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출석 대학원생에 A+학점주고 석박사 학위 수여' 교수 10명, 재판 열려
'미출석 대학원생에 A+학점주고 석박사 학위 수여' 교수 10명, 재판 열려
  • 구정훈 기자
  • 승인 2021.07.20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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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 사실 모두 인정하며 범행 시인
학부모들 "솜방망이 처벌 아니길 희망"

[잡포스트] 구정훈 기자 = 동료 교수의 아들이 박사학위를 얻을 수 있도록 부정을 저지른 ‘아빠찬스’로 알려진 사건에 연루된 교수 10 명이 업무방해 혐의로 20일 첫 재판을 받았다.

조선대학교의 현직교수 10명이 무더기로 재판에 기소돼 오늘 첫 공판이 열렸다. 이들은 동료 교수의 아들에게 부정으로 박사학위를 받게 해준 혐의다. 조선대학교 전경
조선대학교의 현직교수 10명이 무더기로 재판에 기소돼 오늘 첫 공판이 열렸다. 이들은 동료 교수의 아들에게 부정으로 박사학위를 받게 해준 혐의다. 조선대학교 전경

광주지방법원 4층 404호 형사법정에서 열린 오늘 재판은 조선대학교에 재직 중인 현직 교수 10 명과 부정행위의 수혜자인 이 모 군이 피고인으로 참석한 채 인정신문 절차로 진행됐다.

이날 재판에서 11 명의 피고인들은 검사의 ‘출석부를 조작하여 이 군이 참석하지도 않은 수업을 A+학점을 부여해 학적관리와 관련 업무방해를 저지른 사실’과 ‘이 군의 박사학위 논문 심사 시 심사위원으로 참여하여 허위학점임을 숨긴 채 논문을 통과시켜주어 박사학위를 수여한 행위’에 대한 혐의 및 그에 대한 제출 증거 일체를 모두 인정하느냐는 판사의 물음에 ‘그렇다’고 답하며 모든 범행을 시인하였다.

피고인들이 모든 범죄사실을 인정하였지만 검사 측이 “조금 더 자세한 신문이 필요하다”라며 피고인들에 대한 신문기일을 따로 요청하였고 담당판사가 이를 받아들여 다음 공판기일을 지정하면서 이날의 재판은 마무리 되었다.

재판을 참관한 고소인 학부모들과 교수들은 “피고인들이 재판 전에 모여서 잡담을 나누고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았다”면서 “재판이 끝나고 퇴정하면서도 웃으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들이 학생들에게 정말 미안한 마음이 있긴 한건가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피고인들이 교수라고 다음 기일을 2학기 개강 이전에 마련해 주는 등 재판부가 피고들의 편의를 너무 봐주는 것 같았다”라면서 “표창장 하나로도 나라가 난리 난 마당에 성적을 조작해 무려 박사학위를 받게 한 부정을 저지른 교수들에게 재판부가 너무 관대한 것 아닌가”라는 의견을 내면서 솜방망이 처벌을 우려하기도 했다.

조선대학교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요즘 같은 취업절벽의 시대에 박사학위가 취업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나요?”라고 물으면서 “남들은 학위냐 스펙이냐를 놓고 선택하고 그마저도 학위를 얻기 위해 많은 시간과 돈을 들이는데 이 군은 아빠가 교수란 이유로 노력 없이 대가를 얻어갔다. 학점을 얻기 위해 아등바등하고 있는 스스로가 허탈해지고 힘이 빠진다”라며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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