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포스트] 김진호 기자 = ‘미국에서 회계사 때려치고 페인트공 되다.’, ‘페인트공이 된 아이돌’ 등 최근 페인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관심을 받기 훨씬 이전부터 생계를 위해 페인트공이 된 아줌마가 있다.
참존 페인트 이미자 대표는 제주에서 페인트 도장, 방수 공사만 27년째다.
36년 전 제주도로 시집을 온 이 대표는 “육지 사람이라는 이유로 고된 시집살이를 겪었고 시각 장애를 얻은 남편과 아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산후조리도 제대로 못했다. 기술도 없어서 여자는 힘들어서 못한다는 일부터 안 해본 일이 없다. 그러다 막노동을 시작하게 됐고, 공사판에서 온갖 무시란 무시는 다 당했지만 아이들 때문에 참고 배워서 지금까지 쭉 페인트로 먹고살고 있다고 말했다.
페인트는 보통 한번 칠하면 최소 3년에서 5년에 한번 칠하게 되는데 인연을 맺은 고객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소개를 해줘서 입소문만으로 사업을 이어올 수 있었다고 말한다.
카페, 펜션 등 상업시설부터 옥상 방수, 주택 실내외, 지붕, 아파트, 고층 건물, 기숙사, 주차 라인까지 사람, 동물, 자동차 빼고 다 칠할 수 있다며 웃는 이 대표는 “작은 일부터 최선을 다하니, 큰일이 주어지더라”며 “제주 도내 초등학교, 도청, 시교육청, 세무서 기숙사등 관공서 공사도 맡겨 주더라”고 말했다.
이어 “질 낮은 재료를 쓰고 견적을 싸게 부르는 업체들이 많은데, 참존 페인트 제주점은 좋은 재료만 쓴다. 싼 재료로 칠하면 빨리 벗겨져서 유지력이 약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돈이 2배로 드는 불상사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당장은 저렴해 보여도 결코 저렴한 게 아니다. 좋은 재료로, 양심적으로 시공하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며 “여자보다 남자의 비율이 훨씬 높은 공사판에서 아줌마라고 험한 일도 많이 당했지만,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여자들도 누구나 하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