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중국 대련 현대LCD 황선도 법인장
[인터뷰] 중국 대련 현대LCD 황선도 법인장
  • 이용섭 기자
  • 승인 2024.01.26 18: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LCD 법인 중국 대련지사(사진=정경호 기자)
현대LCD 법인 중국 대련지사(사진=정경호 기자)

[잡포스트] 이용섭 기자 = 

지난1월23일 중국 대련에 위치하고 있는 현대 LCD 법인을 방문하였다. 이 회사는 과거 주로 LG 전자 휴대폰에 쓰이는 LCD를 생산해 왔는데 LG전자의 사업 철수에 따라, 유관 산업인 차량용 display 사업으로 전환하였다 한다. 그는 바쁜 일과 가운데서 틈틈이 중국 고시와 고전을 공부하여, 중국 고시 부분에 대한 서적을 출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안성 출신인 그의 청소년기 성장 과정은 그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어렵고 험난하였다. 가정 형편과 서울로의 진학에 대한 동경으로 졸업 후 취업이 보장됨은 물론 학비 등 일체학업에 필요한 비용이 국비로 지원되는 국립 철도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었고, 그 후 동국대에서 회계학을 전공하였다. 1984년에 LG 화학에 입사를 하게 된다.

그는 그곳에서 20년 동안 재무회계와 세무회계 분야에서 근무를 하며 많은 경력을 쌓았다고 황법인장은 말을 전한다. 1995년 중국 천진으로 발령을 받아 ‘천진 발해 집단’과 합작 설립한 PVC 공장의 회사 설립부터 초도 생산 단계까지 3년간에 이르는 모든 제반 행정 인허가 와 관리 시스템 구축 및 안정화에 힘썼고, 그 당시 황법인장은 “중국어는 인사말 정도만 할 수 있었고, 공부를 하고 싶어도 공장 건설에 필요한 인허가, 자재 및 설비 관리, 재고자산의 입출고 관리, 회계, 인사, 총 무등 제반 업무를 혼자 처리해야 했기에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라고 회상한다.

중국 대련에 중국 국기와 한국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사진=정경호 기자)
중국 대련에 중국 국기와 한국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사진=정경호 기자)

화학 회사로는 일본 기업도 진출을 꺼리고 있을 때, LG 화학이 제일 먼저 중국에 진출하여 투자지로 정한 곳이 천진이었다. 회사 설립 당시에 현지 업무가 산적하였는데, 제일 먼저 언어 문제가 장애 요인이었기에 조선족 통역을 이용하였으나 의사소통 및 전달 과정에 많은 오류 및 착오가 있어, 본인 스스로 중국어에 대한 배움이 간절하였다.

출 퇴근 길에 길가 상가의 간판을 보면서 사전을 찾아보고 회사 직원에게 물어보며 글을 배웠지만 중국어 습득은 중단되었고 3년 반 후 한국 본사로 발령을 받아 돌아가게 된다. 이후 2011년에 국내 최대 종합물류 회사 중국지역 본부장으로 다시 발령을 받아 상해에서 2년간 근무를 한 후, 2013년에 지금의 회사로 부임하게 되었다.

10여 년간 근무 중인 현대 LCD는 LG전자 휴대폰 LCD를 제조하였던 회사로 한 때 주야 2교대를 하며 종업원이 1,600명이 넘는 회사였지만, LG 전자가 사업을 철수함에 따라 기존 사업과 연관 산업인 차량용 display로 방향을 전환하였다. 차량용display는 휴대폰과는 달리 보다 정교한 기술과 관리가 요구되며, 생산에 필요한 설비 투자가 크게 수반되는 분야이다.

현재 종업원 수는 자동화와 사업축소로 인하여 700 여명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다. 현재 이 회사에서는 주로 LGD, MOBIS, BENZ, FORD, PORSHE등세계자동차 유수 회사에 납품을 하고 있다. 회사 운영에 있어 가장 어려웠던 일은 LG전자가 사업을 철수하고 차량용display로 전환하는 과정이다. 신규 사업 투자에 한화로 약 300억 가량이 소요되었다.

투자 기간이 코로나 기간과 겹쳐 항공사 운행이 중단되고 격리 기간이 4주에 달하여 설비 기술자들이 입국이 어려워 설비를 설치하는데 애로사항이 있었다.

하지만 대련 시 정부에 끊임없이 입국 허가를 요청하였고 아울러 대련과 인천 구간을 취항하던 남방항공의 도움으로 중국 동북 지역에서는 재계최초로fast-track 제도를 활용하여 전세기를 띄워 기술자들이 입국할 수 있었는데, 이로 인하여 설비를 일정대로 설치할 수 있었다고 당시의 힘든 상황에 대해 말을 전했다.

황선도 현대 LCD 법인장(사진=정경호 기자)
황선도 현대 LCD 법인장(사진=정경호 기자)

황법인장은 현대 LCD에 부임 후 첫 4년 동안 회사와 관련된 대내외 산적한 난제들을 정리하는데 시간을 쏟아 부었고, 점차 회사가 안정됨에 따라 2018년부터 중단되었던 중국어 공부를 하게 되었다.

기초 중국어로는 보다 내용이 깊은 중국어 서적을 볼 수 없기에, 우선 중국어 단어 3천자 외우기를 목표로 삼아 공부를 하였고, 내친 김에 HSK에 도전하여 나이 60이 되던 해에 최고급 급수인 6급을 취득하게 된다.

또한 5년 전부터 중국 고시에 관심을 두고 틈틈이 현지인의 도움을 받아 수업을 받았고, 주말에는 시내 어학 학원에서 2시간씩3년 동안 공부를 하였다. 요즘에는 중국초등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에 이르는 학생들이 배우는 고시를 번역 정리하여 1 천여 페이지가 넘는 책으로 출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고시는 너무나 광범위하여 크게 4가지 주제로 나누어 출간할 예정이다.

사랑과 이별, 고향에 남아있는 친지를 그리워하는 정, 친구와 지인과의 우정 및 석별의 정을 다룬 시를 “사람 향기에 빠져”라고 명명하였고, 시인 자신이 마음속에 담긴 번뇌와 회한, 세상의 이치와 교훈 및 상념을 하나로 묶어 “내 마음속의 크레파스”라는 이름을 붙였으며, 안빈낙도의 삶과 자연의 아름다움 및 절기를 다룬 시를 “그림책이 된 자연만물”이라는 제목으로, 조국을 향한 기상과 우국 충정을 담은 시를“가는 길 멀고 험하며, 산은 높고 골은 깊어도”라고 하였다.

중국 고시 삽합 중에서...

이렇게 4권을 한 질로 하여 2024년 상반기 중으로 책을 출간할 예정이다. 황 대표는 “이 책은 편하게 읽는 소설과 시가 아니기에, 중국어를 접하는 학생들의 참고 교재로 조금이나마 활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고 말을 전하였고 황 대표는 틈틈이 개인 네이버 블로그(중국 속으로의 산책)에 중국인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회자되는 이야기와 문화, 관습, 관용어, 절기, 역사, 고전 등에 관련한 내용을 알기 쉽게 소개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