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의 야구 이야기] 꺾지 말고, 햇빛으로 꽃 피우게 하라
[이만수의 야구 이야기] 꺾지 말고, 햇빛으로 꽃 피우게 하라
  • 박희윤 기자
  • 승인 2023.12.18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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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어느새 "이만수  포수상 및 홈런상"이 올해 7회째가 된다.

2017년 처음 이만수 포수상을 만든다고 할 때 주위에서 시기상조라며 말리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우려에 동요되었다면 시기만 지연되었을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야구를 진심으로 소망하고 꿈꾸는 선수들과 함께 하고 싶었다.

2014년 SK와이번스 팀에서 감독생활 끝으로 현장에서 나왔다. 현장을 나와 재능기부 한다며 대한민국 전국과 해외로 수많은 곳을 다니며 유소년들과 엘리트 선수들에게 내가 갖고 있는 노하우들을 전수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만수 포수상이 주 목적이었다. 그러나 아마추어 선수들의 기량이 예전에 비해 많이 떨어진 것을 느꼈다. 그때 어떻게 해서라도 대형 선수들이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만수 홈런상도 지정하게 되었다. 

이기기 위한 야구를 선호한다면 대한민국 야구의 미래는 퇴보할 수 밖에 없다. 좀더 멀리 보고 어린선수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장 눈 앞의 성적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이기는 야구를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앞에 야구인 선배로서 후배들을 이해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만 언제까지 눈앞의 성적과 이기심으로 인해 자라나는 후배들을 가로 막을 수는 없는 일이다. 아니, 대한민국 야구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제는 지도하는 방식부터 다시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

세상은 많이 변했고 다양한 선수들이 존재한다. 하나의 방식을 갖고 어린선수들을 지도한다면 머지않아 한계의 벽을 만날 것이다. 

지도자와 선수 모두가 피나는 노력, 철저한 개발과 개인에게 맞는 야구를 할 때 비로소 세계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겨루면서 경기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다.

모든 선수가 이승엽 선수가 될 수는 없다. 사람은 모두 다르다. 각자에게 적합한 유형이 있고 고유의 스타일이 있다. 그렇다면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개발하고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도자들이 먼저 선수 개개인의 장점과 특성이 무엇인지 반드시 숙지해야 가능하다.

(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사진_헐크파운데이션)

훌륭하고 유능한 지도자는 그 선수의 장점들을 개발하고 끊임 없이 연구해서 그 선수에게 맞는 스타일로 야구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고 훈련시킬 것이다. 

그런 목적에서 "이만수 포수상 및 홈런상"을 만들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했던 것이 어느덧 올해가 7회째가 되었다.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가장 큰 목적은 유망주 발굴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시작하게 되었다. 

이렇게 시작했던 이만수 포수상 첫 수상자가 청주 세광고 3학년 김형준(현 NC 다이너스) 선수가 2017년 첫 영예를 맞이했다. 6년이란 시간이 흘러 이번 중국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김형준 포수는 대한민국 대표로 출전해 당당히 금메달을 따는 일등공신이 되었다. 

나 또한 라오스 국가대표 총대표로 중국항저우아시안게임에 함께 출전해 김형준 포수를 그라운드에서 만나게 되었다. 어느덧 6년이란 시간이 흘러 이제 NC다이너스 팀에서 주전포수로 활동하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형 포수가 되어 있는 모습에 야구인 선배로서 정말 흐뭇하고 좋다.

그동안 포수 기피 대상이었던 포수의 자리가 양의지 포수와 강민호 포수로 인해 10년전과 달리 학생들이 포수 포지션을 기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포수의 매력에 빠져 이제는 어린선수들이 선호하는 포지션이 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어린선수들만 포수를 기피하는 것이 아니라 학부모 또한 원하지 않아 이렇게 가다가는 한국야구가 퇴보할 수 있다는 생각에 포수 양성에 힘을 기울여야 겠다는 마음을 가졌다. 

재능기부 하기 위해 전국에 많은 학교를 다녔는데, 포수가 고생을 많이 한다고 해서 투수나 타자만 하려고 했던 것이 가장 안타까웠다. 그리고 포수도 충분히 매력이 있고,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또 어린선수들에게 포수도 충분히 최고의 대우를 받을 수 있고 매력적인 자리라는 것을 어린선수들과 학부형들도 이제는 많이 인식하고 있다. 

그동안 포수 기피 현상이던 자리가 이제 어린선수들뿐만 아니라 학부형까지 선망의 포지션이 되었다는 것에 야구인의 한사람으로서 보람을 갖게 된다. 

- 제 7회 이만수 포수상 및 홈런상
- 일시 : 2023년 12월 21일 목요일 오후 2시.
- 장소 : 잠실야구장 컨퍼런스룸

[글 /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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