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애지문학상, 제11회 애지문학작품상, 신인문학상 시상식 성료
제22회 애지문학상, 제11회 애지문학작품상, 신인문학상 시상식 성료
  • 신영규 기자
  • 승인 2024.12.09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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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문 엄재국, 비평부문 배옥주, 작품상 이정옥, 신인문학상 김용칠 외 8명
애지 창간 25주년 지령 100호 기념에 맞춰 시상
반경환 '애지' 주간이 시상식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반경환 '애지' 주간이 시상식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잡포스트] 신영규 기자 =계간 시 전문지 『애지』와 ‘애지문학회(회장 최병근)’가 주관하는 2024년 제22회 애지문학상 및 제11회 애지문학작품상, 애지 신인문학상 시상식이 6일 오후 3시 충남대학교 중앙도서관 대강당에서 개최됐다.

이날 시상식에서 엄재국 시인의 시 「백비탕」이 제22회 애지문학상, 배옥주 평론가의 평론작 「눈냄새의 기록」이 애지문학상 문학비평부문, 이정옥 시인의 시 「간월도」가 제11회 애지문학 작품상, 애지신인문학상'에 김용칠 시인의 외눈박이 씨앗 외 4편 외 8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애지문학상과 애지문학 비평부문을 수상한 엄재국·배옥주 수상자에게는 각각 500만 원의 상금이, 애지문학작품상을 수상한 이정옥 시인은 300만 원의 상금을 받았다.

임현준 시인의 사회로 진행된 시상식은 창간인 인사 및 내빈 소개, 나태주 시인을 비롯한 송찬호, 김명원, 정해영 시인의 축사, 시낭송, 심사평, 시상식, 수상 소감, 기념촬영 순으로 진행됐다.

제22회 애지문학상 수상자 엄재국 시인(좌)

이날 반경환 ‘애지’ 주간은 창간인을 대신한 인사말에서 “모든 수상자들에게 축하와 박수를 보낸다”며 “‘애지’는 ‘지혜사랑’이며 이 ‘지혜사랑’의 참뜻이 문학으로도 전이돼, 시전문 잡지 ‘애지’를 한국 문단의 튼실한 반석 위에 올려놓겠다”고 말했다.

시상식 전 반경환·이형권 심사위원은 “엄재국 시인의 수상작 「백비탕」은 시의 소재나 시상 전개에서 일반적인 시 문법과는 다소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라며 “‘살구꽃’이 피어나는 봄날을 시간적 배경으로 하는 그의 시는 기본적으로 역설적 인식을 바탕으로 삼고 있다. 춘래불사춘이라고나 할까, 아름다운 꽃의 계절인 봄날에 오히려 아름답지 못한 세상을 문제 삼고 있다. ‘부글부글 살구꽃’이라는 표현은 그러한 문제의식과 관계 깊다, ‘살구꽃’의 개화를 ‘부글부글’끓어오르는 이미지로 표현하여, 봄을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이 안정과 평화를 상실했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보는 이유는 건더기가 없으면 넘치지 않을 맑은 물의 봄”에 암시되어 있다. 세상은 건더기로 상징되는 인간 사악한 욕망이 들끓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엘리어트의 유명한 시구 “사월은 잔인한 달(황무지)을 생각하게 하지만, 인간 성찰과 문명 비판을 ‘백비탕’이라는 특이한 음식 이미지로 형상화 했다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제22회 애지문학상 평론부문 수상자 배옥주 시인(좌)

심사위원들은 이어서 배옥주 교수의 평론작 “‘눈냄새의 기록’은 이상과 공상에서 한걸음 물러선 리얼리스트로서의 이병률, 소통보다는 불통이 주조를 이루는 난해시를 떠나서 서정시의 진수를 선보이고 있는 이병률 시인론인 ‘눈냄새의 기록’은 현장 비평의 아주 모범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라고 했다.

작품상을 수상한 이정옥 시인의 시 “‘간월도’는 서정시의 구성원리에 충실함으로써 정형적인 미학을 잘 살린 작품으로, 특히 각 연의 맺음이 자연스럽게 다음 연으로 연결되어 시적 완성도를 높이는 모습을 보았으며, 물수제비를 뜬다고 하였던 누군가를 반추하며 시인은 목울대에서 머뭇거리던 말말 한 삽 그 섬에 심어놓는다”라고 했다.

이어서 “동그랗고 얇은 돌이 간월도이며 바다에 뜬 간월도는 동그란 돌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의 섬이 3,358개로 많은 섬을 보유하고 있으니 물수제비는 생각만 해도 배가 부른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바다 위에 파문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를 따라 물수제비 한 그릇 탁발하여 후루룩 마신다는 그의 진술은 언어의 경제성을 추구하는 최고의 장르가 시라는 것을 아주 간결하게 보여주는 수작”이라고 호평했다.

제22회 애지문학상 작품상 수상자 이정옥 시인(좌)

엄재국 시인은 수상 소감에서 “자신의 휴대폰에 애지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문자를 받고 흥분했다”며 “상금 500만 원을 미리 보내줘 덕분에 요긴하게 쓸 수 있어 행복했고, 반경환 애지 주간을 비롯해 심사위원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배옥주 평론가는 “시를 쓰다가 늦은 나이에 평론에 들어섰고, 시 쓰는 시간 못지않게 평론에도 노력했으며, 이 같은 결과가 수상으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문학을 하는 데 가장 큰 힘이 되어준 남편에게 영광을 돌리며 부족하지만 독자들에게 선물 같은 글을 쓰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애지' 신인문학상 수상자 김용칠(가운데)

이정옥 시인은 “시상이 떠오르지 않거나 바다가 보고 싶을 때 자주 찾아가는 곳이 간월도”라고 말하며 “물수제비를 잘 뜨던 사람이 있었고, 간월도에 관한 시를 꼭 한번 써보고 싶었다. 그래서 그 사람을 떠올리며 간월도가 나왔다. 오늘의 이 설렘 오래 잊지 못할 것 같다. 좋은 시를 써서 독자에게 보답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피력했다.

한편 이날 애지 창간 25주년, 지령 100호 기념에 맞춰 치러진 시상식에는 반경환 애지 주간을 비롯해 이형권, 나태주, 송찬호, 김명원, 정해영, 성창호, 어향숙, 최병근, 박미혜 시인을 비롯해 신인상 수상자 김용칠 외 8명, 수상자 가족 친지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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