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절반 이상 "내년 투자계획 없거나 미정"
대기업 절반 이상 "내년 투자계획 없거나 미정"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3.12.04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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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경제인협회)
(자료=한국경제인협회)

[잡포스트] 김민수 기자 = 중동 및 우크라이나 전쟁, 고금리·고환율, 중국 경기 회복 지연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됨에 따라 대기업의 절반 이상이 내년도 투자 계획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4일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는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4년 국내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131개사)의 55.0%는 내년도 투자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못했거나(49.7%), 투자 계획이 없다(5.3%)고 답변했다.

투자 계획을 수립한 기업(45.0%)을 대상으로 내년 투자 규모를 묻는 질문에는 과반(61.0%)이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응답했고 올해보다 투자를 확대(28.8%)할 것이라는 응답이 축소(10.2%) 응답보다 많았다.

지난해 12월 한경협이 진행한 조사 결과와 비교해보면 투자 계획이 미정인 기업 비중은 지난해 대비 증가(2022년 38.0%→2023년 49.7%)했으나 투자 계획을 수립한 기업 중에서 투자 확대 응답기업의 비중은 지난해에 비해 큰 폭 증가(2022년 13.5%→2023년 28.8%)했다. 반면 축소 응답기업의 비중은 감소(2022년 19.2%→2023년 10.2%)했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으로 투자를 미루고 있는 기업들이 여전히 많지만 지난해보다 많은 기업들이 자사 경쟁력 제고와 미래 시장변화 대비를 위해 투자 확대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내년에 투자 확대를 계획하는 기업들은 주요 이유로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37.3%)를 꼽았으며 그 외 △내년 경제전망 양호(25.5%) △업황 개선 기대감(15.7%) △불황기 적극 투자로 경쟁력 확보(7.8%) 등을 지목했다.

반면 내년도 투자 축소를 계획하거나, 투자 계획이 없는 기업(미정 포함)은 그 이유로 △불투명한 경제 전망(31.6%) △원가 상승 리스크 확대(26.6%) △금융시장 위축에 따른 자금조달 애로(14.3%) 등을 꼽았다.

내년 기업 투자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리스크 요인은 △고금리 지속(33.6%)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고환율·고물가 지속(24.2%) △글로벌 경기 둔화(21.6%) △민간부채 위험(9.4%) 순으로 조사됐다.

한경협은 “물가가 최근 안정세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한국은행 목표물가 수준(2.0%)을 상회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당분간 고금리 기조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기업 투자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경기가 회복돼 투자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는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기업 3개사 중 1개사(32.8%)가 △2024년 하반기로 응답했으며 △2025년은 19.8%, △2024년 상반기는 12.2%로 나타났다.

추광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투자심리를 반전시킬 수 있도록 규제 완화 등 제도적 개선을 지속하는 한편 기업들의 어려운 자금사정을 개선시킬 수 있는 금융·세제 지원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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