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계문 남양주도시공사 사장, ‘혁신’은 ‘현장’에 있다
[인터뷰] 이계문 남양주도시공사 사장, ‘혁신’은 ‘현장’에 있다
  • 임택 기자
  • 승인 2023.11.01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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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stand(아래에서 모신다) 자세로 고객들을 모시겠다”
이계문 남양주도시공사 사장
이계문 남양주도시공사 사장

[잡포스트] 임택 기자 =이계문 남양주도시공사(이하, 공사) 사장은 “공사를 조금 더 혁신적으로 운영하고 싶어 한다. “혁신은 무엇을 위한 혁신이냐”라고 묻자 “고객 서비스를 위한 혁신”이라고 말했다. 또한 “수익을 개선하는 데 혁신을 해야 한다. 지역발전을 위해서 끊임없이 혁신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서 그는 “현장에서 해답을 얻어야 한다”라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지난 10월 끝자락인 30일 공사 사무실에 잠깐 들러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 사장의 상징인 ‘현장 경영’에 대한 노하우를 듣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현장 경영'은 혁신을 위한 중간과정일 뿐 모토는 ‘혁신’에 있었다.

-7월 6일 취임식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3달이 지났다. 이계문 사장은 최근 ‘현장 경영’이 언론에서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의미를 부여하자면.

▲공직에 있을 때도 그랬고 이전 기관장에 재직할 때도 ‘현장에서 해답을 얻는다’라는 기본은 변함이 없다. 현장에 가야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게 된다. 현장에 가면 눈에 보인다. 보고만 받아서는 핵심을 알 수가 없다. 현장에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으면 실시간으로 문제점을 파악할 수가 있다. 말과 서류보고는 문제점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현장에서 ‘협의체’도 만들고 고객들과 ‘간담회’도 한다. 잘못된 것은 즉시 고쳐가는 묘미가 있다. 일에도 속도감이 있다.

-보고만 받고 사인만 하는 일부 기관장들의 스타일과 다르게 이계문 사장 현장 스타일에 대해 분명한 ‘호불호’가 있을 것 같다.

▲시민들이나 현장의 직원들은 선호하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간부들은 피곤한 면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기존 기관장들의 스타일과 다르다 보니 시민들은 좋아한다. 큰돈 들어가는 것은 시청과 협의를 해야 하지만 사소한 부분은 하나씩 지적하면서 만들어 가는 재미가 있다. 현재 공사의 업무인 공공시설물 관리를 통해 시민의 생활 편익과 복지증진에 이바지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계문 사장께서 생각하고 있는 공사 차원의 ‘혁신’이란 어떠한 의미를 담고 있는지.

▲혁신이라는 사전적인 의미는 묵은 풍속·관습·조직·방법 등을 완전히 바꾸어 새롭게 한다는 의미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혁신은 급진적인 변화, 이전 상태보다 확연히 다른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대단한 것이라고 착각을 한다. 시와 공사의 하는 일이 다르듯이 제가 생각하는 혁신이라는 의미는 공사의 관점에서 사소한 것도 고치고 개선해 가는 것이다. 직원들에게도 강조한다. 혁신이라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공사의 업무인 시설물 유지·관리하는 데 커다란 혁신이 있을 수가 없다. 고객 관점에서 조금이라도 불편한 것은 고치고 시민이 만족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혁신은 모든 것이 서비스다. 사람이나 사물이나 ‘긍정적인 변화’가 수반되는 것이 혁신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이 혁신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공사는 현장 책임자에게 문서 전달이 아닌 AI기술을 활용한 웹툰 제작물로 작은 혁신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공사는 현장 책임자에게 문서 전달이 아닌 AI기술을 활용한 웹툰 제작물로 혁신을 만들어 가고 있다

-사장실에 걸려 있는 직원들의 청렴 교육과 공사의 기본 업무인 안전에 대한 교육 형태를 AI가 대신할 수가 있는지.

▲조만간 우리나라 최고의 AI 전문가를 불러서 특강을 한다. 안전에 관한 것, 특히 남양주시에는 시설물이 많다. 이전에는 안전에 대해 특강을 하곤 했다. 현재는 AI가 이러한 일부분을 대신할 수 있는 시절이 왔다.

