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금융범죄예방연구센터 이기동 소장 “금융사기는 예방이 중요해”
[인터뷰] 한국금융범죄예방연구센터 이기동 소장 “금융사기는 예방이 중요해”
  • 김현수 기자
  • 승인 2023.02.13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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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한국금융범죄예방연구센터
사진 제공 = 한국금융범죄예방연구센터

[잡포스트] 김현수 기자 = 조직폭력배, 대포통장 모집책, 총책이라는 화려한 이력을 뒤로 하고 금융범죄예방을 위해 변신한 사람이 있다. 쉽게 돈을 벌었던 과거와 달리 수많은 봉사와 금융범죄피해자를 위해 자문하며 불법사채 범죄조직과 전면전을 선포한 사나이. 바로 한국금융범죄예방연구센터(이하 한금연) 이기동 소장이다.

본인의 경험담으로 풀어낸 <보이스피싱과 대포통장의정체>라는 책은 범죄조직의 생리를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다. 여러 방송과 매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를 만나 보았다.

Q. 어떻게 지금의 일을 하시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A. 2009년 대포통장 모집책으로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았습니다. 출소하고 나서 제가 연루된 보이스피싱 피해로 어떤 분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정말 심각한 양심의 가책을 느꼈습니다. 심각한 범죄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돈벌이 수단이라고 시작했던 일 때문에 그런 비극이 일어났다고 생각하니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남은 인생은 보이스피싱으로 피해를 보았던 분들께 갚는 시간이라 생각하고 새 출발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Q. 지금 진행하고 있는 일은 무엇이 있나요?

A. 가장 중요한 것은 금융사기범죄 예방활동입니다. 이를 위해 각종 강연과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범죄를 당하지 않는 방법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 제가 쓴 책을 영화로 제작하는 작업도 추진 중인데요. 아직 투자사가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흥미를 보이는 분들이 있으셔서 조만간 저의 원작으로 한 영화가 제작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불법사채를 잘못써서 마음 고생하는 사람들이 저의 회사에 제보가 오면 사연을 들어보고 사채업자가 과도한 이자를 받고 있거나 요구를 한다면 실시간 유튜브(총책이기동) 채널로 교통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이 범죄 조직들은 사채업자가 아니라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입니다.

 

Q.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듣고 싶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하고 불법사채는 다른 범죄가 아닌가요?

A. 보이스피싱이란 개인정보를 탈취해서 목소리로 낚아 돈을 편취해가는 범죄입니다. 예전에 사채업자들은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불법광고를 해서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연락이 오면 사업장이나 가게, 집에 대면을 하고 필요한 돈을 빌려주며 차용증, 인감, 주민등록사본, 가족관계증명서 등 필요한 서류를 받고 이자를 월 10%를 챙겼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개인돈, 소액대출, 월변 등 이런 불법광고를 해놓고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연락하면 명함, 통장사본, 가족관계증명서, 신분증사본, 가족연락처, 직장상사연락처 등 이런 문서를 사진 찍어 카톡으로 전송하게 한 뒤, 비대면으로 10만원 15만원 20만원을 빌려주고 1주일 뒤에 80프로의 이자와 원금을 상환하라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빌린 돈은 변제를 하던 하지 않던 채권자에게 밤낮 할 것 없이 전화를 걸어 원금과 이자를 몇 배나 갚았음에도 불구하고 지인들에게 사채를 쓴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하며 돈을 갈취하고 있습니다.

 

Q. 돈을 갚았는데 왜 협박을 하는거죠?

A. 그렇기에 사채업자가 아니라 보이스피싱이죠. 보이스피싱(전기통신금융사기)는 개인, 기업, 기관, 해킹이나 목소리로 개인정보를 탈취해서 돈을 편취해가는 범죄수법이지만 비대면 불법사채는 소액을 빌려주면서 협박에 필요한 개인정보를 받아 놓기 때문에 정보가 더욱더 확실하고 돈이 변제가 되었던 되지 않았던 미리 준비하고 있던 대포폰으로 채무자에게 협박해 대포통장으로 돈을 편취하고 있습니다.

 

Q. 채무변제가 끝이 났으면 돈을 보내주지 않으면 되지 않나요?

A. 네 그렇습니다. 그것이 일반적인 생각인데요. 대부분 돈을 빌려간 사람들이 회사를 다니면서 도박을 하는 사람들이고 여성들 또한 유흥업소를 다니며 이런 돈을 빌려 썼기 때문에 지인들에게 알리는 것을 겁냅니다. 즉 울며 겨자먹기로 돈을 계속 빼았기고 있는 것이죠.

한국금융범죄예방연구센터 강기호, 이기동 소장, 조창범 홍보이사
사진 = (왼쪽부터) 한국금융범죄예방연구센터 강기호 사내이사, 이기동 소장, 조창범 홍보이사

 

Q. 사채업자들도 보이스피싱 조직원처럼 역할 분담을 하고 있다고요? 조직 계보도는 어떻게 됩니까?

A. 최고 총책은 자금을 되어주는 자금책입니다. 그 밑으로 조직을 관리하는 수많은 팀장, 그리고 팀장 밑에 일을 하는 대리 7~8명, 수금팀, 광고팀, 추심팀 이렇게 조직이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렇게 불법적인 일을 하면서도 기업처럼 조직을 나누어 채무자에게 협박을 하니 피해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습니다.

 

Q. 불법사채로 인해 피해자들이 얼마나 많은 제보가 오나요?

A. 회사 홈페이지 상담게시판에 하루에 작게는 3건, 많게는 10건, 1년동안 1,200명의 제보를 받아 10,000건 이상 사채업자들과 통화를 한 것 같습니다.

 

Q. 불법사채, 금융범죄가 근절이 되려면 근본적인 대책은 무엇인가요?

A. 포털이나 sns 그리고 전단지로 불법광고가 쉽게 올라오지 말아야 하고 모든 금융범죄에 인출도구로 사용되어가는 대포통장이 사라져야 합니다. 또한 국민들이 사기범의 감언이설과 협박에 속아 이런 통장과 전자매체를 양도 대여하고 있어 그 통장으로 2차 피해가 일어나는 겁니다. 국민들이 통장과 핸드폰을 양도 및 대여하는 행위가 범죄라는 것을 인식만 해도 금융범죄는 많이 근절이 될 것 입니다.

 

Q. 소장님의 소신이 금융사기범죄를 예방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주세요.

A. 출소 후에 아무것도 손에 쥐지 못했던 상황에서 지금의 이 자리까지 올라왔습니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많은 분들의 도움 덕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금융사기범죄가 뿌리뽑히는 그 날까지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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