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의 야구 이야기] 공격적인 포수와 타자가 되어라
[이만수의 야구 이야기] 공격적인 포수와 타자가 되어라
  • 박희윤 기자
  • 승인 2023.12.11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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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사진_헐크파운데이션)

8일 아침 페이스북에 포수 엄형찬 선수의 영상이 올라와 있어 반가워 클릭해서 보았다.

엄형찬 포수가 2루로 도루하는 주자를 잡아내는 장면이다. 거기다가 2루타와 홈런치는 장면을 보았는데 고등학교 시절에 타격했던 모습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았다.

짧은 동영상에서 엄형찬 선수를 보며 갑자기 수많은 생각들이 오버랩 되면서 지난 추억들이 떠올랐다.

지난 미국 생활 10년 동안, 마이너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까지 숱한 어려움과 역경들이 늘 함께 했다. 그래도 내 삶에서 절대 잊지 못하는 보람된 순간들이었다. 이때 내 마음을 가장 많이 설레게 했던 것은, 선수가 아닌 지도자로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선수 때는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나씩 배워나갔다. 배움처럼 나를 흥분되고 행복하게 만드는 일은 없었고, 지도자를 처음 시작하기 때문에 하얀 백지에 내 생각들을 하나씩 그려갔다.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처음 시작하는 엄형찬 선수도 어린 시절부터 꿈꿨던 것들을 하나씩 만들어 가면 된다. 엄형찬의 인터뷰를 들으면서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 것이 긍정적인 마인드였다.

두려움보다는 미지의 세계를 바라보며 설레는 마음으로 하나씩 한다면, 언젠가 꿈꿨던 메이저리그에서 당당하게 주전 포수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올해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엄형찬 선수의 활동상을 아버지인 엄종수 코치에게 전달받아 엄형찬 포수가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얼마나 잘 적응하고 훌륭하게 성장하고 있음을 보게 되었다.

영상들을 보면서 느낀 것은, 엄형찬 포수가 안정되고, 편안하게 투수들의 볼을 잡는 것과 블로킹, 그리고 송구하는 장면들을 보며 머지않아 메이저리그에 올라갈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엄형찬 선수의 적극적이고 서글서글한 성격으로 인해 투수들뿐만 아니라 동료들과도 잘 어울리고 있다는 것이 이들 지도자들의 이야기다.

미국 투수들의 구질들은 단조롭지 않고 상당히 까다로운 편이다. 그런 까다로운 구질들을 편안하게 잡는 모습을 보며 대형 포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자신하게 되었다. 특히 프레이밍에 대해서는 여느 미국 포수들이나 남미 포수들보다 월등하게 잘 하고 있다.

(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엄형찬 선수를 몇 번 만나 당부한 것이 있다.

가장 먼저 팀의 투수들의 장점과 단점을 다 파악해서 기록해야 한다. 연습할 때 불펜에서 공만 받아주는 것이 아니라 투수 볼에 집중하면 어떤 폼에서 어떤 볼을 던지는지 잘 파악할 수 있는 눈을 갖게 된다.

포수는 볼만 받아주는 자리가 아니다. 좀 더 포괄적으로 여러 방면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공부해야 한다. 공부는 야구가 끝날 때까지 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부탁하고 싶은 것은, 야구 본고장인 미국에서 공격적인 볼 배합을 잘 배우기를 바란다. 도망가거나 수 싸움을 하기보다 투수의 장점을 파악한 공격적인 볼 배합으로 한층 박력 넘치고 스피디한 경기를 이끌어가는 포수가 되길 진심으로 응원하고 바란다.

야구는 상대방과 싸움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결국은 자신과 싸움이다. 몇 년 후 메이저리그에 엄형찬 이라는 이름이 크게 알려질 수 있도록 날마다 최선을 다하자!

엄형찬 선수는 장점이 많고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내가 당부한 이야기들을 잘 이행하리라 믿는다. 그리고 야구인으로서 앞으로 훌륭한 선수가 되면 타의 모범이 되는 훌륭한 선수가 되리라 나는 확신한다.

[글/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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