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상일 용인특례시장, 용인을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 및 혁신 거점으로 육성
[인터뷰]이상일 용인특례시장, 용인을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 및 혁신 거점으로 육성
  • 임택 기자
  • 승인 2023.09.18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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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을 전 세계 반도체산업의 메카로 만들겠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국가산단유치도 자신의 상상력에 비롯됐다"는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잡포스트] 임택 기자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최근 ‘리더의 리더십과 상상력’이란 공직자 교육 주제강연에서 “틀을 깨는 상상력은 리더의 핵심 조건”이라고 말했다. 강의 모토는 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공공복리 실현을 위해 공직자가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해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국가산단 유치의 경우도 용인을 세계적 반도체 도시로 만들기 위한 저의 상상력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라고 했다.

기자, 국회의원, 용인특례시장으로서 지금도 틀을 깨는 현장의 한복판에 서 있는 이상일 시장은 “공직자는 눈에 보이는 것과 인식하는 것의 다름을 깨닫고 일반적인 통념을 깨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그는 말했다. 지난 15일 오후 시장실에서 용인의 르네상스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이 시장을 만나 용인의 미래를 들었다.

-본지는 일자리 창출에 많은 취재 인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용인시 소재 기업들에 대한 일자리 정책과 지원책이 있다면.

▲산업통상자원부가 용인에 3곳의 첨단전략산업 반도체 특화단지를 지정했다. 이동·남사 용인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원삼면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기흥구 농서동 삼성전자 기흥 미래연구소 등 3곳이다. 1,244만여 ㎡(약 377만 평) 규모로 용인을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 및 혁신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

용인특례시는 메모리와 비메모리, R&D, 소재·부품·장비 등의 반도체산업 분야를 육성하는 게 숙명이 됐다. 기업 유치전은 필수다. 반도체 기업의 입장에서 고객사가 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다는 점과 양질의 반도체 인력을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은 큰 매력이 될 것이다.

서울대 경제연구소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반도체 라인 1개를 건설하면 약 128조 원의 생산 효과가 유발된다고 한다. 또 47조 원의 부가가치와 37만 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다고 한다.

정부 발표와 업계 자료들을 살펴보면, 용인 반도체 국가첨단산업단지(5개 Fab) 건설과 150여 개의 소·부·장 기업과 팹리스 등의 입주로 700조 원의 직·간접 생산유발효과가 날 거라고 한다. 업계는 직접 고용 3만 명을 포함해서 160만 명의 직·간접 고용유발효과도 예상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중심의 원삼면 반도체 클러스터에도 4개 Fab이 들어서고, 50여 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이 자리 잡게 된다. 아직 연구 결과를 듣지 못했지만, 이곳에도 국가산단에 버금가는 상당한 직·간접 생산유발효과와 고용유발효과가 있을 것이다.

용인시는 지난 3월 반도체산업 육성의 싱크탱크 역할을 할 ’용인시 반도체산업 경쟁력강화위원회‘를 구성했다. 반도체 관련 대·중·소기업 간 동반 성장의 토대를 조성하고, 중소기업 기술개발 지원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사업을 발굴해 반도체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정부가 용인 이동·남사읍 일원을 첨단산업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지정한 데 이어, 용인지역 3곳을 반도체산업 특화단지로 지정했다.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은.

▲산업자원부는 용인을 반도체 부문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했다. 이를 발표하면서 "용인을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 및 혁신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라고 밝혔다. 용인을 전 세계 반도체산업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강한 메시지다. 기재부도 지난 4일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해 공사 기간을 단축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정부가 용인의 반도체산업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정부는 특화단지 지정과 발맞춰서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에 5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기흥미래연구단지에는 삼성전자가 20조 원을 투자하고 정부 역시 추가 지원을 하게 된다.

우리 시는 ‘반도체산업 육성·지원 조례’를 만들었다. 이에 근거해 '용인시 반도체산업 경쟁력강화위원회'를 구성했다. 고도의 기술과 전문지식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분들을 위촉했다. ‘용인시 반도체산업 육성 종합계획’ 등 반도체산업 육성방안을 마련하는 데 위원들의 고견을 받아들이고 있다.

