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파수꾼' 임준택 전 수협중앙회 회장… 사회각계 다양한 경험 두루 거쳐
'바다의 파수꾼' 임준택 전 수협중앙회 회장… 사회각계 다양한 경험 두루 거쳐
  • 한건우 기자
  • 승인 2023.12.04 16: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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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중앙회장 당선 후 역대 최고 수익... 6년 앞당겨 공적자금 7574억 상환
임준택 바르게살기협의회 중앙회장(현), 수협중앙회 회장(전).(사진_한건우 기자)
임준택 바르게살기협의회 중앙회장(현), 수협중앙회 회장(전).(사진_한건우 기자)

[잡포스트] 한건우 기자 = 임준택 수협중앙회 전 회장은 1957년 부산 강서구 명지서 태어났다. 배고픔과 가난이 싫어 일찍이 수산물 유통업계에 뛰어들었다. 모두가 힘든 시절이었고 장사밑천은 손에 쥔 500만 원이 전부였다. 이른바 고등어 떼 잡아 큰돈 번 인물이다. 남다른 성실함과 신의를 바탕으로 부산 연안어업계를 평정하며 한때 '바다의 파수꾼'으로 불렸다. 

어업인의 권익을 대변하는 임 회장은 어촌 경제 발전과 지역 사회를 위한 봉사에 솔선수범 해왔다. 특히, 임 회장의 지역 공헌활동과 각계에서의 다양한 이력도 갖고 있다. 2004년 부산에서 고등어가 주 어종인 대형선망업의 대진수산 대표를 맡은 이후 벌어들인 수익을 부산 지역 장학회와 대학에 기부하며 사회 환원에 앞장서 오는 등 사회복지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아울러, 2019년 수협중앙회장 취임 직후부터 국내 유일 어업인 복지 점담기구인 수협재단 수장으로서 어업인 대상으로 의료·복지·문화 등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사업에 힘써 왔다.

임 회장은 생산, 중매인, 가공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초기에는 중도매인 보조로 시장바닥을 누비며 입찰받은 수산물을 보관할 냉동창고를 사들였다. 밑바닥부터 쌓은 값진 현장 경험 덕에 업계에서 두터운 신뢰를 얻었다. 그러다가 아주 공교롭게도 수십억대 빚더미에 나앉게 된 한 선사를 떠안게 됐는데 이것이 결국 인생역전의 전환점이 됐다. 

부산항의 새벽을 여는 부산공동어시장(자갈치시장)은 한국 최초의 근대적 수산시장이다. 1963년 시작된 역사는 전국 수산물의 30%를 공급하는 전국 최대의 산지위판장으로 발돋움했다. 특히 고등어는 단일 어종으로 전국 유통의 80~90%를 담당한다. 고등어가 부산의 시어로 브랜드화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매년 10월이면 부산고등어축제가 열리는 데 늘 수많은 인파로 북적인다.   

대형선망 이끌고 밤낮없이 고등어 떼와 씨름... 수산·어업인 최고 자리에 등극

임 전 회장은 "선사를 인수하고 나서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에 눈앞이 캄캄했다"며 "이미 퇴로는 차단됐고 가진 수척의 배로 선단을 꾸렸다. 바다에서 죽는다는 각오로 대형선망을 이끌며 밤낮없이 조업에 나섰다"고 회상했다. 

도전과 노력의 결실은 예상보다 빨리 찾아왔다. 그는 "주로 고등어가 많이 잡혔는데 조업 때마다 항상 만선을 갱신했다. 고기를 팔아 수십억대 뱃값을 치를 수가 있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후 묵묵히 수산인의 길을 걸었고 성장을 거듭했다. 1984년 미광수산을 시작해 대진수산과 미광냉동, 대진어업을 차례로 세웠다. 지금도 창업주로서 경영에도 관여한다. 각종 사회공헌활동도 쉼 없이 꾸준한 기여를 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공신화는 현재 수산업에 종사하는 MZ세대들이 롤모델로 삼는다. 