공사는 청렴과 안전에 대해, 이전에는 문서 전달이 교육 형태가 되다 보니 직원들의 관심도를 높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저는 이런 점을 개선해 평상시 직원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끌어낼 수 있고, 더 쉽고 빠르게 의미가 전달될 수 있도록 웹툰 홍보물을 만들어 관심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웹툰 제작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최근 AI기술인 BING Image Creator 등을 활용해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청렴과 안전에 대한 다양한 주제를 적용해 현재까지 청렴시리즈 26화, 안전시리즈 24화를 만들었고, 매일 사내 게시망에 등재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청렴과 안전에 대한 직원들의 관심도가 변화하고 있다. 한눈에 쉽게 이해되는 글과 그림으로 구성된 게시물에 댓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청렴 및 안전사고 예방에 대한 공감과 준수해야 할 사항들을 함께 지켜나가자는 내용이다.

-이계문 사장이 그려가는 '혁신', ‘긍정적인 변화’를 조금은 읽을 수 있는 것 같다.

▲맞다. 이런 것이 혁신이다. 이전에는 이러한 일들을 말과 글로써 대신했다. 안전도 시설이기 때문에 관심만 가지면 된다. 그러면 사고가 나지 않는다. 현장 소장에게 입이 닳도록 말을 많이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평상시의 관심이 중요하다. 이러한 웹툰을 통해서 매일 아침에 팝업으로 올라온다. 웹툰만 보면 “안전에 신경을 써야겠다”라고 누구나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러한 것이 혁신이다.

-이계문 사장께서 웹툰을 내부적인 변화와 혁신이라고 한다면 외부적으로 대표적인 혁신이라고 할 수 있는 사례가 있다면.

▲남양주 체육문화센터 수영장이 10월 2일 오픈했다. 기존 사례는 시설물을 오픈하고 난 후에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저는 “9월 26일 시민대표단 약 30여 명 정도를 모집해라”라고 직원들에게 말했다. 개장을 하기 전에 테스트 차원에서 불편한 것이 없는지 미리 점검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아파트에 입주해도 하자가 있다. 그래서 정식 오픈전에 이용자 관점에서 한번 점검해 보라고 했다. 만일 문제가 있다면 10월 15일까지 개선을 하겠다고 공지를 했다. 그러니까 시민들 입장에서는 만족도가 있는 것이다. 문제점을 미리 찾고 테스트해서 찾아가고 있다. 직원들은 피곤한 면도 있을 것이다. 이전에는 하지 않았던 새로운 방식이기 때문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고객서비스도 혁신의 범주에 포함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장실에 들어가면 ‘고객서비스 헌장’이 눈에 띈다. 공직자가 어느 위치에서 고객들과 소통해야 하는가에 대한 ‘자세’를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저는 직원들에게 끊임없이 얘기하는 것이 있다. 고객 중심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 언어에는 ‘understand’라는 말이 있다. ‘이해한다’라는 의미다. 어원적으로 보면 under(아래에)+stand(서다)‘아래에 서다’라는 의미다. 항상 ‘고객 아래에서 일한다’라는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대부분 공직자가 upper+stand(upper위에서+stand서다)로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고객의 위쪽에서 눈높이를 맞추어 소통하겠다는 의미다. 공직자는 under+stand 자세로 고객을 모셔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취임하는 날부터 저는 직원들에게 under+stand를 이야기했다. 저는 공직 생활할 때도 이렇게 살아왔다. 고객 중심이라는 것은 말로만 해서는 되지 않는다. 내가 고객 아래에 서서 모신다고 생각하면 된다. 직원들에게도 지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고객 중심은 바로 이러한 모토에서 출발해야 한다. 심리적인 긍정적 변화도 하나의 혁신에 속한다.

특히 공공부문에서 많이 바뀌기는 했지만 under+stand보다는 upper+stand의 개념이 강하다. 고객 아래에서 있는 것이 아니라 ‘나를 찾아오면 잘해줄게’라는 개념이 자리하고 있다. 공직자는 낮은 자세로 먼저 행동을 하고 혁신을 해나가는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이계문 사장은 "사람들은 '혁신'을 커다란 변화로 생각한다. understanf(아래에서 고객들에게 서비스한다)관점에서 느끼는 작은 변화도 '혁신'"이라고 말했다
이계문 사장은 "사람들은 혁신을 커다란 변화로 생각한다. under+stand(아래에서 고객을 모신다)관점에서 느끼는 작은 변화도 혁신"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을 위한 작은 변화, 작은 혁신에 대한 이 사장의 사례가 있다면.

