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릿 댄서 백승주 연출가, 애니메이션극 '사이보그;새먼' 선보여
스트릿 댄서 백승주 연출가, 애니메이션극 '사이보그;새먼' 선보여
  • 김예지 기자
  • 승인 2023.03.31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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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릿 댄서 겸 연출가 백승주 공연 스틸사진 공개 / 사진제공 = 한국힙합문화협회
스트릿 댄서 겸 연출가 백승주 공연 스틸사진 공개 / 사진제공 = 한국힙합문화협회

[잡포스트] 김예지 기자 = 지난해 10월 8일 경기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애니메이션극 이라는 생소한 장르의 '사이보그;새먼(cyborg;salmon)' 작품을 보고 본지 기자는 더무브먼트 대표 백승주 연출가에게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애니메이션 극은 언어(텍스트), 음악, 춤(움직임)등 각각의 요소에 몰입되는 관객들을 한데 모아 소통에 변화를 요구하는 장르로 애니메이션의 미디어 기법과 매체인 더빙된 목소리, 음악, 한 컷의 이미지와 같은 스톱모션 움직임 기법을 활용하여 공연극의 영역을 확장한 장르로 글로벌 공연으로 거듭나기 위한 공연극입니다”

사이보그 새먼 공연 스틸사진 / 사진제공 = 한국힙합문화협회
사이보그 새먼 공연 스틸사진 / 사진제공 = 한국힙합문화협회

보통 극장 연출가들은 연극학부, 무용학부 등에 진학한 사람 또는 극장 공연에 연이 있는 사람들을 떠올린다. 시기상조 이지만 2021년 한류힙합대상 시상식에서 “춤추는 미술관 - 애니메이션크루” 작품으로 올해의 콘텐츠 문화체육관광 위원장상과 이어 2022년 한류힙합대상 시상식에서 “사이보그;새먼(cyborg;salmon) - 백승주” 작품으로 문화체육관광 위원장 상을 수상한 평범하지 않은 궤적을 그려온 스트릿 댄서이자 연출가 백승주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스트릿 댄서에서 연출가로 되기까지

백승주 연출가는 1998년부터 춤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했고, 2004년 애니메이션 크루라는 스트릿 댄스팀을 만들었으며 이태리를 시작으로 일본 ,파리, 미국 등등 세계 40여 개국에서 공연과 방송 출연을 하며 스트릿 댄스의 르네상스를 보내왔다. 그런 그가 이 작품을 올리기 까지 6년이 걸렸다고 한다.

그는 공연을 만들겠다는 꿈을 2007년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참여한 이후부터 키워왔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 그리는 그림을 표현할 방법이 없었고, 스태프를 꾸릴 자금도 없었다. 결국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직접 하는 수 밖에 없었다. 독학으로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연기를 알기 위해 2017년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연기학부에 입학 하였다. 그는 팀을 이끌어가는 핵심 멤버 중 한명이여서 공연스케줄과 연습 스케줄로 인해 직접적인 수업 참여는 불가능 하였다고 한다.

그는 사이보그 작품을 올리기 위해 2017년부터 지원 사업을 해왔다. 5년간 쓴 결실로 2021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사업 올해의 신작 PT를 진행하게 되었고 운좋게 쇼케이스까지 진행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80분 분량의 작품을 20분으로 압축하기에는 힘들었다. 그가 붙은 쇼케이스는 무용 부분이였고, 그가 만들 작품은 분명 움직임이 전체를 이루지만 대사가 있는 작품이였기에 때문이다. 결국 쇼케이스에서는 작품속 캐릭터 8명중에 2명의 캐릭터만 남겨 두고 서사가 시작되는 앞 부분만을 올렸다고 한다. 심사위원중 한분이 넌버벌 작품으로 만드는 방향으로 가는게 어떻겠냐는 질문에 그는 딱 잘라 말했다고 한다. 넌버벌 작품을 만들것이였으면 5년간 지원사업에 도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춤이 기본인 작품으로 무용부분에 지원을 한 것이다. 그리고 보기좋게 쇼케이스에서 떨어졌고, 그해에 더 많은 지원을 받기 위해 예술단체 더무브먼트를 창립하였다.

 

작품의 장르의 정체성

그는 작품을 글로벌형태로 기획 했다. 세계 각국의 언어로 녹음 하여 자막을 무대 위 세트에 연출하는 방식을 고안 했었다. 그러한 까닥에 대사의 더빙은 필수였다. 이러한 까닥에 지원사업을 쓰며 자기가 하려는 작품의 정체성에 대한 질타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무용으로 지원할때는 무용에 고유 형식을 틀어 대사를 넣어 연기하는 형태였고, 연극으로 지원 할때는 연극에 대한 이력도 경험도 없는 스트릿 댄서가 배우의 대사까지 더빙한 형태였지만 오히려 무용과 연기에 대한 인연이 없는 스트릿 댄서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가능했다고 한다. 어느 안무가의 제자이거나 스승, 어느 연출자의 제자이거나 스승이였다면 주위에서 뜯어 말렸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작품 형태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 끝에 애니메이션 극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고 한다. 분명 세계적인 활동을 한 팀으로써 대사가 없는 넌버벌 공연을 만드는게 더욱 티켓이 잘 팔리고 홍보하기에도 좋았을 것이다. (참고로 그가 활동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크루의 춤추는 미술관이라는 넌버벌 작품은 매진이 되는 사례가 여럿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작품에 현시대의 인간군상을 담아 자신이 바라는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대사가 필수였다고 한다.

