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의 야구 이야기] Neighborhood Play
[이만수의 야구 이야기] Neighborhood Play
  • 박희윤 기자
  • 승인 2023.12.27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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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만수 이사장, 유기호 대표, 류도선 회장(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왼쪽부터 이만수 이사장, 유기호 대표, 류도선 회장(사진_헐크파운데이션)

프로야구 SK와이번스 팀 끝으로 현장에서 나온지 벌써 10년이 되었다.

지난 53년 동안 아마추어와 프로야구 선수생활, 그리고 다시 미국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 또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SK와이번스 코치와 감독생활을 끝으로 소위 현장에 더이상 있지 않다.

오로지 승리를 위한 야구를 하다가 새로이 인도차이나반도로 내려가 야구를 보급한지도 어느덧 10년이 지났다.

모든 것들이 다 불가능해보이고 할 수 없을거라고 생각한 일들이 도전하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마주했을 때 전혀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았던 야구가 전파 되고 있는 것에 야구인의 한사람으로서 얼마나 보람을 느끼고 감격스러운 일인지 모른다.

불가능은 도전하지 않고 시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가능이라는 말이 생겼는지 모른다. 물론 절대 할 수 없다는 것이 있을수도 있다는걸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런 불가능도 나의 이성적 판단이 아닌 먼저 한발짝부터 내딛고 시작하니 10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내가 계획하고 내가 생각했던 일들이 결국 이루어지는 현실을 보게 되었다.

SK와이번스 감독생활 끝으로 정들었던 집을 떠나 새로운 곳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다행히 감독생활 할 때 살던 곳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따뜻하고 아름다운 집을 마련해 새롭게 출발하게 되었다.

새롭게 마련한 집에서 생활한지도 2년이 되었다. 내가 새롭게 이사하면서 가장 좋아하는 곳이 새벽 6시부터 시작하는 사우나이다.

선수시절과 지도자생활 할 때 매일 사우나하던 습관으로 인해 나이가 들고 현장을 떠나도 옛 습관을 버릴 수 없었다. 감사하게도 새로 이사한 아파트에 사우나 시설이 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매일같이 사우나할 수 있다. 

그리고 늘 이른 아침 6시에 사우나에선 매일 같은 시간에 나오는 주민과 함께 만나게 된다. 자연스럽게 주민들과 함께 어울리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이렇게 서로 인사를 주고 받으며 야구현장에서 나와 사회에서 이웃으로 좋은 친구가 되었고 우리는 삼총사가 되었다. 나보다 한살 위인 건설회사 회장, 그리고 나보다 10살 아래인 제약유통업 대표와 함께 연말 부부 모임을 갖는 시간을 가졌다.

현장에 있으면 24시간 야구에 집중하느라 어쩌면 쉽지 않은것들..

이렇게 여유를 갖고 편안한 마음으로 주민들과 함께 어울리며 생활하니 자연스럽게 좋은 친구들을 만나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이웃들 그리고 사회생활에서의 주민들과 소통을 갖게 되었다.

삼총사들이 부부동반으로 모두 한자리에 모여 지나온 인생 이야기와 삶들에 대해 시간 가는줄 모르고 늦은 저녁시간까지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현장에서 53년 동안 있었지만 이리 편안한 마음으로 주민들과 함께 같이 살아가면서 서로 어울리고 함께 어려움과 즐거움을 나눌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내가 아직 현장에만 있었다면 야구에만 신경이 곤두서있어 장점도 있겠지만 아마 이런 좋은 경험도 한번 해보지 못하고 인생을 살고있을지 모른다.

시간이 갈수록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서로 옷깃도 스치는 것이 부담이 되는 이런 험난한 세상에서 가장 가깝고 함께 살아가는 이웃 주민들과 이렇게 좋은 인연을 맺어가며 살아가는 이런 세상이 아직 살만한 곳이라는 것을 다시 경험하게 된다.

[글 /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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