한 온정
아주 안긴 그 情만
내사 알 뿐이러라

제 가락과 제 곡조를
못 견딘 사랑노래는
아즉도 내 가슴에
고조곤히 별리침묵만
휘휘 감고
맴맴맴 맨돌고만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