 

스트릿댄스+현대무용+드라마(SF) 차세대 공연장르, 애니메이션극 '사이보그;새먼'

작품의 제목은 사이보그;새먼(cyborg;salmon)인데 Salmon은 영어로 연어를 뜻한다. 이는 강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처럼 공연계의 흐름를 거슬러 올라 하나의 맛있고 몸에 좋은 작품이 되자는 포부로 설정했다고 한다.

작품의 내용은 재난이 빈번히 일어나는 미래에 인류는 존속에 대한 고찰로 재난구조로봇을 만들었지만 재난로봇은 현장에서 발생하는 전파오류로 요구조자에게 해를 끼치는 일이 일어난다. 결국 재난현장에서 재난로봇을 컨트롤하기 위해 인류는 신체강화수술을 통해 사이보그 프로젝트를 진행하지만 프로젝트를 몇일 앞두고 사이보그 프로젝트가 이뤄질 실험실이 지진으로 붕괴되자 연구진과 사이보그장비를 찾아내기 위해 현장에 재난구조대를 투입 한다. 사이보그 대상자 한충익대장의 지시로 또 다른 사이보그 대상자 박규정 대원은 현장에서 죽고, 재난구조대원중 한명이 중상을 입는다. 중상을 입은 재난구조대원을 구하기 위해서는 당장에 사이보그화를 시키는 것밖에 없다. 사이보그 대상자인 한충익 대장은 수십년간 실험해온 사이보그 프로젝트를 포기하고 대원을 살릴지 자신이 사이보그가 될지 갈등하며 선택을 내린다.

사이보그 새먼은 그가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팝핑 이라는 스트릿 댄스가 베이스가 된 작품이다. 소재로는 재난구조 로봇과 넥타시아라는 비상식량이자 약이 나오는데, 그가 만났던 세계적인 로봇박사 데니스 홍과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의 음료와 음식인 넥타르와 암브로시아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작품에는 세계관이 있는데 먼 미래 지구에 재난이 일어나는 배경이다. 현시대를 배경으로 하기엔 지진으로 인한 피해자들이 많으며, PTSD를 받지 않기 위해 설정된 것으로 작품에서 사람이 죽는 장면도 간접적으로 표현할 뿐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으려 했다. 더빙된 작품이라고 하기엔 현재의 기술이 좋아서 인지 배우들의 목소리가 튀지 않았고 자연스러웠다. 다만 초입 부분 한충익대장과 박규정대원의 씬에서 대사가 엉켜 나오는 기술적인 실수가 발생 되었었다. 작품에서 눈에 뛰는 미학적인 부분은 보기 어려 웠으나 박규정 대원의 심연과 한충익대장의 갈등을 표현하는 장면들은 인상적이였다. 또한 큰 움직임 없었던 새먼과 제어시스템의 듀엣은 알 수 없는 감정은 전이하였다.

무대 디자인은 수십 개의 단프라 박스들로만 이루어져 있는데 이 또한 백승주 연출이 직접 디자인을 하였으며, 글로벌형태의 공연을 감안하여 이동이 용이한 박스들로만 디자인을 하였다고 한다. 세트로만 사용된 부분이 아쉬웠는데 본 공연에서 세트들이 무너지는 효과를 선보이려했지만 무대 위에서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여 사용하지 못하였다고 한다.

조명 또한 굉장히 다양했는데 공연계에서 알아주는 베테랑 조명디자이너인 조철민이 밤을 새워가며 150개가 넘는 큐를 멋지게 소화 해냈다고 한다.

사운드는 더빙된 목소리라고 하기엔 라이브처럼 표현되었다. 사운드 디자이너는 72초 드라마의 배우 목소리로 더 유명한 내한 뮤지컬 오리지널 라이온킹 사운드 디자인과과 현재 일루셔니스트 이은결의 작품 음향 감독인 임태형 감독이 맡았고, 무대감독으로는 두산 아트센터의 무대감독으로 있는 이육수 베테랑 무대감독이 붙어 공연장에서 사고 없이 3일간 원활하게 진행됐다.

마지막으로 그는 “글로벌 형태로 최소한의 인원으로 작품을 제작하려 했지만 어느덧 작품을 만들고 보니 출연진에 베테랑 스태프까지 총 23명의 인원이 작품을 함께 만들었습니다. 이들과 함께 글로벌 예술 단체 더무브먼트가 되어 갈 수 있게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라고 전했다.

사이보그 새먼 포스타 / 사진제공 = 한국힙합문화협회
사이보그 새먼 포스타 / 사진제공 = 한국힙합문화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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