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회장, 경영권 유지에 위기…천문학적 부담 현실로
신창재 회장, 경영권 유지에 위기…천문학적 부담 현실로
  • 이용섭 기자
  • 승인 2025.02.04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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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출처=교보생명)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출처=교보생명)

[잡포스트] 이용섭 기자 =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경영권을 지키는 데 상당한 난관에 봉착했다. 사모펀드 어피니티와 오랜 법적 분쟁을 이어오면서 그의 재정적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피니티는 2012년 교보생명에 투자할 당시 기업가치를 주당 24만5000원으로 예상했으나, 이후 금융시장 환경이 급변하면서 예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가 커졌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초기 약속대로 투자손실을 보전해야 할 책임을 지게 되었으며, 공정시장가격(FMV) 평가가 지연되면서 추가적인 비용 부담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풋옵션(지분 매각 청구권) 행사 지연으로 인해 발생하는 연 6% 수준의 배상금과 하루 20만 달러에 달하는 간접 강제금까지 더하면 신 회장이 부담해야 할 금액은 수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공정시장가격이 1만 원만 상승해도 그의 부담이 492억 원씩 증가하는 만큼, 선택의 폭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현재 생명보험 업계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25배 수준에 불과해, 신 회장이 제시할 수 있는 현실적인 최대 가격은 주당 20만 원 선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를 받아들일 투자자를 찾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교보생명의 가치를 더욱 낮게 평가할 경우 그의 재정적 압박은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최악의 경우, 새로운 투자자 유치에 실패하면 신 회장은 1조2000억 원 이상을 조달해 어피니티의 지분 24%를 직접 인수해야 한다. 이 경우 신 회장의 지분율은 60%로 높아지지만, 자금 조달 과정에서 높은 금융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신 회장과 어피니티가 오랜 시간 대립하면서 해법을 찾지 못한 만큼, 현실적인 타협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생보업계 상황을 감안할 때 기업공개(IPO)를 통한 해결책은 쉽지 않으며, 새로운 투자자 유치 역시 불확실성이 크다.

결국 양측이 최적의 타협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교보생명의 지배구조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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