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정보] 집행유예 기간 중 재범 가중처벌 가능성과 대응전략
[법률 정보] 집행유예 기간 중 재범 가중처벌 가능성과 대응전략
  • 김명기 기자
  • 승인 2024.03.07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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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포스트] 김명기 기자 = 형사 처벌 가운데 가장 부담스러운 것은 단연 '징역'이다. 사실상의 사형제 폐지 상태인 대한민국에서 징역은 최고 수위의 처벌이라고 할 수 있다.

형법 제62조에 따르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에 한해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

일단 처벌 수위를 낮추고 적극적으로 정상 참작 요소를 제시해야 집행유예를 기대해 볼 수 있기에 형사 재판을 받게 되었을 때, 집행유예 선고를 위해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언론을 통해 전해지는 형사 사건 법원 판결 내용에서는 '징역 ○년에 집행유예 ○년'이라는 표현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징역을 선고하지만, 징역형의 집행을 정해진 기간 동안 미뤄주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되었다면, 피고인이 3년간 아무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경우 해당 형을 면제받을 수 있다.

징역 1년 6개월과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은 전혀 다르다. 그러므로 징역형이 예상되는 사안에서 피고인 측은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법무법인 정음 천안사무소 강윤석 대표 변호사
법무법인 정음 천안사무소 강윤석 대표 변호사

◇ 징역형 집행유예 도중 또다시 범죄 저질렀다면

간신히 집행유예 선고를 받아 놓고도 또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음주운전이 대표적이다.

법무법인 정음 천안사무소의 강윤석 대표변호사는 '집행유예 기간에 범죄를 저질렀을 때에는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2023년 1월에 저지른 음주운전으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사람이 2024년 1월에 또 음주운전을 저질러 법정에 서게 되었을 경우, 2024년의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집행유예 선고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강 변호사는 '집행유예 기간 중에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 때문에 수사기관과 법원이 해당 사안을 더 무겁게 다룰 가능성이 크다'면서 '기존의 집행유예가 취소되고, 새로운 범죄에 대한 처벌까지 더해지다 보니 피고인 입장에서는 두 배로 처벌을 받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만약 이미 동종전과가 많고, 최근 저지른 범죄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상태에서 다시 동종 범죄를 저질렀다면, 이때에는 수사기관과 법원이 '상습범죄'로 판단해 가중처벌이 내려질 확률도 높다.

따라서 집행유예 기간 도중 재범으로 인해 형사절차를 밟게 되었다면 처음보다 더 신중하게 대응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강 변호사의 조언이다.

◇ 집행유예 기간 얼마 남지 않은 경우라면

아무런 사고 없이 집행유예 기간이 지나면 기존의 징역형은 실효될 수 있다.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경우, 2년간 숨죽여 지내면 1년 6개월의 징역형이 사라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집행유예 기간 막바지에 범죄를 저질러 형사 절차를 밟게 되었을 때에는 형사전문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절차의 진행을 늦춰야 한다. 집행유예 기간이 지난 뒤에 재판을 받게 되면 다시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수 있기 때문에 피고인 측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

다만 강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이유 없이 시간을 끌기만 한다면 오히려 위험하다. 혐의 내용과 수사 진척 정도 등을 구체적으로 살피면서 집행유예 기간이 지난 뒤 재판을 받는 쪽으로 상황을 이끌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집행유예 기간 중 재범으로 인한 부담이 큰 만큼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고 싶겠지만, 법적 기준에서 상황을 신중히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집행유예만을 반복적으로 선고 받으면서 처벌을 오랜 기간 동안 피해 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힘들게 얻어낸 집행유예인 만큼, 주어진 기간 동안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지내다가 집행유예 기간이 도과했을 때 징역형이 실효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혹은 피치 못할 이유로 집행유예 기간 동안 범죄 행위에 연루되었다면 마냥 절망하거나 포기하기보다는 지금 당장 실행할 수 있는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강 변호사에 따르면 형사 절차 초반부터 변호사의 도움을 받으면서 핵심 요소를 정리하고, 조사 일정 등을 조율하는 등 현재 상황에 대한 주도권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절차에 따라 소명하면서 처벌 부담을 최대한 덜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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