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의 야구 이야기] 박 감독의 야구 at Christmas
[이만수의 야구 이야기] 박 감독의 야구 at Christmas
  • 박희윤 기자
  • 승인 2023.12.26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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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사진_헐크파운데이션)

크리스마스 이브에 베트남으로부터 여러 장의 사진과 동영상이 전해졌다.

지난 10년간 라오스에서 야구 했던 모든 것들을 다 접고 내년부터는 베트남 야구와 캄보디아 야구를 위해 뛸 준비를 하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지난 10년 동안 라오스에서 경험했기 때문에 매우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또다시 나의 인생철학인 “Never ever give up“ 정신으로 달려가려고 한다.

때로는 지쳐서 넘어질 수 있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수 있겠지만 지난 50년 넘게 야구로 받은 사랑을 조금이나마 이들에게 전할 수 있다면 나는 그것으로 만족한다. 

즐겁고 행복하게 크리스마스 이브를 가족들과 함께 보내야 할 시간이지만, 멀리 베트남에서 박효철 감독은 30도 가까운 무더운 날씨에 야구를 처음 접해보는 베트남 어린선수들 대상으로 야구를 가르치는 모습에 왠지 모르게 숙연해 진다.

베트남에 아직 정식 야구장이 없기 때문에 박감독은 축구장에서 선수들에게 일일이 몸으로 시범을 보이면서 구슬땀을 흘리며 가르치고 있다.

특히 야구를 많이 경험해보지 못한 젊은 선수들이라 박효철 감독이 천천히 다 설명을 하고 시범을 보이고 나면 훈련이 다 끝나고 귀가해 곧바로 식사도 하지 못하고 쓰러질 때가 여러 번이라고 한다.

거기다가 혼자서 3시간 동안 계속 이야기하고 소리를 지르다보면 와이프와 말 한 마디 하지 못할 때도 있고, 그늘도 없는 땡볕에서 야구하다보면 어느새 검게 탄 얼굴이 이제는 동양인이 아닌 자기를 중동 어딘가의 사람으로 착각할 때도 있다고 한다.

(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사진_헐크파운데이션)

박효철 감독이 보내준 동영상과 사진들은 참 따뜻했다.

박 감독 와이프께서 직접 이틀 동안 밤새도록 크리스마스 선물들을 하나하나 포장하고 손수 글을 적어 선수들에게 선물했다고 한다. 열정적인 박효철 감독과 선수들을 자기 자식처럼 대하는 와이프의 헌신으로 인해 이제 선수들이 60명이 넘는다고 한다.

혼자서 그 많은 선수들을 다 감당할수 없어 날짜와 요일을 정해 나누어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더 걱정이 되는 것은 날이 갈수록 박효철 감독의 야구에 대한 열정과 베트남 선수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선수들끼리 전파가 되어 선수들이 점점 더 모여든다고 한다.

스승의날이나 큰 행사가 있으면 베트남 선수들이 작은 선물들을 들고와 박 감독한테 선물한다고 한다. 이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당장 베트남으로 날아가 박효철 감독과 함께 하지 못하는 마음이 못내 미안할 뿐이다.

지난 10년 동안 배풀어준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으로 인해 다시 내년부터 베트남과 캄보디아에 야구를 보급할 수 있어 그 자체로 마음깊이 감사함을 느끼고, 더 넓게 진심으로 베풀려고 한다.

다가오는 2024년은 베트남을 시작으로 새롭게 출발이다.

여러분들의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글 /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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