우리 시는 앞으로 양질의 반도체 기업을 유치해야 할 것이고, 반도체산업에 종사할 고급인력 양성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가 용인에 교육연구센터를 만들어 운영하자고 제안해왔다. UNIST는 반도체특성화대학원이기도 하고, 삼성전자 계약학과도 신설된 기관이다. 우리 시는 앞으로 명지대학교와 협업해 매년 50명 이상의 학사급 인력을 배출하고, 경희대학교와도 기업이 필요로 하는 융합인재 양성을 위해 힘쓰기로 했다. 백암면에는 2026년 개교를 목표로 반도체마이스터고등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전문 인력과 가족들이 살 수 있는 배후도시 건설도 필요하다. 이한준 LH 사장을 만나서 이러한 뜻을 전했고, 이한준 사장도 공감했다. 용인에 신도시급의 반도체 배후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긴밀하게 협의 중이다.

-국가산업단지가 들어서면 철도망과 도로망 확충은 동시에 시작돼야 한다고 본다. 이에 대한 계획은.

▲이동·남사 용인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후보지 지정,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 등의 영향으로 교통 인프라 확충이 시급한 과제가 됐다. 시는 반도체와 연계한 도로·철도 교통망 확충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주요 8개 도로를 신설·확장할 수 있도록 제6차 국도·국지도 5개년 계획에 반영해 달라고 국토부에 건의했다. 국도 57호선(마평~모현, 원삼~마평)과 국대도 42호선(남동~양지), 국지도 82호선(이동~원삼), 국도 45호선(이동~남동) 등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와 이동·남사읍 용인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을 잇는 주요 도로들이다.

'반도체고속도로'도 추진 중이다. 화성~용인(남사·이동·원삼·백암)~안성으로 이어지며 용인 L자형 반도체클러스터를 연결하는 고속도로다.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첨단산업단지와 연계한 주요 도로로 이용되면서 경기용인플랫폼시티,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기흥미래 도시첨단산업단지((주)세메스 입주), 램리서치 R&D 센터, 용인 반도체클러스터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기능을 하게 된다. 현재 국토교통부에 2개의 민자사업 노선이 제출된 상태로, KDI(한국개발연구원)의 적격성 조사를 거쳐 최종 노선을 결정하게 된다.

지난 7일 김오진 국토교통부 제1차관을 만나 국토부가 반도체 고속도로 건설을 적극 지원해달라고 요청했고, 김 차관도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일이라며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강선 연장선과 서울지하철 3호선 경기남부 연장선은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다.

경강선을 광주 삼동역에서 분기해서 용인 처인구 모현~이동~남사까지 40.2km 구간을 이으려고 한다. 남사까지 연결된 경강선은 다시 수도권 내륙선(동탄역~진천~청주공항)과 연결해 진천·청주까지 잇는 방안이다.

서울지하철 3호선 경기남부 연장을 위해 수원특례시·성남시·화성시와 공동용역을 발주했다. 화성시가 3호선 연장의 열쇠인 차량기지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가능성이 커졌다. 경기도도 지난 2월 '서울 3호선 연장·경기 남부 광역철도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했고, 오세훈 서울시장도 4개 시 시장들을 만나 용역 결과를 주시하며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제5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이 1년 정도 앞당겨진다. 시는 경강선 연장선과 서울지하철 3호선 경기남부 연장안 관련 용역을 끝내고, 이 결과를 반영할 예정이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고정관념을 깨는 상상력은 리더의 핵심요건"이라고 말했다

-취임 1년이 조금 넘었다. 민선 8기 이룬 성과와 임기 동안은 반드시 마무리해야 할 정책과제가 있다면.

▲지난 1년간 이동·남사 지역에 용인 시스템반도체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선정이라는 쾌거를 일궈냈다. 여기에 더해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과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삼성 미래 연구단지가 반도체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돼 겹경사를 맞았다. 성남시와의 대립으로 10여 년간 해결되지 않았던 고기교와 인근 도로를 확장하고 있고, 경기 용인플랫폼시티 개발 이익을 용인에 재투자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계획에 부딪히며 부득이 공사를 멈춰야 했던 지방도 315호선 경부고속도로 관통 구간 지하차도 공사를 재개했다. 국토교통부를 설득해 지하도로 설계지침을 변경하고, 한국도로공사와 끈질기게 협의한 결과다. 중앙시장 일대가 국토교통부 주관 지역특화·스마트 재생사업지로 선정돼 국·도비 186억 원을 포함해 4년간 652억 5,000만 원을 투입하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2023 스마트 관광도시 조성사업’ 최종 대상지로 선정돼 3년간 국비 45억 원을 확보하게 됐다.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다.

