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수필과비평작가회의’ 동인지 29집 ‘갈필 속에 들다’ 발간
[신간] ‘수필과비평작가회의’ 동인지 29집 ‘갈필 속에 들다’ 발간
  • 신영규 기자
  • 승인 2023.08.17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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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과비평작가회의, 단일 문학단체로는 전국 최대 규모
8월 19일 대구 호텔 아젤리아에서 출판기념회 개최
수필과비평작가회의 동인지 제29집 '갈필 속에 들다'

[잡포스트] 신영규 기자 =“길을 가다가 딱 시선이 멎었다. 한 서화실 창가에 붙은 대나무 그림에 줄기며 잎들이, 곧고 줄기차게 뻗어 있었다. 중간마다 붓이 지나간 갈필 흔적이 오묘하게 마음을 움직였다. 내리 긋고 위로 스쳐 지나간 그 속이 궁금해진 것이다. 여유로움이 있었고 꾸밈없는 자연미가 넘쳐났다. 고된 역경에서 비켜 가 사방으로 꽉 조인 내 허리를 풀어줄 것만 같았다. 비어있었지만 비어있지 않은, 그 빈틈에서 무한의 상상력을 불어 더욱 강인해질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화사한 날, 바위가 우뚝 솟은 한 폭의 난 그림이 좋겠다. 이쪽저쪽 번갈아 가면서 조화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 힘차게 곡선을 가미한 필력으로 줄기부터 그려나간다. 옆에서 보는 것과 앞에는 보는 것이 각기 다르다고 스승은 강조한다. 잎은 이슬처럼 대롱대롱 달려 있다. 한 자락 바람이 줄기를 휘청이면 한층 그 멋을 더한다. 묵직한 바위 옆에 함초롬히 핀 것을 보고 있으면 마음도 풍요롭다. 오랜 세월을 견딘 태점을 듬성듬성 찍고 나니 세상 이치와 존재를 가늠케 한다.”

김병락 수필 -‘갈필 속에 들다’에서

단일 문학단체로는 전국 최대 조직과 규모를 자랑하고 있는 ‘수필과비평작가회의’(회장 신노우)가 제29호 동인지 ‘갈필 속에 들다’(수필과비평사)를 펴냈다.

책 속에는 작가들의 수준 높은 문학적 지향과 함께 저마다의 독특한 개성을 담은 수필 185편이 수록돼 독자들에게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작품 대부분은 인생과 삶, 자연, 제도, 사회 경험, 과거의 추억, 개인의 사상, 세상 이야기 등, 일상에서 맞닥뜨리고 부딪치는 사건과 사물을 통해 깨달은 것들이다.

제목만 봤을 때 읽고 싶은 작품으로는 김사랑 ‘곁지기라는 존재’, 김새록 ‘산딸기’, 김병락 ‘갈필 속에 들다’, 김순경 ‘봉창(封窓)’, 김용순 ‘마음 한 자락 남겨두고’, 김재희 ‘빙하의 침묵’, 김정화 ‘젊은 거장, 그를 추앙하다’, 김지헌 ‘열여덟, 스물다섯이 되었네’, 노혜숙 ‘태초에 욕망이 있었다’, 모임득 ‘칼과 도마’, 변종호 ‘아비’, 신노우 ‘모란이여’, 신동학 ‘아주 오래된 옷’, 심선경 ‘저녁이 온다’, 엄현옥 ‘대본이 없어서’, 이정숙 ‘나는 낙타였다’, 이현수 ‘느티나무 안부’ 최선욱 ‘좀 더 가볍게, 좀 더 헐겁게’, 형효순 ‘쑥 버무려’ 등이다.

신노우 수필과비평작가회의 회장 

 

신노우 회장은 발간사에서 “‘수필과비평’으로 등단한 회원이 1,200명이고, 수필과비평작가회의에 가입하여 활동하는 회원이 450명에 전국 14개 지부가 있는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수필문학 단체에 둥지를 튼 것이 수필과비평작가회의”라고 소개한 뒤 “수필은 인간 내면의 심적 나상을 자신만의 감성으로 그려내는 한 폭의 수채화다. 수필은 자신의 생각을 담아내 남과 공유하는 홀로서기가 아닌 함께 나누는 것이다. 좋은 수필을 쓰려면 좋은 수필을 많이 읽어야 한다. 문학은 상상력의 폭만큼 감동이 증폭된다. 수필은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다듬는 글이다. 항상 가슴 속에 맑은 물줄기가 흐를 수 있도록 심신을 갈고 닦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이어서 “자기만의 빛깔과 향취를 품은 작품을 창작하기 위한 고뇌는 수필 작가의 소명이고 시대를 밝히는 생각”이라며 “‘수필과비평’으로 맺어진 귀한 인연과 함께 수생수사(隨生隨死), 즉 수필로 살고 수필로 죽는 소중한 인연이 좋은 글쓰기로 끝까지 이어지기를 소망한다”고 역설했다.

서정환 신아미디어그룹 회장은 격려사에서 “내가 만나는 최초의 집단은 끈끈한 혈연에 의거한 가족이지만, 글을 쓰고 책을 내면서 자연스레 글이라는 끈으로 이어진 ‘동인’이라는 단체와 결합하게 된다”며 “한국수필의 세계화를 목표로 1992년에 창간한 ‘수필과비평’지는 수필문학의 문학적 아름다움과 위상을 밝혀가는 고급 문예지이다. 수필문학의 문학적 성취를 위해 문호를 활짝 개방하고 문학의 미답지를 개척하는 진정한 창작 정신으로 알찬 기획과 다양한 편집으로 명실공히 수필문학의 선두 주자로 우뚝 서고 있다”고 했다.

변종호 수필과비평 고문은 “살면서 잘한 것 중 하나가 수필을 쓰는 것이며, 더욱 잘한 것은 월간 ‘수필과비평’으로 등단한 것”이라며 “수필과비평지는 작가에게 창작의 날개로 비상할 수 있도록 발표할 기회를 주기에 작가가 어떤 문예지를 선택하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이런 부분에서 ‘수필과비평’은 작가와 잘 맞아 떨어지는 문예지”라고 수필과비평지를 소개했다.

변 고문은 이어서 “소통과 화합을 모토로 지속적인 발전을 이뤄가는 수필과비평작가회의 450명 회원과 수필과비평사는 수필문학이라는 지향하는 공동의 존재가치를 향유하며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며 먼 길을 함께 가는 동반자”라고 회원들의 결속과 유대를 강조했다.

한편 동인지 ‘갈필 속에 들다’ 출판기념회는 8월 19일 오후 3시 대구시 달성군 유가읍 소재 ‘호텔 아젤리아’에서 수필과비평작가회의 회원 약 2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에서 제18회 황의순문학상, 제23회 수필과비평문학상 및 신인상 시상식도 함께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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