▲우선 CEO 메시지 전달이다. 이전에는 강당에 직원들을 모아놓고 메시지를 전달한 적도 있다. 공사 정규직 380명, 기간제 직원까지 하면 총 680명 정도가 된다. 이들을 모아놓고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그래서 내부망에 ‘CEO 메시지’를 만들어 필요할 때 전달을 하고 있다.

또 하나는 직원들도 저에게는 고객이다. ‘직원들을 위해서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항상 찾고 있다. 예를 들어 건강검진과 상조서비스가 있다. 건강검진은 남양주 인근 대형병원과 복지포인트를 활용한 건강검진 서비스를 늘렸다.

상조서비스도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유족들은 상조회사를 찾게 된다. 규모가 큰 상조회사는 지방에서 상을 당하게 되면 소규모 후불제상조 등에 하도급을 주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후불제 상조업체하고 직접 거래를 하면 장례비용을 줄일 수가 있었다. 현금 지원은 아니더라도 비용을 줄일 수가 있다는 측면에서 직원들은 안심이 된다. 직원은 내부의 고객이다. 그리고 시민들은 외부의 고객이다. 따라서 내·외부 고객 모두가 서비스 대상이다.

-공사는 시설 운영 등 구조적으로 시민들을 위해 서비스를 하고 있다.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경영을 하면서 수익에 대한 부분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고객만족도향상TF, 수익성개선TF’ 이 두 가지를 병행하고 있다. 제가 7월 6일에 오자마자 경영혁신TF를 두 달 정도 진행했다. 업무절차개선에 대해서 지금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래서 “불합리한 관행은 모두 없애자. 그래야 새로운 일을 한다”라는 생각이다.

-복지를 위한 사회공헌활동은 어떠한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는지.

▲공사 차원에서 복지를 말한다면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사회공헌활동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아니지만, 생활이 어려운 분들과 연결해서 직접 배달을 해주는 일과 시민들에게 사회봉사도 하고 있다. 장애인들과 함께 무료급식 및 배식·설거지 봉사, 겨울철 야외난로 기부, 시의 주거환경 개선, 자원봉사센터와 연계된 일 등 시민들과 함께 사회봉사를 연계해서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괴산군 수해 복구 활동 ▲독거노인 주거환경 개선 봉사 등 사회공헌활동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공사는 시설관리에 이어 개발을 통한 시민들의 복지서비스도 중요하다고 본다.

▲공사는 우선 시설관리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개발사업에 관심은 많다. 지금도 땅을 보러 다니고 있으며, 금융회사도 만나고 있다. 공사의 업무가 시의 일을 대행해 주는 일이 많으므로 아직은 개발 관련해서는 얘기할 단계는 아니다. 우선 시급한 일은 공사의 업무 중의 하나가 공공성에 더해 수익성도 따져봐야 하므로 ‘체육센터 내 카페 설치, 주차장 미납금 관리, 역사 내 유휴공간을 활용한 자판기 설치’등 비용 절감이나 불필요한 것은 없는지 공사가 관리를 하는 곳에 대해 많은 부분을 챙겨 나가고 있다. 시설관리를 하는 데 있어서, 지금도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이 되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비용을 줄여주면 수지 개선에 도움이 된다. 큰 개발을 해서 시에 도움을 주면 좋지만 아직은 준비 단계이고 시설관리를 통해서 혁신을 꾀해 나가고 있다.

-34회행정고시합격, 기획재정부, 서민금융진훙원장,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 국민훈장 석류장(2021년), 동국대학교 석좌교수 등 많은 경력을 쌓았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은 것 같다.

▲공사를 조금 더 혁신적으로 운영하고 싶다. 혁신은 고객서비스를 위한 혁신이다. 앞에서 언급한 under+stand(아래에서 고객을 모신다)가 기본방향이다. 현장경영도 이러한 모토에서 출발을 해야 한다. 반복된 얘기지만 upper+stand의 자세로는 혁신이란 단어를 입에 올릴 수가 없다. 우선 공사의 입장에서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혁신을 해야 한다. 또한 지역발전을 위해서 공사가 혁신을 하려면 이러한 방식으로 지속적인 내·외부 고객을 위한 혁신을 해야한다. 그리고 항상 현장에서 만나는 남양주 시민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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