원삼 반도체클러스터와 용인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건설을 위해 하루 평균 4만 명 이상의 건설 인력이 산단으로 출퇴근하게 될 것이다. 당장 이들의 출퇴근 불편을 없애기 위해서 주변 도로망부터 확충할 생각이다. 국도 17호선(평창사거리~양지IC), 국도 45호선(천리~남동), 국지도 57호선(마평~모현) 등 반도체 국가산단과 원삼 반도체클러스터와 연계된 주요 도로망 구축에도 매진할 생각이다.

또 반도체고속도로 건설, 경강선 연장선과 서울지하철 3호선 경기남부연장선 계획을 제5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하는 일 등이 남아 있다. ‘함께하는 미래 용인 르네상스’라는 시정 구호를 내걸고 시 공직자, 시민들과 용인 미래의 밑그림을 차곡차곡 그려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용인반도체 클러스터 현장방문을 하고 있는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용인반도체 클러스터 현장방문을 하고 있는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개인적으로는 국가산단 조성의 분위기에 더해서 역삼지구 문제도 전환의 기회로 만들고 싶다. 20년 가까이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 역삼지구 개발사업은 2005년 지구 지정 이후 지금까지 사업이 표류하면서 조합원들의 재산상의 피해도 큰 것으로 안다. 현재 법원이 역삼도시개발조합 직무대행 조합장을 선임하고, 조합장 선거를 위한 선거관리위원회 구성도 마쳤다. 조만간 임시총회를 열게 될 것으로 안다. 사업이 정상화되기를 바란다. 조합으로서는 어찌 보면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단 개발과 함께 용인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 일이다. 개발이 추진되면 상업·업무·주거 용지를 목적으로 한 본연의 사업에 걸맞게 시청사 주변 처인구가 대대적으로 바뀐다. 국가산단과 멀지 않은 곳에 있고 시청 앞 노른자위 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제2의 반도체 배후도시가 될 수도 있는 곳이다.

-용인특례시가 다른 도시보다 문화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차별화 전략은.

▲용인특례시는 도농복합도시로서 훌륭한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600년 이상의 유구한 역사와 여기에서 비롯된 다양한 문화자원을 갖췄다. 우리 역사와 함께 면면히 흐르는 정신자원 역시 용인의 문화를 재창조할 수 있는 중요 자원이다.

용인의 면적을 거론하면 늘상 '서울 면적에서 여의도 면적만 빼면 된다'라는 표현이 나오곤 한다. 면적도 넓지만 빼어난 산수를 자랑하는 곳이 용인이다. 자연을 활용한 디자인으로 누구나 걷고 싶은, 누구나 가고 싶은 용인을 설계할 수 있다.

우리 용인은 또 국보 4종을 포함해, 용인서리고려백자요지 등 국가지정문화재 63종과 심곡서원, 처인성 등의 경기도 지정문화재 60점, 향토 문화재 58종 등 총 181종의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충절과 반듯한 삶의 가치를 실천한 포은 정몽주, 시대의 혁신을 주창한 조광조, 조선 실학의 대가로 실사구시의 실용주의를 실천하게 했던 반계 유형원, 조선 최초의 신부로서 천주교 박해로 순교한 김대건 등이 있다. 한국 회화의 대가 장욱진이 마지막으로 거주하며 최고의 작품들을 생산했던 곳도 용인이다. 1905년 을사늑약 때 최초로 자결한 이한응 당시 영국 대리공사 또한 용인 사람이다. 애국과 혁신, 예술 등 고귀한 가치들을 온몸으로 실천한 인물들의 고장이 이곳, 용인이다. 이처럼 미처 복원이 이뤄지지 않은 유구한 정신문화를 되살리고자 한다.

시가 협치를 통해 문화예술인들의 활동을 체계화하고 확장한다면 용인 르네상스가 가능하다고 본다. 중세 유럽에서는 메디치가(家)가 과학자·철학자·예술가 등을 지원했다. 용인특례시가 이 역할을 하겠다.

