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포스트] 이숙희 기자 = 매독 환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감염 후 실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돼 주의가 요구된다.

매독은 트레포네마 팔리덤(Treponema pallidum)이라는 병원균 감염으로 발생하며, 주로 성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 15세기 유럽에서 확산된 것으로 추정되며, 20세기 중반 페니실린 치료제가 개발된 이후 급감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매독 환자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15일, 질병관리청 감염병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매독 환자는 2786명으로, 10년 전(1015명)보다 2.7배 늘었다. 미국에서는 2022년 매독 감염자가 20만7255명으로 1950년 이후 최다를 기록했으며, 일본에서도 같은 해 1만3228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매독은 1기, 2기, 3기로 진행된다. 1기에는 통증 없는 궤양이 나타나며, 치료하지 않으면 2기로 진행돼 피부 발진, 발열, 인후통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이후 수년간 잠복할 수 있으며, 3기에는 신경계와 심장 등 주요 장기를 침범해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매독균이 눈을 침범해 실명 위험이 높아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제학술지 ‘성감염병(Sexually Transmitted Infection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2010년 10만 명당 0.18명이던 매독성 포도막염 환자가 2019년에는 1.58명으로 8.7배 증가했다. 매독성 포도막염은 눈을 감싼 포도막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치료가 늦어지면 백내장, 녹내장 등을 유발해 실명에 이를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30대 남성과 20대 여성에서 감염 비율이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이 있는 경우 매독성 포도막염 발생 위험이 1.5배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독 예방을 위해 콘돔 사용 등 안전한 성관계를 실천하고, 감염 위험이 높은 사람은 최소 1년에 한 번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