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동 '얼굴없는 쌀천사' 12년동안 쌀 3,600포 보내
월곡동 '얼굴없는 쌀천사' 12년동안 쌀 3,600포 보내
  • 전진홍 기자
  • 승인 2022.01.07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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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이웃을 위해 매년 쌀 300포를 보내고 있는 얼굴 없는 쌀천사
올해도 어김없이 1월 7일 새벽 20kg 포장쌀 300포대 보내
총 3,600포(72톤) 싯가 2억 여 원 규모

[잡포스트] 김홍일 기자 = 짤막한 전화 한통.. "어려운 이웃이 든든하게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잘 부탁합니다"

얼굴 없는 천사가 보낸 20kg 쌀 300포를 실은 트럭이 월곡2동 주민센터 앞에 멈추자 이승로 성북구청장과 주민센터직원, 주민 등 30여 명이 함께 쌀을 내렸다. /사진_성북구
얼굴 없는 천사가 보낸 20kg 쌀 300포를 실은 트럭이 월곡2동 주민센터 앞에 멈추자 이승로 성북구청장과 주민센터직원, 주민 등 30여 명이 함께 쌀을 내렸다. /사진_성북구

지난 2011년 부터 올해 2022년까지.. 매년 어김없이 쌀 20kg(300포)를 보낸 월곡동 '얼굴없는 천사' 이야기다.

얼굴 없는 천사가 2022년에도 어김없이 서울 성북구 월곡2동 주민센터에 20kg 포장쌀 300포를 보냈다.

12년째 그가 보내온 쌀은 총 3,600포, 쌀 무게 72톤으로 무려 2억 여 원에 이르는 규모이다.

이번에도 남긴건 짧은 전화한통이었다. “어려운 이웃이 조금이나마 든든하게 명절을 날 수 있도록 7일 새벽에 쌀을 보내니 잘 부탁한다”는 짤막한 인사.

 

박미순 월곡2동장은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인 만큼 천사가 쌀을 보내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있었다”면서도, “천사의 전화를 받고서 어려운 상황에도 꾸준히 나눔을 실천하는 것에 대한 존경과 감사 그리고 천사의 안부를 확인하게 되어 안도하는 마음까지 있었다”고 감사를 전했다.

월곡2동은 어느새 천사의 쌀 300포를 실은 트럭을 맞이하고 쌀을 내리는 일이 연례행사가 되었다.

해마다 천사의 쌀이 도착하는 새벽이면 월곡2동주민센터 앞은 공무원을 비롯해 자원봉사자, 산책하던 주민 등이 일렬로 서서 쌀을 나르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올해는 특별히 방역수칙 준수 솔선수범 차원에서 별도의 행사를 생략하고 소수의 인원이 쌀을 옮기로 했다. 그러나 천사를 따라 나눔에 동참하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월곡2동 주민들의 쌀과 금일봉 기부도 이어졌다.

지역 어르신 100명은 ‘100인 어르신 1만원 나눔’을 진행했다. 나눔에 동참한 어르신 한분은 “동네 독거노인 대부분이 천사가 보낸 쌀을 받는다”면서, “마을의 모범이 되어야 하는 고령자로서 천사처럼 작은 행복이라도 나누기 위해 지역 노인 100명이 1만원씩 모으기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월곡2동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이야기는 소외이웃에게 마음 따스한 이웃이 있다는 정서적 지지감을 안길 뿐 아니라 도움을 받은 사람이 다시 다른 이를 돕는 선행의 선순환까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천사의 뜻을 더욱 잘 살리도록 노력하겠다” 감사의 메세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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