지난 3월 기흥구 한국민속촌과 G-뮤지엄파크 일대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스마트 관광도시 조성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됐다. 3년간 국비 45억 원을 포함, 총 90억 원을 투입해 백남준 아트센터를 중심으로 ‘아트로드’를 조성하고 스마트 관광 플랫폼을 구축한다.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연극제인 ‘제42회 대한민국 연극제 용인’을 유치했다. 내년 6월 용인에서 약 20일간 펼쳐질 연극제에서는 각 지역 예선을 통과한 쟁쟁한 작품들이 경연을 벌일 것이다. 같은 기간 전국 대학생 연극 경연대회를 개최한다. 대한민국 연극제에서는 처음이다. 포은아트홀 객석도 내년에는 약 1,500석으로 늘려 무대 경쟁력을 높일 생각이다.

삼가동 미르스타디움 인근에 반다비체육센터를 설립하고, 광교지구에는 광교스포츠센터를 건립한다. 골프여제 박세리가 용인에 골프 R&D센터와 세리파크 등을 만들어 복합문화체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거다.

-경기용인 플랫폼시티 개발 이익을 용인에 재투자한다고 들었다. 이에 대한 부가적인 설명을 한다면.

▲경기 용인플랫폼시티의 개발 이익은 몇천 억 원대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민선 7기 도지사였던 이재명 지사 시절에 플랫폼시티를 개발해서 그 이익을 경기도에 골고루 나눠주는 게 어떠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경기 용인플랫폼시티 개발 이익금을 경기도 균형발전을 위한 도민환원기금으로 사용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때 ‘경기도 개발 이익 도민환원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에 따라 도민환원기금의 재원은 경기 용인플랫폼시티 개발이익금이 아닌 경기주택도시공사의 이익배당금 등으로 한정했다. 논란이 진정되리라고 생각했는데, 정치적으로 이슈화되면서 논란이 가라앉지 않았다.

경기 용인플랫폼시티 개발이익금을 다른 지역에 사용한다면 용인특례시민의 입장에서는 용인 땅을 개발해서 다른 데 쓰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제가 취임하면서 경기 용인플랫폼시티 개발 이익을 사업구역을 중심으로 용인에 재투자하는 걸 명문화시킬 것을 공직자들에게 주문했다.

경기도와 경기주택도시공사를 끈질기게 설득했고, '경기 용인플랫폼시티 도시개발사업 공동사업시행자 간 기본협약서 동의안'을 체결하고, 시의회와 도의회 동의까지 모두 받았다.

기본협약서 동의안에는 개발이익금을 전액 사업구역 내에 재투자하되 개발구역 이외의 용인시 관내에 사용할 경우, 공동사업시행자 간 협의를 통해 본 사업과 관련한 곳에 사용하도록 했다.

용인에서 발생한 개발사업의 이익금을 온전히 시에 재투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멀리 돌고 돌아 정상으로 돌아왔다. 과정이 길었지만 시민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기쁘다.

-정치에 있어서 ‘대화와 타협’은 기본이다. 용인시민과의 소통 창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용인특례시는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는 주체로서, 용인특례시의회는 이를 감시·견제하는 기구로서 사전에 교류하고 소통하면서 충분히 저마다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의회 내 정당 간, 또 집행부와 의회 간 반목으로 시민을 위한 사업들이 줄줄이 발목 잡히는 다른 시군과 비교하면 용인특례시와 용인특례시의회의 소통은 원활하다고 생각한다. 각 실·국장에게 조례 제·개정이나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서 시행 전에 의회와 충분히 소통하고, 의회에서 우려하는 점이 있다면 이를 해결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저는 시민들의 생각에 시정의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시민과의 소통에서 지혜를 얻고 답을 찾아서 용인특례시의 변화를 끌어내야 한다는 게 저의 소신이다.

취임 직후인 지난해 8월 8일부터 9월 6일까지 38개 읍·면·동을 순회하면서 시민들을 만나고 지역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버스노선이나 배차간격에서부터 기흥 호수공원 둘레길 정비, 버스 기사를 위한 화장실 설치 등 시민들이 건의한 사항만도 200여 건이었다.