어업인으로서 최고 자리에도 올랐다. 제25대 수협중앙회 회장(2019년 3월~2023년 3월)을 역임했다. 임 전 회장은 취임사에서 "지금 수산물 구조는 어민도 울고 소비자도 울게 만드는 불합리한 구조다. 어민이 생산하면 나머지는 수협이 책임질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생산만하면 수협이 책임지는 수산업 혁명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또 "임기 내 공적자금 조기상환을 이뤄 모두가 잘사는 길을 반드시 이뤄내고, 낙후된 어촌을 반드시 발전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임기 중 21년 만에 공적자금 7574억 원 상환... 수산물 유통구조 혁신·해상 환경정화·젊은 어민 육성에 고심 깊어

임 회장은 임기 중 21년 만에 공적자금을 상환하고, 중앙회의 최고 수익을 경신하는 등 성과를 냈다. IMF 외환위기 여파로 2001년 1조 원대 공적자금을 지원받았던 수협중앙회는 2022년 9월 잔여 공적자금 7574억 원의 액면가에 해당하는 국채를 조기 상환했다. 원래는 2028년까지 현금 분할 상환이었다. 

취임 후 중앙회의 이익도 증가했다. 2017년(340억 원) 이후 2018년(227억 원), 2019년(178억 원) 2년 연속 감소하던 세전이익이 2020년 348억 원, 2021년 395억 원으로 늘었다. 
 
또 회원조합 역시 2021년 1838억 원으로 2020년에 비해 2배 증가했다. 덕분에 중앙회는 2022년 어업인과 회원조합 지원을 위한 예산 2583억 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물론 인생에서 고비도 찾아왔다. 지난 2022년 11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가족기업 특혜대출 의혹'이 불거졌다. 결론부터 말하면 수협은행과 수협중앙회가 산출기준이 다른 자료를 기계적으로 추려 의원실에 제출한 데서 비롯된 헤프닝으로 확인됐다. 

해당 제출 자료에서 특화대출 마진율이 일반대출 마진율 방식으로 산출됐으며 정책자금과 일반자금의 성격이 명확히 표기되지 않으면서 특혜의혹으로 번진 것이다. 당시 국감에서 지적했던 의원들이 수긍하면서 논란이 일단락됐다.

임 전 회장은 2022년 10월27일 제15대 바르게살기협의회 중앙회장으로 선출됐다. 무보수 봉사직이다. 오히려 자비를 들여 사무실을 운영해야 한다. 

그는 "바르게살기운동은 진실·질서·화합의 3대 이념으로 정직한 개인, 더불어 사는 사회, 건강한 국가를 만들어가는 국민운동단체"라며 "현재 전국 17개 시·도 협의회, 233개 시군구협의회, 3191개 읍면동위원회에서 전국 회원 80만 명이 활동하는 풀뿌리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돈을 잘 버는 비결'에 대해 그는 "정직과 믿음. 내가 못 벌지언정 내게 수매하는 10명 중 8명은 돈을 벌 수 있게 한다는 마인드로 일해왔다. 그러다 보니 돈이 저절로 벌리더라"라며 "중앙회 일도 마찬가지다. 어렵게 번 돈인데 국민 화합을 위해 써야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시원스러운 답변을 내놓았다. 

임 전 회장의 가슴 한편에는 아직 못다 이룬 꿈이 남았다. 첫째는 수산물 선매입 제도 정착을 통한 유통구조 혁신이고, 다른 하나는 국내 연안 곳곳에 방대하게 가라앉은 폐어구 수거 해상정화 사업이다. 

또 후진 양성을 위한 돌파구로 젊은 층 어민 육성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이 모두 우리 수산물 어족자원 보존과 국내 어업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무척 시급한 현안들이다. 요즘은 걱정이 또 늘었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인해 수산물 소비가 위축될까 염려돼 밤잠 설치는 날이 점점 많아진다고 한숨을 내쉰다. 

▲임준택 전 수협중앙회 회장= 1957년생. 동아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 동아대 명예 경영학 박사 / 대진수산 회장, 대형선망수산업협동조합 조합장, 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 회장, 수협재단 이사장, 바르게살기협의회 중앙회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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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합니다. 2023-12-04 21:56:19
남 잘되는거 배아파 하는 사람들이 엄청 까내립니다 지금도..
큰 무대로 가셔서 지역사회에 봉사와 수산업 발전에 대한 노력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