이런 자리를 통해서 지역 사정을 잘 알게 됐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더욱 분명해졌다고 말씀드렸다. 저와 시 공직자들도 처리가 가능한 일은 가능한 대로, 불가능한 일은 불가능한 대로 시민들에게 빨리 알려드리겠다고도 했다. 시간이 걸리는 일은 말씀드리고 충분히 검토한 뒤 진행하겠다고도 했다.

올해 들어서는 지역 파출소장, 119안전센터장, 농협조합장, 신용협동조합 이사장, 우체국장 등 38개 읍·면·동의 유관 기관장들을 만났다. 시민과 늘 만나는 기관의 책임자들이다. 이분들과 대화를 하다 보니 지역을 더 소상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6차례에 걸쳐 용인의 초·중·고 교장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189개 초·중·고교 중 160여 개 학교의 교장을 만나 교육 현장의 어려움, 학교별 고충 등을 듣고 해법을 함께 논의했다. 수지의 한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이 학생들의 등하교 안전을 호소해서 즉석에서 용인서부경찰서장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비만 오면 학교 아파트 인근 언덕에서 토사가 쏟아진다는 동백고등학교 교장의 얘기를 듣고 한국토지주택공사를 설득해 집수정과 오수관로를 설치해 문제를 해결했다. 28일 만에 해결했다.

민간기업이 통학버스 운행을 지원하다가 중단하면서 통학이 어려워진 용인 삼계고 학생들을 위해 3,900만 원의 차량운행비를 긴급 지원했다. 성복고등학교는 낡은 승강기를 교체할 방법을 고심하고 있었는데, 경기도교육청의 내년도 예산에 반영하도록 도왔다. 백봉초등학교는 학교 복합화 시설을 지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경기도교육청은 물론 교육부를 설득해 이를 위한 특별교부금을 배정받았다. 교장들을 만났기에 어려운 점을 알았고, 해결도 가능했다.

시민들을 만나서 의견을 듣는 일은 멈추지 않으려고 한다. 시정 과업과 관련해 가능한 것, 불가능한 것, 시간을 두고 추진할 것 등을 명확하게 말씀드리고 시정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가 없도록 노력하겠다.

-용인시민들에게 어떤 시장으로 남고 싶은지, 그리고 용인시민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생각보다 용인시에 산적한 난제들이 많다. 시민 한 분 한 분을 고려한 정책 결정을 위해 늘 고심하고 있다. 이상일이 시장이 되니까 용인이 조금이라도 더 나아졌다는 말을 듣는 것이 시장으로서의 목표인 만큼 어렵고 힘들어도 더 열심히 뛸 생각이다.

국회의원을 했던 시절과 시장을 하는 지금을 비교해 보라는 분들이 많다. 용인특례시장으로서 체감하는 업무 강도는 국회의원보다 훨씬 크다. 몇십 배는 되는 것 같다. 110만 명이 사는 용인특례시의 면적은 서울과 거의 같고, 국회의원 선거구도 4개가 되기 때문에 일도 많고 민원도 많다. 각 단체는 1년에 한두 번 행사를 하지만 거의 모든 단체가 좋은 계절 주말에 행사를 일제히 개최하면서 시장에게 오라고 하니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하다. 평생 수액주사를 맞은 적이 없는데 시장이 되고 나선 지난해 11월과 올해 7월 두 차례 수액주사를 맞았을 정도로 힘이 들고 피로도 많이 쌓였다.

그럼에도 시민들께서 중책을 맡겨 주셨기에 책임감을 가지고 일과 성과로 보답하려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용인에 발전의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만큼 계속 초심을 유지하며 최선을 다하겠다.

시민 만나기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고, 시민들에게 새롭게 듣는 애로사항과 시정발전에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듣고 시정에 반영하려고 하고 있다. 중앙정부 설득도 실·국장에게 미루지 않고 직접 챙기면서 용인시의 경쟁력을 높여나가고 있다. 그동안 중앙정부에 쌓아 둔 인맥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힘들고 귀찮은 일은 시장이 앞장서서 하자는 생각이다.

혼자 꾸는 꿈은 그저 이상에 지나지 않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시민 한 분 한 분에게 시정 운영의 아이디어를 얻으려고 한다. 시민들께서 많은 가르침과 지혜를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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